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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텔링ESG] 녹색펀드의 그린워싱… '지속가능' 옷 입은 화석연료 투자
최근 유럽 금융시장이 크게 뒤흔들렸습니다. ‘지속가능’, ‘친환경’, ‘그린’이란 이름을 내건 ESG 펀드 수백 개가 실제로는 화석연료 기업들의 든든한 투자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 흔들림이 비롯됐습니다. 투자자들은 녹색 미래를 향해 돈을 넣었지만, 그 돈 중 상당 부분이 석유·가스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흘러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는 이제 일부 기업의 마케팅 전략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의 신뢰와 정책의 정당성을 흔드는 구조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 속에서 등장한 수십 개의 녹색펀드 역시 실제 자산 구성에서 의문이 제기되며 ‘한국판 그린워싱’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고 하네요. ◆ 유럽을 뒤흔든 폭로…‘녹색 펀드’ 속 335억 달러의 화석연료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유럽언론협동조합(SCE)의 독립 미디어인 복스유럽(Voxeurop)과 영국의 가디언은 지난 5월 18일(이하 현지시간) 공동 조사 결과 유럽연합(EU)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의 ‘아티클(Article) 8·9’, 즉 ‘친환경 투자 전략을 가진 펀드’로 분류된 ESG 펀드들이 총 335억 달러(약 49조4125억원) 규모의 화석연료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 두 언론사의 공동 조사를 통해 화석연료 글로벌기업인 셀(Shell), BP,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엑슨모빌(ExxonMobil), 세브론(Chevron) 등이 ESG 펀드의 주요 보유 종목으로 노출됐다고 합니다. 조사에서 드러난 세부 내용을 보면 2025년 기준으로 영국의 금융그룹 리걸앤제너럴(L&G) 산하 자산운용 부문인 LGIM (Legal & General Investment Management)의 '클라이매이트 패스웨이(Climate Pathway)' ESG 펀드가 셀·BP·토탈에너지스에 약 8800만 달러(약 1296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네요. 또한 같은 조사에서 네덜란드 자산운용사인 로베코(Robeco)의 ‘지속가능 글로벌 스타(Sustainable Global Stars)’ 펀드가 토탈에너지스에 약 4000만 달러 투자(약 584억원)을 투자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자산운용사이자 글로벌 금융회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역시 2025년 5월 역추적 데이터 기준 ‘월드 ESG(World ESG)’ 펀드가 상위 탄소기업 5곳에 약 4300만 달러(약 628억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친환경’ 얼굴의 배신...몸통은 화석연료 ‘ESG’ 혹은 ‘친환경’, ‘기후경로’, ‘지속가능’ 등 이름을 단 펀드들이 실제 보유 종목은 정반대로 글로벌 화석연료 회사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니, 뭔가 뒤통수 맞은 기분이지요? ESG 펀드들이 화석연료 기업의 상당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2023~2024년 운용 보고서와 2025년 1~3월 분기 공개 자료를 분석하면서 확인된 내용입니다. 이들 운용사들은 “향후 오염 기업을 배제하는 대신 적극적 주주활동을 통해 기후 전환을 촉진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화석연료 기업은 아직 실질적인 탄소 감축 전략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이번 폭로 직후, 미국에 본사를 둔 로베코는 지난 5월 말 비판 여론을 반영해 일부 펀드에서 ‘지속가능(sustainable)’ 라벨을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규제 당국인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앞서 2024년 8월 ‘그린워싱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이 규정은 다행스럽게 2025년 5월 21일부터 공식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란 이름을 붙이기 위한 요건은 앞으로 더 까다로워질 전망입니다. ◆한국서도 논란… ESG 펀드가 고탄소기업 담다 한국 ETF·펀드 시장도 ESG 열풍을 타고 수십 개의 ‘녹색’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문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상품명과 실제 투자 전략 간의 괴리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지속가능ESG단기채권’ 펀드입니다. 그린포스트의 지난 3월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 펀드는 ‘지속가능’, ‘ESG’란 이름을 내걸고 있으나 실제 투자 내역에 포스코(철강)·한국서부발전(석탄·가스 발전) 등 고탄소 기업이 포함된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특히 전체 순자산 약 89억원 중 약 24%가 탄소 배출량이 높은 기업에 투자된 것으로 분석됐습다. 