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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몰락의 기록–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공격했다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 논객 조갑제 선생은 수십 년간 한국 현대 정치사의 주요 국면을 기록하고 해석해온 인물이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법치, 반공, 시장경제 등 전통 보수주의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한국 사회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조명해왔다. 그가 2025년 8월 출간한 ‘윤석열 몰락의 기록–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공격했다’는 제목부터 충격적이다. 과거 윤석열을 ‘체제 수호의 희망’으로 간주했던 저자가, 이제는 그를 ‘체제의 위협자’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실정 비판이 아닌 철학적 배반과 이념적 파산 선언서에 가깝다. 그는 머리말을 통해 “이 책은 공화국의 적(敵)이 된 대통령을 대한민국이 헌법의 힘으로 어떻게 단죄했는지 그 과정을 다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대에서 절망으로–보수의 붕괴를 진단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진보적 이념정책에 대한 반발 속에서 등장했다. 그는 검사 시절 조국·추미애·이재명 등을 수사하며 보수 진영의 ‘정의 구현자’로 추앙받았고, 법치와 공정, 상식이란 메시지로 보수 유권자의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의 말은 서릿발 같은 기개로 사람들의 뇌리에 깊히 박혔다. 조갑제 역시 그러한 기대를 공유한 대표적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조갑제는 윤석열 대통령을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라고 규정하며, 보수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리고 좌파의 유산을 수용하거나 방치한 대통령으로 기록한다. 그는 “윤석열은 문재인의 계승자”라는 급진적 결론을 내리고, 그 논리를 조목조목 펼친다. 이는 단순한 정권 실정 비판이 아닌, 체제 수호자에서 체제 위협자로의 정체성 전복에 대한 고발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해부 책의 전개는 윤 대통령의 주요 국정 운영 전반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공개된 일부 내용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갑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즉 인사 실패와 검찰 중심 제왕적 대통령제, 대북 정책의 기만성, 경제·사회 정책의 좌향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가장 많이 제기된 비판은 인사 문제였다. 검사 출신 인사들이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대거 중용되면서 권력의 편중이 심화됐고, 이는 국정 운영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해쳤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갑제는 이러한 인사 구성이 ‘문재인의 코드 인사’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검찰 중심 권력 구조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더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민주적 통제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담대한 구상’ 등을 내세우며 강경한 대북 기조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조갑제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를 명확히 단절하지 못했으며, 실질적인 국가안보 전략 없이 외교적 수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해양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안보적 직무유기’로 규정한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말로는 시장경제를 강조했지만 실제 정책은 문재인 정권의 유산을 상당 부분 유지하거나 심지어 강화했다고 본다. 탈원전 정책의 잔존,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소극적 접근, 민노총과의 불분명한 관계 등이 그 근거다. 그는 이러한 정책이 보수정부가 갖춰야 할 기업 친화적, 자유시장 중심의 구조개혁 노선과 충돌한다고 판단한다. ◆ 대통령, 왜 헌법 수호자가 아니라 공격자가 됐나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조갑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행위를 단순한 국정 실패가 아닌, 헌법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 훼손,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경찰·언론 통제 등의 문제는 조갑제의 눈에 권력의 독점과 권위주의 회귀로 보인다. 그는 “문재인이 외부에서 체제를 흔들었다면, 윤석열은 내부에서 체제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는 실로 무거운 비판이며, 조갑제가 대통령의 행위를 체제 파괴적이라 규정하는 결정적 이유다. ◆조갑제의 철학적 기준…자비 없는 잣대 조갑제의 비판은 충동적이거나 감정적인 비난이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대한민국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하나의 기준에 따라 모든 정치 세력을 평가해왔다. 그 기준에 따르면,보수건 진보건 간에 체제 위협 세력은 적이며, 체제 수호 세력은 동지다. 따라서 그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던 기준과 같은 잣대로 윤석열 정부를 평가하고 있다. 그에게 윤석열의 실책은 단지 정책의 오류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에 대한 배신이다. 그런 점에서 조갑제는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극단적이라기보다는 정교한 이념적 원칙주의자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조갑제 특유의 강한 도식화와 일면적 시각도 존재한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나 구조적 한계를 모두 ‘좌경화’나 ‘배신’이라는 틀에만 가두다 보면, 현실 정치의 복잡성과 타협의 필요성을 간과할 위험이 있다. 