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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15조원 돌파…"돈 못 받는 현장" 속출
[이코노믹데일리]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시공사들이 공사를 마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미수금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상위 20대 건설사의 공사 미수금은 15조원을 넘어섰으며, 이와 별도로 아직 청구조차 하지 못한 미청구 공사비도 17조원에 달했다. 자금 회수가 막히면서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연쇄적인 기업회생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 건설사의 2023년 공사 미수금은 총 15조1700억원으로, 전년(12조9000억원) 대비 18% 늘었다. 2년 전보다 3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미수금 비중도 10.8%에서 11.4%로 높아졌다. 공사 미수금은 시공사가 공사를 완료하고도 조합이나 시행사로부터 받지 못한 금액을 뜻하며, 통상 분양 수익이나 금융 조달이 막힌 경우 발생한다. 특히 지방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되면서 수분양자와 시행사의 자금 부족이 시공사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분양률 70% 미만의 사업장에 걸린 건설사 매출채권은 2조70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수도권 외 지역이 73.6%를 차지했다. 생활형숙박시설의 수익성 악화도 건설사의 미수금 누적 요인이다. 정부의 실거주 규제로 임대수익 기대가 꺾이자 수분양자들이 사기분양·부실시공을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시행사가 수분양자의 약 80%에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현재 소송에 휘말려 있다. 상업용 부동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6월 준공한 고양 향동지구 지식산업센터에서 250억원을 수금하지 못했고, 올해 초 기업회생을 신청한 삼부토건도 경산 물류창고 현장에서 120억원의 미수금을 떠안고 있다. 이와 별개로 건설사가 선(先)투입한 자잿값·인건비 등에 대한 미청구 공사비도 누적 중이다. 지난해 20대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비는 17조원으로, 전년(14조6000억원)보다 16% 늘었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대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우발부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통상 매출 대비 미청구 공사비 비율이 25%를 넘기면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다. KCC건설은 이 비율이 2023년 15%에서 지난해 26%로 급증했고, 대방건설(10%→18%), 태영건설(15%→19%)도 상승했다. 공사대금 회수가 막히면서 건설사의 유동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신동아건설, 벽산엔지니어링, 삼부토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흥건설 등 올해 들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는 이미 10곳을 넘어섰다. 건설업계는 미수금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오는 7월 도입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지방 주택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고, 기업 투자 감소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침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672건, 거래금액은 2569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공급은 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서 건축 중인 지식산업센터는 84건, 미착공 물량은 223건에 달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아파트와 상업용 부동산 수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며 "매출이 줄어들면 부채 비율이 빠르게 치솟기 때문에 재무 관리에 전사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5-04-30 08: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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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나쁘고, 미수금도 쌓여가고... 건설사, 순차입금만 '10조'
[이코노믹데일리] 신용등급이 A급 이상 주요 건설사 13곳의 순차입금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순차입금이 60% 넘게 늘었다. 순차입금은 전체 차입금에서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뺀 수치로 재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공사를 진행했지만, 건설사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액이나 받지 못한 미수금 등이 쌓여 현금 유동성이 악화하자 내부 유보 현금을 가져다 쓰거나 금융사 등에 차입해 기업 운영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SK그룹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을 하기 위해 차입을 통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건설사가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도 차입금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2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용등급 A급 이상 13곳의 건설사 순차입금은 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까지 순차입금이 거의 없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6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개월 동안 3조8000억원(62.2%)이 늘었다. 건설사별로 보면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이 5조133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 증가는 환경·에너지 관련 자회사 M&A와 관련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해상풍력 전문기업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SK오션플랜트로, 2022년에는 전기·전자 폐기물 전문기업인 테스(TES)를 인수해 SK테스로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을 가져다 썼다. GS건설(2조9189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5816억원), 롯데건설(1조5170억원) 등도 순차입금이 많은 곳이다. GS건설은 지난해까지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 해외 개발사업 신규 투자를 진행했는데 이런 영향으로 차입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건설사는 신사업 확장으로 차입금이 늘었지만 대다수 건설사들의 차입금 증가는 건축비 인상과 이에 따른 공사 지연 등과 연관이 있다. 