운용사는 “탄소 집약 산업이라도 전환 가능성을 평가해 ESG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한다”고 해명했지만, ESG 투자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신한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2021년 4월부터 운용된 이 단기채권펀드를 ‘소규모 펀드’로 공시해 지난 6월 26일 임의해지 방식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더 광범위한 분석도 있습니다. 일부 ESG 펀드는 평균 10~20개 수준의 화석연료 관련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 리서치 기업으로 펀드, ETF, 주식 등 금융상품에 대한 분석과 평점을 제공하는 모닝스타(Morningstar, Inc.)가 2023년 1분기 분석에서 국내 ESG 펀드 상당수가 ‘화석연료 노출 0%’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몇 차례 ESG 펀드 마케팅·공시 실태 점검을 실시하며 그린워싱 가능성을 경고한뒤 2023년 10월 5일 ‘ESG 펀드에 대한 공시기준’을 마련, 펀드 명칭에 ‘ESG’가 포함돼 있거나 투자설명서상 ESG 관련 목적·전략이 기재된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증권신고서 사전공시, 자산운용보고서 사후공시 등을 통해 운용 전략·연관성 등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이 제도는 일정기간의 유예이간을 가진 뒤 2024년 2월부터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기기준은 공시 중심이라 펀드가 실제로 ESG 목표와 일치하는 투자 전략을 수행하는지 운용 과정에서 ESG 기준을 철저히 지키는지까지 강제할 수 없다는 등의 맹점이 있어 지금까지도 ESG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면서, 이를 악용한 모호한 상품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답니다. ◆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녹색 옷’을 입히는 시장의 구조 녹색 펀드의 그린워싱 문제는 결코 단순한 기업의 ‘꼼수’로 설명할 수 없다. 몇 가지 구조적 원인이 얽혀 있다. 첫째, ESG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가·평가기관마다 ESG 기준이 다르고, 탄소 배출 산정과 ‘친환경 기업’에 대한 판단도 통일돼 있지 않습니다. 동일 기업이라도 평가사에 따라 ‘ESG 우수 기업’과 ‘ESG 리스크 기업’으로 갈리는 경우가 흔하답니다. 둘째, EU의 SFDR 등 규제의 회색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EU SFDR의 Article 8·9 펀드는 ‘지속 가능한 투자 요소를 이행한다’고 명시하는 정도이지, 화석연료 기업을 반드시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회색지대 속에서 많은 펀드가 ‘친환경 이름+비(比)친환경 구성’이란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셋째, 투자자 기대와 운용사 관점의 차이로 인한 부분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ESG 펀드를 ‘친환경 투자’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운용사는 ESG를 ‘리스크 관리 프레임’으로 해석한다. 이 괴리가 그린워싱 논란을 확대하는 원인이 됩니다. 넷째, ‘전환(Transition) 투자’란 새로운 흐름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탄소집약 산업이라도 ‘전환 노력’을 반영해 ESG 펀드에 포함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장밋빛 전환 계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실제로는 기후 행동을 압박하지 못한 채 결국 ‘녹색 포장’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변하는 규제…녹색 펀드의 진짜 녹색을 위해 유럽에서는 이미 규제 대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ESMA의 가이드라인은 ESG 펀드가 용어·전략·보유 자산 간의 일관성을 명확히 보여주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금융당국이 ESG 공시 강화뿐 아니라 용어 사용 규제, 그린워싱 감독 가이드라인 등을 확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펀드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ESG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녹색 금융이 진정한 기후 전환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애매한 녹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린워싱’이란 단어는 이미 기업을 넘어 금융산업 전체의 신뢰 문제로 확장됐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지속 가능’이란 이름만 믿고 투자하지 않습니다. 펀드가 보유한 기업, 투자 전략, ESG 평가 기준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운용사들 역시 ESG를 마케팅 장치가 아닌, 실제 투자 철학으로 삼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금융은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본 배분 시스템이 돼야 합니다. 그린워싱을 벗겨내고 진짜 녹색을 찾아내는 과정은 그 출발점일 뿐입니다.
