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취임 1년' 앞둔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실적 개선 '진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11-17 18:28:04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LG생활건강

[이코노믹데일리] 취임한지 약 일년을 앞두고 있는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지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되면 나아질 것이라는 중국의 실적도 신통치 않은데다가, 화장품을 찾는 국내 인구까지 줄고 있어서다.
 
이정애 사장은 기존의 사업 방식으로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없다고 판단, 올해 화장품 리브랜딩 활동과 해외시장 공략으로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며 하반기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이 내년 상반기를 ‘터닝 포인트(변곡점)’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1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어닝 쇼크 수준이다. 화장품 매출의 경우 6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5% 줄고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보다 무려 88% 감소했다.
 
특히 실적 충격을 더욱 키운 것은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책임지던 중국에서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 3분기 중국에서의 매출은 1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8.9% 감소했고 사업이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올해 초 LG생활건강 사령탑에 오른 이후 해외사업 확대·강화, 주요 브랜드 리브랜딩 등에 줄곧 힘을 쏟아왔다. 그러나 중국 지역 내 소비 회복 지연은 물론 원가와 고정비, 사업 효율화 관련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실적 반등에 주안점을 둔 LG생활건강은 올해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말부로 화장품 가맹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올 7월부터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오프라인 가맹점주들을 만나 물품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선지 약 3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가맹사업 철수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본다. 국내 오프라인 H&B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올리브영과 온라인의 영향력 확대로 이미 오래전에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이에 온라인을 강화하는 노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또 견고한 실적을 유지했던 음료 부문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최근 40여년 동안 갖고 있던 ‘썬키스트’ 브랜드의 상표권을 올해 말까지만 유지한 후 더는 연장 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다. 국내 과채음료 시장이 쪼그라든 탓에 비싼 로열티를 부담하면서까지 브랜드 계약을 이어가기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LG생건의 음료 자회사 해태htb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매년 썬키스트에 지불하는 브랜드 로열티는 순매출액의 1.5~5.0% 이른다. 최소 브랜드 로열티는 10만달러(약 13억원) 수준이다. 지난 10년 사이 국내 과채음료 시장은 약 9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부진했던 국내 사업을 정리한 LG생활건강은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북미,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시아 등 집중 투자에 나섰다. 먼저 중국 고객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주요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거쳤다. 리오프닝과 중국 단체 관광 재개 등에도 화장품 대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는 이유는 중국 시장의 침체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9월 13년 만에 더후의 대표 라인인 천기단을 리뉴얼했다. 기존 중후한 이미지로 주요 소비 연령대가 중년 여성으로 한정됐었다면, 리뉴얼을 통해 보다 젊은 고객층을 끌어오려고 노력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동남아, 유럽, 중동 등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넓히고 있다. 각종 인수합병(M&A) 카드도 동원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화장품 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와 메이크업 브랜드 ‘크렘샵’,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국내 메이크업 브랜드 ‘힌스’를 인수했다.
 
일본에서는 기존에 진행해온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뷰티 트렌드에 맞춰 LG생활건강 브랜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등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1254억원에서 667억원으로 46.7%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면세 및 중국 실적에 대한 보수적인 추정, 주요 브랜드 마케팅 투자와 해외 구조조정 관련 비용 확대 등을 감안했을 때 연중 가장 어려운 시기”라면서 “올해 4분기 어려운 시기를 거쳐 내년 리브랜딩 성과가 주가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도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재무적 성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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