특히 윤 정부가 실제로는 여러 보수적 개혁을 추진한 사례, 예컨대 노동시장 개혁 시도, 반중 외교 기조, 친미 안보라인 유지 등을 지나치게 폄훼하거나 평가절하한 부분도 보인다. 또한 조갑제의 비판은 때때로 개인화되며, ‘윤석열=위험한 대통령’이란 단정적 서술은 독자에 따라 불편함을 줄 수 있다. 현실의 정치는 이상적인 원칙과 항상 일치하지 않으며, 대통령 개인만으로 모든 정책 실패나 국가적 혼란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결론: 보수의 자기비판인가, 파괴인가? ‘윤석열 몰락의 기록’은 단순한 정권 비판서가 아니다. 이 책은 보수가 자신에게 던지는 가장 냉정한 질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대통령이 정말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인가?”, “권력은 왜 늘 체제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가?”라는 근본적 질문 앞에서, 조갑제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 그는 지지했던 인물을 향해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는 용기를 보인다. 하지만 그 비판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불편함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공허하게 남기 때문이다. 조갑제는 해체를 말하지만, 그 해체 이후의 건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침묵한다. 음모론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보수는 재기할 것이라고 했지만 ‘어떻게’가 제시돼 있지 않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아쉬운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보수적 문제 의식이 얼마나 깊고 치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진귀한 문서다.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든 비판하든, 한국 정치의 현실을 통찰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야 할 책이다. 지은이: 조갑제 / 출판: 조갑제닷컴 / 출간: 2025년 8월 25일
2025-09-15 14: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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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령 결제' 피해 200건 육박…통신업계 '신뢰 위기'로 번져
[이코노믹데일리] 경기도 광명에서 시작된 KT 가입자 대상 ‘유령 소액결제’ 피해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며 경찰에 접수된 건수만 200건에 육박하고 있다. KT가 ‘100% 전액 보상’을 약속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짜 기지국’과 허술한 본인 인증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통신 3사 전체의 신뢰를 뒤흔드는 ‘보안 대참사’로 번지는 모양새다. 1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경찰에 공식 접수된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는 총 199건, 피해액은 1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광명(118건)을 시작으로 서울 금천(62건), 경기 과천(9건), 부천(7건), 인천(3건) 등 피해 지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KT가 자체 파악한 규모(278건, 1.7억원)보다는 적지만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사태의 유력한 원인으로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 지목된다. 해커가 탈취·개조한 가짜 기지국을 통해 특정 지역 내 이용자들의 통신을 가로챈 뒤 ARS 인증 정보 등을 탈취해 소액결제를 감행했다는 것이다. KT 역시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불법 기지국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 ‘수수료 장사’에만 몰두?…도마 오른 통신사 책임론 하지만 KT의 뒤늦은 대응과 전액 보상 약속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신사들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소액결제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정작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통신사가 편의와 수익을 우선하다 보니 보안이 뒷전으로 밀렸다”며 “결제 구조 재설계와 상시 감시, 책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민사회단체들은 15일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의 해킹 사태와 이번 KT 사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 절반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T와 소액결제 피해가 드러난 KT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경영진 문책, 전면적 보안 투자, 전 가입자 유심 교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 근본적 해법은…‘인증 시스템’ 대수술 필요 ‘결제한도 축소’와 같은 KT의 긴급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RS와 문자 중심의 허술한 본인 인증 시스템 자체가 뚫린 만큼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기정통부가 주축이 된 민관합동조사단이 원인 규명에 착수했으며 △결제 금액에 따른 인증 단계 강화 △소액결제 기본값을 ‘차단’으로 설정 △불법 기지국 유통 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KT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섰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와 인증 서비스가 국민의 ‘디지털 신분증’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에서 그 신뢰의 근간이 흔들린 중대한 사건이다. 통신사들의 뼈를 깎는 자성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제2의 유령 결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09-15 12: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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