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 한화건설 등 A급 신용 건설사가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현대건설은 이달 중 모집액 15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모집액은 1500억원이지만 최대 3000억원으로 증액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대표 주간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들로부터 ‘AA-/안정적’ 등급을 받은 국내 최고수준 건설사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5년 영업이익 1조89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2016년엔 1조158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9861억원, 2018년과 지난해 모두 8000억원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17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공모채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축소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 당시 2000억원 모집에 무려 9600억원이 몰려들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업계 최고의 수주경쟁력과 시공능력을 갖췄고 재무안정성을 보유한 점이 공모채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주된 요소다”고 분석했다.
한화건설도 공모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신용등급 A급으로 올라선 한화건설은 공모채 발행을 위한 주간사 선정 후 이달 수요예측에 나설 전망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급을 받으며 2015년 이후 4년 만에 A급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은 지난 공모채 발행 당시보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최근 발행한 지난해 9월의 경우 2년물과 3년물 각각 300억원, 500억원 모집에 나서 3년물에서 14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
올해에는 신용등급 A급 완전체로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만큼 모집액을 채우거나 초과 모집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건설업황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공모채 시장에도 영향이 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신용 등급 상향은 지난해 국내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타고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된 데 따른 효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지방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 지속, 해외사업·토목사업의 제한적인 이익 기여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황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에서는 올해 첫 공모채 발행인 만큼 향후 타사 발행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특히 건설업황 침체가 예상되면서 흥행여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양 사의 경우 중동아시아 시장과 국내 주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잠재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며 “각종 규제와 외부 수주 환경의 변화 등이 감지되면서 공모채 흥행 여부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