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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500원 시대, 구조적 약세와 정책 불확실성이 빚은 결과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이 1472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4월 9일 1484.1원까지 올랐다가 9월 16일 1378.9원까지 내려왔던 환율이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환율 상승'을 넘어선다. 주요국 통화 대비 환율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9월 16일 최저점 대비 11월 11일까지를 보면 달러화인덱스는 3.1% 상승했을 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원·달러는 6.1% 올랐다. 엔·달러 4.6%, 달러·유로 1.7% 하락, 위안·달러 0.1% 상승과 비교하면 원화의 낙폭이 얼마나 가파른지 명확하다. 단순히 달러가 강세인 것이 아니라 원화가 유독 약하다는 의미다. 원화의 구조적 약세 원인은 명확하다. 해외 투자 확대다.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은 2조7976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인 대외금융부채는 1조7414억 달러에 불과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562억 달러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쏟아붓는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다. 배우자를 잃은 사람들의 슬픔도 다양하지만, 환율 약세의 구조는 단순하다. 달러 환전 수요가 많으면 원화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의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커지는 와중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식지 않고 있다. AI 거품론이 확산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4분기 환율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고강도 관세·환율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한·미 후속 협상이 지연되고 정책 소송까지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의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7월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기본 협상에 합의해 불확실성이 완화될 듯했으나, 대미 투자 방식 확정이 10월 말까지 미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원화 약세는 지속됐다. 현재 진행 중인 관세 정책에 대한 대법 심리에서 일부 조항이 무효화될 경우 기부과 관세 환급 문제와 함께 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외환건전성 문제다. 외환보유액이 10월 4288억 달러까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환율과 연 2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계획이 외환 건전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다.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과 연결되는 이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도 적신호를 켜고 있다. 높은 금리의 하방 경직성, 해결이 지연된 부실 부동산 PF, 확산되는 가계부채 불안, 불안정해지는 자영업 상황이 산재해 있다. 환율 급등과 외환 불안정성의 확대는 이 위에 올려놓은 불씨가 될 수 있다. 단기간에 연고점을 반복해 갱신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면 자금 쏠림이 불가피해진다.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외환 및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건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 강화가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달러가 1500원대를 위협하는 상황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니다. 현실이 되고 있다. 구조적 원화 약세에 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가운데, 정책 당국의 선택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좌우할 분기점이 되고 있다. 환율 안정화를 위한 구체적 대책과 금융권 리스크 관리 강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뜻이다.
2025-11-25 0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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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품질도 잡았다" K-뷰티 실속템 인기
[이코노믹데일리] 물가가 오를수록 소비자들은 ‘좋은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찾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이에 따라 뷰티 시장에서도 ‘가성비’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소비자들은 지갑 사정이 빠듯해진 만큼 ‘가격 대비 만족도’를 기준으로 화장품을 고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흐름에 맞춰 업계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가 중심의 전통적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실속형’ 브랜드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최초 새치케어 샴푸로 주목받은 모다모다는 탈모케어 라인 ‘블루비오틴 스칼프’로 가성비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제품군은 다이소 전용으로 출시돼 샴푸·트리트먼트·두피 스케일러·버블마스크·앰플 등 7종 전 제품이 5000원 이하다. 시중 탈모케어 제품(3만~5만원대)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대표 제품 ‘두피가글 스케일러’는 브러시 일체형 용기와 거품 제형을 도입해 각질과 피지를 손쉽게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또 ‘스칼프 샴푸’에는 독일산 맥주효모 10만ppm과 고순도 비오틴을 함유했으며, ‘2000샷 스칼프 앰플’에는 독자 기술 ‘딥인젝션’ 공법이 적용돼 유효 성분이 두피 깊숙이 흡수된다. 전 제품이 식약처 기능성 인증을 획득해 ‘가성비 탈모케어’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실제 전국 다이소 매장에서는 10회 이상 리오더가 이어졌으며, 다이소 온라인몰 뷰티 카테고리 일일·주간 1위를 차지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는 초저가 기초 스킨케어 라인을 선보이며 실속 소비 흐름에 합류했다. 클렌징폼, 토너, 세럼 등 8종 제품을 3900~5900원으로 책정, 출시 직후 초도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됐다. 제품에는 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시카 등 성분을 피부 타입별로 세분화해 적용했으며, 저분자 히알루론산(300DA)을 포함한 11종 복합 히알루론산을 함유했다. 전 제품은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했다. 무신사는 글로벌 ODM 기업 코스맥스와 공동 개발을 통해 가격은 낮추고 품질 기준은 유지, ‘가성비 스킨케어 시장’의 선도 브랜드로 부상했다. VT코스메틱은 편의점 CU와 손잡고 대표 색조 라인 ‘컬러 리들샷’ 미니 3종(시카·비타·수분)을 7900원에 출시했다. 본품과 동일한 포뮬러를 적용하면서 용량만 줄여 접근성을 높인 전략이다. ‘리들샷’은 모공보다 14배 얇은 ‘시카 리들’을 통해 유효 성분을 피부에 미세하게 전달한다. 색상별로 △시카(피부 진정) △비타(미백) △수분(보습) 기능을 강화했으며, 에어리스 펌프 용기로 내용물 변질을 최소화했다. CU의 전국 유통망과 결합된 VT의 색조 제품은 ‘편의점 뷰티’ 시장 확산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마트 전용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통해 고효능 스킨케어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지난 4월 첫 시리즈 이후 누적 10만개 이상 판매되며 흥행에 성공, 최근에는 ‘세라마이드 펩타이드 영양 장벽’ 라인(5종)을 4950원에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세라마이드 5종과 펩타이드 5종을 함유, 손상된 피부 장벽의 85.1% 개선 효과가 검증됐다. 일부 제품에는 마사지볼 일체형 패키지를 적용해 사용 편의성도 높였다. 저속노화(Slow-aging) 트렌드를 반영한 실속형 안티에이징 제품으로, 합리적 가격대의 고기능 스킨케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11번가의 뷰티 브랜드 '싸이닉(SCINIC)'은 다이소 전용 남성 화장품 ‘파워 옴므’ 라인을 3000~5000원대에 선보였다. 올인원 플루이드 3종(하이드로 퍼밍·시카 수딩·비타 톤업), 클렌징폼, 립밤 등 총 5종으로 구성됐다. 특히 올인원 플루이드는 스킨·로션·에센스 기능을 한 번에 담았고, 클렌징폼은 세안과 쉐이빙 겸용이 가능하다. 립밤은 개인 피부톤에 따라 자연스러운 색 변화를 보여 ‘남성도 부담 없이 쓰는 화장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싸이닉은 GS25, 다이소,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초저가 뷰티 시장의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전문가들은 “가성비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브랜드력의 새로운 척도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합리적 가격과 검증된 품질을 모두 갖춘 브랜드만이 불황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성비 실속템의 약진은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평가된다. 품질 중심의 기술력에 가격 효율성을 더한 브랜드들이 향후 국내외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2025-11-10 0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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