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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새 정부 게임 정책 기대와 과제 공존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당선과 함께 임기를 시작하면서 게임업계에서는 산업 진흥과 규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게임 산업에 관심을 표명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게임정책특별위원회(게임특위)를 통해 업계와 이용자의 목소리를 담은 정책을 제안해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주요 게임 공약은 '균형 있는 게임문화 조성, 글로벌 진출 지원, 인디게임 활성화'를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논란이 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보완 입법을 통해 앱 마켓 사업자가 외부 결제에 차별적 조건을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타당한 수준의 수수료 책정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에 대한 사후 관리 전담 조직 신설, 게임 심의 민간 자율화 2단계 도입(1단계 자율심의, 2단계 신고제 전환),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 통합 검토 및 게임 등급 분류 체계 개편도 약속했다. 산업 진흥책으로는 콘텐츠 제작 비용 세액공제 범위 확대, 게임물 내용 수정 신고제 개선, 온라인게임 본인인증 절차 간소화, 게임시간 선택제(셧다운제) 폐지, 해외 게임사와의 규제 비대칭 해소, 국내 대리인 제도 현실적 운영 지원 등이 제시됐다. 민주당 게임특위는 여기에 더해 정부 차원의 게임 분야 거버넌스 개편 방안으로 '게임분야 전담기관' 설립을 내세웠다. 기존 콘진원 게임신기술본부와 게임위 기능 조정 및 통폐합, 게임·e스포츠 산업 진흥원 추진 등이 거론된다. 글로벌 진출 맞춤형 지원, 모태펀드 내 게임 및 e스포츠 특화 계정 운영, 영상 콘텐츠 제작 비용 세액공제 대상에 게임 추가 등도 특위 제안에 포함됐다. e스포츠 산업 육성 의지도 강하다. 이 대통령은 e스포츠 기업 투자 금액 일부 세액공제, 청년 인재 채용 및 자체 수익모델 개발 지원, 지역별 거점 경기장 활성화, 아마추어 저변 확대, 은퇴 선수 지원책 마련 등을 공약했다.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객관적 근거가 확보되기 이전에는 질병코드 도입을 유보하자"는 게임특위 제안에 이 대통령도 동의하는 입장을 밝혀,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당 사안은 올해 말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체계(KCD) 10차 개정 초안 발표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는 전반적으로 이러한 공약 방향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정책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권 출범 초기 정책 방향이 유동적인 만큼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나와야 신뢰하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공약을 통해 업계 규제 완화 기조를 보였다"며 "특히 게임 질병코드 유보, 앱마켓 수수료 문제 해결 등 게임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 문제 해결에 힘 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P2E(Play to Earn) 게임에 대해서는 사행성 논란으로 인해 당분간 규제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 공약이 주목받으려면 박빙의 승부가 됐어야 하는데 이번 대선은 결과가 이미 예측 가능했기 때문에 게임 정책은 표를 끌기 위한 전략적 무게감이 덜했고 실제 공약도 민주당 게임특위의 기존 제안을 기계적으로 반영한 수준에 그쳤다"며 "P2E 반대 외에는 정책적 알맹이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전심의 폐지와 전담 진흥조직 분리 추진에 대해서도 "심의 문제는 제도 자체보다는 위원장의 리더십 문제"라며 "사전심의를 폐지했을 때 문제가 생겨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더 우려된다"고 밝혔다. 위 학회장은 e스포츠진흥원 별도 설립 논의 역시 "사실상 자리 나누기식 행정"이라고 꼬집으며 중소 개발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기술 플랫폼 및 인프라 제공, R&D 세액공제 확대 등 실질적 생태계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재명 정부의 게임 정책이 업계의 기대에 부응하며 실질적인 산업 발전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구체적인 정책 추진 과정과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 마련 여부에 달려있다. 업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025-06-04 15: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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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처리방침 유명무실"... 빅테크·쇼핑몰·병원 72% '방침 위반' 드러나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빅테크 기업과 온라인 쇼핑몰, 병원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기업 72%가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명시된 내용과 다르게 개인정보를 수집·관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제'(이하 평가제) 결과를 발표하며 개인정보 관리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이번 평가제는 개인정보위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 개인정보 처리 중요성이 날로 커짐에 따라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다. 평가 대상은 빅테크, 온라인 쇼핑, 온라인 플랫폼(주문·배달, 숙박·여행), 병의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엔터테인먼트(게임, 웹툰), AI 채용 등 7개 분야 총 49개 기업이다.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쿠팡, 알리, 테무, 우아한형제들,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빅5 병원), 넥슨코리아, 넷마블, 마이다스인 등이 포함됐다. 평가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규정한 처리방침 포함 사항의 적정성, 정보 주체가 이해하기 쉬운 가독성, 정보 접근 용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가독성(69.1점), 접근성(60.8점), 적정성(53.4점) 순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적정성' 항목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며 기업들이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심각한 현실을 드러냈다. 조사 결과, 평가 대상 기업의 72%는 개인정보처리방침에 기재된 내용과 실제 개인정보 수집 범위, 처리 목적, 항목, 보유 기간이 상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약속한 개인정보 처리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일부 기업은 법령에 따라 보관하는 개인정보 항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자신의 어떤 정보가 언제까지 보관되는지 알 수 없도록 했다. 또한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대상인 외국계 기업 10곳 중 절반은 국내 대리인이 개인정보 관련 민원 및 열람 서비스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등 제도적 허점을 드러냈다. 소비자들이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확인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웹사이트 기준으로 처리방침 메뉴를 찾기 위해 평균 12번의 스크롤 다운이 필요했으며 일부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50번이 넘는 스크롤을 해야 겨우 확인이 가능했다. 이는 기업들이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소비자 눈에 잘 띄지 않게 숨겨놓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다행히 긍정적인 사례도 있었다. 서울성모병원, 롯데관광개발, 홈플러스, 지마켓 등은 개인정보 열람 부서를 통해 소비자들이 즉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해 정보 주체의 권리 보장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 사업자는 서비스 단계별로 개인정보 처리 목적과 항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적정성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해외 사업자들은 가독성, 접근성, 적정성 모든 분야에서 국내 기업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평가 결과를 기업에 통보하고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AI·스마트홈(홈 IoT) 등 국민 생활 밀접 분야를 중심으로 '2025년 처리방침 평가 계획'을 5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은 "평가 결과를 토대로 관련 제도를 보완하여 처리방침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기업들의 안일한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변화 노력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2025-03-16 14: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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