인건비, 자잿값 등 건축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업장이 늘었고 분양 일정이 늦춰지거나 미분양이 늘었기 때문이다. 분양 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며 현금 유동성이 악화하자 외부의 자금을 수혈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김상수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건설사들이 미청구공사 등으로 인해 받아야 할 돈인 매출채권 규모가 늘었고 받아야 하는 돈을 못 받은 상황에서 운영자금 등 현금 유동성 부담이 커지면서 외부에서 돈을 차입하거나 내부 유보 현금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수주 등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실제 회사로 들어와야 하는 돈의 지급이 미뤄지면서 현금 유동성 사정이 악화했다는 의미다. 미수금 등 매출채권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이런 상황이 확인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에 대한 매출채권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신세계건설로 49.2%를 차지했다. 매출액의 절반가량이 못 받은 돈이라는 의미다. 이어 HDC현산(44.7%), KCC건설(43.7%), 롯데건설(40.9%) 등도 매출액에 대한 매출채권 비중이 40%를 넘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부터 분양이 지연된 사업장들이 늘면서 건설사들의 미수금과 매출채권이 늘었고 이게 차입금 증가에 영향을 줬다”면서 “올해 이후부터는 차츰 이런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2025-01-2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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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 대금 손실 처리하고 해외에서 돈 떼이기도... 10대 건설사 미수금 17조원 쌓여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10대 건설사가 국내외에서 공사를 하고도 받아내지 못한 돈이 지난 3분기 기준으로 17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5곳은 미수금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시공 능력 평가 10위권 건설사 중 공사미수금, 분양미수금, 매출채권 등으로 미수금 항목을 명확하게 공개한 9개 건설사의 미수금은 17조63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보다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건설은 공사미수금만 4조909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7.7% 늘어났다. 여기에다가 분양미수금도 196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4.5%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공사와 분양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액이 2조534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6.6% 커졌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22.0% 증가한 2조2307억원, 포스코이앤씨는 11.6% 늘어난 1조3515억원, 롯데건설은 8.5% 증가한 1조5625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공사미수금을 59.5% 줄여 4013억원을 남겨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보다 30.2% 감소한 1조7946억원, GS건설은 29.3% 줄어든 1조9901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9.2% 감소한 6428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들은 미수금이 대부분 받기로 약정된 금액인 데다 공사 수주 실적이 많을수록 늘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당장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건설업 특성상 아파트 분양과 같이 공사가 완성되고도 일정 시일이 지나야 대금이 완납되는 예도 있는 만큼 수주 실적이 늘면 미수금도 일정 부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현대건설이 맡은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도 현재 2141억원의 미수금이 남아있지만 '완판'이 된 터라 앞으로 잔금이 입금되면 미수금도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공사와 달리 해외에서는 공사를 마치고도 장기간 대금을 받지 못해 현지에 남아 '수금 싸움'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지 경제 상황이나 정세 변동에 따라 공사 대금을 받을 기약이 거의 없는 일도 있다. 대우건설이 2012년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정유공장 사업은 현재 공사를 100% 마쳤지만, 현재 미수금 124억원이 남았다. 또 2013년 리비아에서 수주한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의 경우 리비아 내전 등으로 현재까지도 진행률이 35.2%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른 미수금은 164억원이다. 대우건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2000년대 초반 뉴욕 맨해튼에서 건설 사업을 추진하다 200억원이 넘는 돈을 결국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민단체 '크루'(CREW)와 대우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대우로부터 2000만 달러(약 262억원)을 빚졌다가 이를 갚을 수 없게 되자 플로리다와 피닉스 등 9개 사업장에 대한 채권으로 대신 지급했다. 하지만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수익이 나지 않았고 대우 측은 결국 2017년께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이 빚을 손실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에코플랜트는 2011년 파나마에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계약하고 공사까지 마쳤지만 39억원은 끝내 받지 못하고 대손 충당금으로 손실 처리했다. 현대건설이 2019년 시작한 폴란드 석유화학 플랜트는 지난해 8월 31일이 공사기한으로, 현재 공사가 99% 완성됐지만, 미수금 50억원이 남아있다. 이와 별도로 이 사업과 관련해 공사비 청구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 미청구 금액은 1690억원에 이른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근로자들에게 월급도 주고 자기 돈을 내어서 새로운 공사도 해야 하는데 미수금이 불어나서 돈이 막히거나 경제 위기가 와서 공사 대금을 못 주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올해 공사 매출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현재 어렵다는 시그널이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2024-11-26 1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