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7일 진행한 웹 세미나에서 "완성차 전동화에 따른 국내 부품업체별 영향은 전동화 대응 수준과 주력 생산 제품의 성격 등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며 "전동화 대응속도가 빠른 업체일수록 중장기 매출 성장이나 사업기반 유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기차 매출 글로벌 5위인 현대자동차 계열 부품 3사인 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현대케피코는 상대적으로 전동화 대응이 늦은 것으로 분류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전동화에 부정적 영향이 있는 변속기 매출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현대위아도 엔진·부변속기·터보차저 등의 매출 비중이 50% 수준으로 전동화에 따른 영향이 다소 부정적으로 분석됐다. 현대케피코도 올 상반기 친환경차량 관련 매출 비중은 1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김호섭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 "내연기관차 부품에 대한 매출 비중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창출력 유지 여부 및 이와 관련한 현재 재무부담 수준도 부품업체별 신용도 판단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반면 한온시스템은 올 상반기 전체 매출 가운데 친환경차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까지 확대되며 전동화 대응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온시스템이 생산하는 자동차 공조부품은 배터리 성능 및 효율 유지·개선을 위한 열관리 등에 있어서 전기차에서도 중요성이 큰 부품이다.
부품업체 만도는 완성차 전동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자동차 샤시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어 전동화 영향이 중립적인 것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현대차그룹 부품사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한온시스템은 약 1조3000억원 규모 인수합병(M&A) 자금소요로, 만도는 자율주행 기술확보 관련 투자자산 증가 및 소송 합의금 지급 등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이와 달리 현대차 계열 3사는 유무형자산 투자 축소 등으로 재무부담 증가 폭을 낮췄기 때문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경쟁이 본격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과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인 판매부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제약요인"이라며 "기초체력이라고 볼 수 있는 기존사업 수익창출력 유지 여부와 함께 미래기술 관련 신산업 경쟁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