2025-1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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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오너 4세 '전진배치'…허세홍·허용수 동시 승진
GS그룹이 2026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하면서 4세 경영진의 전진배치가 한층 뚜렷해졌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었다. 총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3·4세의 ‘지분·성과 경쟁’도 본격화되면서 향후 승계 구도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6일 GS그룹은 부회장 2명을 포함한 대표이사 선임 9명(승진자 3명 포함), 사장 승진 2명, 부사장 승진 4명, 전무 승진 5명, 상무 선임 18명, 전배 1명 등 총 38명에 대한 2026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특히 70년대생 중심의 4세 경영진 대거 전진배치, 계열사 대표들의 세대 교체가 두드러졌다. ◇ ‘부회장 3인 체제’ 완성…GS 세대교체 본격화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2019년 지주사 계열 최초로 4세 중 가장 먼저 CEO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승진으로 4세 중 처음으로 총수 검증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부회장은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장, 생산기획공장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현장과 글로벌 감각을 쌓았다. 2017년 GS글로벌 대표이사를 거친 후 2019년부터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그룹 최대 캐시카우인 GS칼텍스를 이끌며 2022년 역대급 실적(영업이익 3조9795억원)을 거두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오너 3세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지난해 승진한 GS 홍순기 부회장을 포함해 3인 부회장 체제가 구축됐다. 3세의 존재감 강화는 4세 경쟁 구도를 관리하고 그룹 안정성에 무게를 싣는 역할로도 해석된다. 허용수 부회장은 GS 창업주 허만정 회장의 5남인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남으로 3세 경영인 중 가장 앞선 지분(5.26%)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GS EPS와 GS에너지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그룹의 핵심 에너지 사업을 이끌어 왔다. 특히 전력·지역난방·LNG·자원개발 등 그룹의 에너지·자원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도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GS그룹은 “이번 부회장 선임은 에너지 산업 전반의 구조 개편이 임박한데다 글로벌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어려움을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에서 평범한 리더십을 넘어 보다 강력한 책임을 부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 3·4세 경영 경쟁 구도 재편…지분력 vs 경영력 반면 지분 경쟁만큼은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허 사장은 지난해 여러 차례 장내매수를 통해 3.4%까지 지분을 끌어올리며 4세 중 처음으로 ‘3%대 벽’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의지를 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별세한 부친 고(故) 허남각 명예회장의 1.96% 상속이 더해질 경우 지분율은 단숨에 5.4%대에 육박하게 된다. 이는 현재 그룹 최대 개인 지분 보유자인 3세 허용수 부회장(5.26%)을 넘어 그룹 전체를 통틀어 개인 최대 지분 보유자로 올라설 전망이다. 다만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은 이번 부회장 승진 대상에서는 빠졌다. 재계에서는 “지분율만으로는 승계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GS그룹 방식이 다시 확인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준홍 사장에게는 핵심 계열사에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 GS식 승계…성과·가문 내 신뢰가 관건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낮은 4세 CEO들은 경영 성과로 승계 명분을 쌓는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허세홍 부회장은 최근 정유 업황 악화 가운데 실적 방어와 미래 사업 투자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GS칼텍스의 최근 영업이익은 2022년 3조9795억원, 2023년 1조6838억원, 2024년 5480억원으로 하락세지만 이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가장 강력한 실적 기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 허창수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건설 경기 불황이라는 악조건 속에 놓여 있다. 지분은 4세 중 가장 낮지만 부친인 허 명예회장의 지분(4.75%)이 잠재적 실탄으로 남아 있다. 허 사장이 GS건설의 재도약을 이끌 경우 지분을 초월한 리더십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룹의 전략통으로 불렸던 허서홍 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올해 초 GS리테일의 수장으로 자리하며 본격적인 성과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룹 유통 부문의 혁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됐다. GS그룹은 전통적으로 가족회의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분 확보 경쟁이나 단기 실적만으로는 후계 구도가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구도는 지분 기반 리더십과 경영 성과 기반 리더십이 공존하고 있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가족 경영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포스트 허태수 시대 과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차기 총수는 가문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외부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경영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내다봤다. 허태수 회장은 “거대한 사업 환경 변화 앞에서 관행에 기대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사업 혁신을 지속하고 과감한 도전 과제를 실행할 책임을 부여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2025-11-26 18: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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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PC 사이트 해킹, 고객·임직원 정보 유출…모바일 게임은 '안전'
국내 대표 게임사 넷마블의 PC 게임 포털 사이트가 외부 해킹 공격을 받아 고객과 전현직 임직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넷마블은 즉각 사과문을 게시하고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보안 불감증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넷마블은 26일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지난 22일 외부 해킹으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 정황을 확인하고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해킹의 타깃이 된 곳은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PC 게임 사이트다. 유출된 정보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PC 게임 사이트 이용 고객의 이름, 생년월일, 암호화된 비밀번호가 유출됐으며 2015년 이전 가맹 PC방 사업주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도 포함됐다. 심지어 넷마블의 전현직 임직원의 이름, 회사 이메일, 전화번호까지 해커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게임은 넷마블 PC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되는 '마구마구', '캐치마인드', '모두의 마블(PC)', '사천성', '바둑', '장기' 등 총 18종이다. 다만 넷마블 측은 "모바일 게임 및 별도의 '넷마블 런처'를 통해 실행되는 게임은 이번 해킹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주력 매출원인 모바일 게임과 최신 플랫폼은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넷마블은 유출 사실을 인지한 직후인 지난 25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침해 사고를 신고했다. 회사 측은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고유식별정보나 민감 정보의 유출은 없다"며 "유출된 비밀번호 역시 암호화된 상태여서 해당 정보만으로는 계정 도용 등 즉각적인 악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넷마블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사이트 이용자들에게 비밀번호 변경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현재 넷마블은 추가 침입 가능성에 대비해 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안 점검을 확대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유출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송구한 마음으로 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고객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필요한 보호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고는 최근 IT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킹 시도가 급증하는 가운데 발생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비록 핵심적인 민감 정보는 지켰다고 하나 전현직 임직원 정보와 과거 사업주 정보까지 유출된 점은 내부 데이터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당국은 정확한 유출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며 결과에 따라 넷마블에 대한 제재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5-11-26 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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