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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경쟁 격화…글로벌은 가속, 국내는 '아직'
[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신약개발 방식과 산업 생태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15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AI 기반 신약개발 산업화 전략’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은 2024년 18억6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29.9% 성장해 2029년 68억9000만 달러로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협회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 전 주기에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주요국은 AI 신약개발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며 투자와 규제 개선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국내는 기술력과 산업화 성과 측면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AI는 후보물질 발굴, 약물 설계, 전임상·임상 시험, 시판 후 안전관리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에 적용되며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 맞춤형 의약품,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와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AI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AI 신약개발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와 함께 규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연방 기관 주도의 규제 샌드박스와 AI 우수센터(AI Centers of Excellence)를 통해 AI 기반 기술의 상용화와 현장 실증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국가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를 통해 약 700조원을 투자해 2025~2029년 데이터센터, 반도체 생산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를 미국 전역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반도체와 데이터 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연구개발과 시장 진입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영국은 ‘오픈바인드(OpenBind)’ 컨소시엄을 통해 단백질-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세계 최대 규모 데이터 수집을 추진하고 있다. AI 신약 모델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Sovereign AI Unit을 통해 최대 800만 파운드를 투자하며 기존 50년간 축적된 데이터보다 20배 많은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역시 ‘디지털·지능형 기술 역량 강화 행동’을 통해 제약 산업 전반에 디지털·AI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지능형 의약품 R&D와 데이터 활용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단지 디지털화와 표준·지침 정비, 전문 인력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지방 정부 차원의 정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시는 '베이징시 혁신 의약 고품질 발전 지원 조치(2025년)'를 통해 임상시험 개시 기간을 20주 이내로 단축하고 다기관 윤리심사 상호 인정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AI 기반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 종양·심혈관 질환 중심의 자동화 지능형 바이오뱅크 구축, 임상시험 예비 참여자 데이터베이스 조성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이처럼 해외 국가는 단순한 기술 개발 성과 중심 논의를 넘어 규제·데이터·인프라·투자·인재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국내 AI 신약개발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와 정책적 지원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국내는 AI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글로벌 선도국과 비교하면 기술력과 산업화 성과 측면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 차원의 정책 발표는 이어지고 있으나 논문 영향력과 특허의 글로벌 경쟁력, AI 플랫폼 기반 파이프라인 성과 등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바이오협회는 △AI 신약개발 데이터 활용과 신뢰성 평가를 위한 표준화된 기준과 가이드라인 마련 △R&D부터 사업화까지 연계되는 중장기 정책 설계 △현장 중심의 바이오·AI 융합 인재 양성 체계 전환 △국내 특화형 AI 바이오 전략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 △AI 신약개발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거버넌스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선 AI 신약개발 데이터 활용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제약 R&D에 활용되는 가명정보는 엄격한 보안 환경을 전제로 결합·분석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대규모 임상·유전체 데이터 활용을 위해 정부 지정 데이터 안심구역(Safe Zone) 내 규제 샌드박스 확대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비고의적 사고 발생 시 기관과 기업의 책임을 완화하는 데이터 활용 면책특례제도 도입도 검토 과제로 제시됐다. AI 모델의 신뢰성 검증을 위한 평가체계 구축도 중요 과제로 꼽혔다. AI 신약개발에 활용되는 머신러닝 모델의 개발·검증·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GMLP(Good Machine Learning Practice)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제출 과정에서 AI 산출물의 신뢰성과 인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후기 개발 단계 진입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보고서는 R&D에서 사업화까지 연계되는 중장기 정책 트랙 신설을 강조했다. AI 신약개발은 임상 진입과 규제 수용성 확보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공 임상 데이터 공유, 규제 컨설팅, 제약사 협력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한국형 AI 신약개발 올인원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ARPA-H, Cancer Moonshot과 같은 국가 차원의 명확한 미션 설정도 참고 사례로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AI 신약개발 거버넌스의 일원화를 주문했다. 현재 R&D, 규제, 임상, 사업화 단계가 부처별로 분절 관리되면서 정책 정합성과 책임 체계가 불명확한 만큼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AI는 더 이상 신약개발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정부가 국내 AI 신약개발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면밀히 진단하고 기술·데이터·규제를 아우르는 산업화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12-15 17: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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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백신·혈액제제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 도약
[이코노믹데일리] GC녹십자,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은 한국 제약산업을 대표하는 핵심 기업들입니다. 이들 5개사의 사업 구조와 연구개발, 글로벌 전략, 성장 동력을 간략히 톺아보고 국내 제약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입체적으로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GC녹십자는 1967년 10월 5일 설립된 '수도미생물약품판매'로 출발해 '극동제약'을 거쳐 1971년 '녹십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8년 지주사 녹십자홀딩스가 GC로 변경하면서 산하 계열사들도 GC를 붙여 GC녹십자(제약), GC셀(세포치료), GC녹십자MS(진단), GC녹십자웰빙(헬스케어) 등으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국내외 45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GC녹십자의 R&D 전략은 크게 △혈액제제(Plasma derivatives) △백신(Vaccines) △희귀질환 치료제(Rare diseases) △면역·염증질환(Immunology & Inflammation) 등 네 축으로 요약된다. 특히 백신과 혈액제제는 설립 초기부터 사업의 중심에 두면서 연구축을 강화해왔다. 혈액제제 분야에서는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혈장 유래 제제를 기반으로 면역학·혈액학 전문성을 축적했고 미국에서 혈장센터를 운영하며 안정적 원료 확보를 위한 글로벌 인프라도 구축했다. 이는 혈액제제 생산능력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또한 백신 분야에서도 일본뇌염,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DTaP) 백신 등을 국내에 조기 도입하며 품질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자체 기술력도 키웠다. 1983년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B형 간염 백신(Hepavax-B) 개발에 성공했고 1988년에는 유행성출혈열 백신(Hantavax)을 출시하며 고난도 감염병 대응 역량도 입증했다. 이후 수두 백신 등 필수예방백신 라인업을 확장해 최근에는 재조합 단백질 기반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83년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B형 간염 백신(Hepavax B)을 개발하며 백신 국산화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시작으로 1988년에는 유행성출혈열(hemorrhagic fever) 백신인 Hantavax를 개발했는데 이는 GC녹십자의 백신 기술력이 매우 초기부터 고부가 감염병까지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수두(varicella) 백신, 디프테리아/파상풍 백신 등 다양한 필수 예방백신 라인업을 갖춰 점차 재조합 기술 기반 백신으로도 나아갔다. 이 같은 기술 축적은 국산화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 4월 GC녹십자는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를 국산 신약 39호로 허가받으며 고위험 병원체 대응 백신 개발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전자공시 기준 GC녹십자의 매출을 살펴보면 2023년 매출 1조6266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매출 1조6799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6095억원을 달성했다. GC녹십자의 실적 회복은 고마진 혈액제제와 희귀질환 치료제가 견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핵심 축으로 자리한다. 특히 알리글로는 2023년 국내 혈액제제 최초로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출시 1년 만에 미국에서 누적 매출이 약 1000억원에 육박했다는 보도도 나오며 글로벌 혈액제제 시장에서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회사 측은 생산량 증설 및 북미·유럽 공급 확대 전략을 병행해 매출 기여도를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GC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 중심의 기존 사업 외에도 희귀질환 치료제, 항체의약품, 차세대 면역·염증질환 치료제 등 신성장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기업 GC셀과의 시너지를 통한 중장기 성장 전략도 강화하는 추세다.
2025-11-21 17: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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