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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초점은 김건희가 아니다…국정 신뢰 흔든 결정 구조 규명이 관건
비상계엄 사태가 일단락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당시 국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은 오히려 더 짙어지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의 수사 개입 의혹이 구체적 정황과 함께 다시 드러나면서, 그 시기 대통령실·법무부·검찰 간 권력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헤치는 작업이 특검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김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메시지와 검찰 수사팀 관련 ‘지라시’를 전달한 사실이 내란특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명품백·주가조작 등 본인 관련 수사가 시작된 직후였다. 같은 시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박 전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했고, 검찰 지휘부는 하루 사이에 크게 교체됐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가”로 향한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김 여사·윤 전 대통령·박 전 장관을 하나의 결정축으로 보고, 이 축이 사법리스크 관리를 위해 움직였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박 전 장관에게 이미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만큼, 특검의 다음 칼끝은 김 여사에게 향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건희특검은 직권남용 공범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공무원의 권한 행사에 김 여사가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과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서원씨가 직권남용 공범으로 처벌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법원은 “사적 이해가 권력의 공식적 결정 과정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도 결국 동일한 질문 앞에 서 있다. 김 여사의 메시지 전달이나 문의가 단순한 의견 개진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수사 지휘라인의 실제 판단에 개입한 것인지다. 검찰 인사 직전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의 잦은 통화 기록, 주가조작 의혹 불기소 발표 직전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는 모두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특검의 목표는 김건희 여사 개인의 비위 여부를 밝히는 데 머물지 않는다. 지난 정권의 의사결정 구조가 공적 기준에 따라 작동했는지, 국가 시스템이 사적 이해에 흔들린 적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정 신뢰 회복을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하는 문제다. 특검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활동 기한은 다음 달 28일까지로, 불과 몇 주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 김 여사의 소환 조사는 4일과 11일, 윤 전 대통령은 17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공범 구조가 부분적으로라도 확인된다면, 수사 방해·직무유기 등 김건희특검법이 규정한 사건들의 윤곽이 달라질 수 있다. 특검이 규명해야 할 것은 결국 “어디까지가 정무 판단이고, 어디서부터가 사적 개입이었는가”라는 질문이다. 국정 신뢰는 투명한 절차에서 나온다. 당시의 결정 과정이 그 기준을 충족했는지는 이제 특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몫이다.
2025-12-01 08: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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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 줄줄이 회생절차 졸업…고금리·미분양 부담에 업황 회복은 '안갯속'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법정관리로 내몰렸던 중견 건설사 가운데 일부가 회생 절차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자구책 마련에 성공한 기업이 등장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불황이 끝났다고 보기 이르단 평가가 이어졌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신동아건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 지난 1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금경색이 심화돼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회사가 내년도 회생채권을 조기 변제하고 출자전환과 감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했다고 판단했다. 또 임시주주총회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선임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틀을 다졌다. 지난 주주총회를 통해서는 회생절차 돌입과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났던 김세준 사장이 신임 대표로 복귀했다.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나선 신동아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본사를 강동구로 이전했다. 용산구에 있던 기존 사옥은 직접 개발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빙고역세권 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이 사옥은 내년 상반기 중 착공과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수주 전략은 공공 공사와 정비사업 재편하고 조직 효율화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건설뿐만 아니라 대우산업개발도 약 2년 만인 올해 6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7월에는 진주완 신임 대표가 공식 취임하면서 경영 체계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우산업개발은 현재 서울 영등포, 경북 경산 등에서 약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도 중단됐던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년주택 사업을 재개했다. 이와 함께 공공 부문 수주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꾀하는 중이다. 이처럼 일부 중견사들이 회생 국면을 빠져나오자 업계에서는 불황 속에서 회복 가능성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시선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사는 총 9곳(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대저건설, 안강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삼정기업, 벽산엔지니어링, 이화공영, 대흥건설)인데 신동아건설은 자체 자구책으로 회생에 성공해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일부 기대와 달리 건설업계 전반의 어려움은 현재진행형이다. 법정관리 건설사 대부분이 아직 회생 초기 단계에 있고 미수금 조정, 담보 협의, 회생계획안 작성 등 과제도 산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몇몇 중견사들이 회생절차를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이를 업황 반등 신호로 보긴 힘들다”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나 조직 재편 같은 숙제가 남아 있는 만큼 회생은 출발점이고 실질적인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5-12-01 08:3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