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주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서희 기자
2024-02-13 06:00:00

오리온, 떠오르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 핵심 기술 보유 레고켐 인수

오리온-레고켐바이오 M&A "제약바이오 미래유망산업 방증"

확고한 투자 의지와 장기적 인내심 뒷받침 돼야 M&A 성공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M&A 추진 또는 고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사진unsplash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사진=unsplash]

[이코노믹데일리] 연초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합병에 이어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업계의 인수합병(M&A)이 주목을 끌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지난달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의 지분 25.73%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오리온은 레고켐을 인수하기 위해 548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지분 인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 매입을 통해 이뤄 졌다.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으로 중국 지역 7개 법인의 지주사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받고, 구주는 창업자 김용주 대표이사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기준가 5만6186원에 140만주를 매입해 총 936만3283주를 확보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하고 기존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합자법인인 '산동루캉하오리요우'가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며, 900억원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합작회사인 '하이센스바이오'와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들어가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LG 생명과학 출신 김용주 대표가 2006년에 설립한 국내 ADC(항체약물접합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전문 기업이다. 전 세계 ADC 업계 전문가와 학계 권위자들로 구성된 월드 ADC 어워드에서 다년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21년에 이어 23년에 최고상을 수상하며 독보적 기술을 입증했다.

항체약물결합 방식의 차세대 항암치료제인 ADC는 높은 치료효과를 보유한 약물을 항체에 부착한 바이오 의약품으로,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 있어,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들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레고켐바이오의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기술 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기술이전료만 8조7천억원에 이른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2조2000억원의 기술이전 협약을 맺고 다시 한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커지는 시장 규모와 발전을 거듭하는 레고켐의 성장성이 이번 인수의 배경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종 업종간 M&A에 대한 전망은 다소 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관 업종이 아닌 기업들과 M&A로 시너지가 날 수도 있지만, 기업 성장 배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득과 실이 분명할 것”이라며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간 지켜봐야할 필요성이 있으며, 바이오산업은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산업분야이므로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과 레고켐바이오의 M&A는 제약바이오가 미래유망산업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계기"라며 "삼성, SK, 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산업에 진출하게 되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신약개발 및 바이오산업 활성화에 더욱 활기를 띄우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종 기업의 바이오 기업 M&A에 따른 부정적 시선에는 이유가 있다. CJ그룹은 지난 2021년 CJ제일제당을 통해 바이오 기업인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을 인수했지만 현재 적자 폭은 확대되고 있고 투입자금은 늘어나는 상황이라 반등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4년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CJ헬스케어도 4년 만에 한국콜마에 매각된 바 있다. R&D 비용 대비 성과가 더딘 사업의 특성을 인내하지 못했다는 업계 지적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연구개발(R&D)이 핵심인 업계 특성상 대기업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검증됐거나 성과를 내는 기업을 대상으로한 M&A가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러나 확고한 투자 의지와 장기적인 인내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M&A의 성공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편 다른 국내외 기업들도 M&A를 추진하거나 고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첫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켐비' 공동 개발사인 미국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유한양행도 지난달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M&A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규 플랫폼 확보를 위해 인수, 합병 등 외부적 요인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Inorganic Growth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 노보홀딩스는 지난 5일 165억 달러의 현금 거래를 통해 세계 2위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기업 Catalent를 인수하는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의 제조를 확장해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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