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일본 여행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확대보다 동남아 노선 증편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단거리 노선 특성상 운임 하락이 비용 부담과 맞물려 실적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일본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대체 수익원으로 동남아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15일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는 326만68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7% 증가했다. 이는 9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인이 77만55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방문객 수 2위인 한국인은 67만900명으로 2.1% 늘었다.
일본 노선은 이처럼 수요 측면에서는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항공사 수익 구조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에 기재를 우선 배치하며 운항 편수를 빠르게 늘린 결과, 일부 노선에서는 좌석 공급 증가 속도가 여객 증가 속도를 앞서는 구간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고, 운임 하락 압력이 구조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항공권 검색·판매 데이터를 보면 일본 주요 노선의 비성수기 평균 운임은 왕복 기준 20만~30만 원대로 형성됐다. 반면 벚꽃 시즌이나 연휴 등 성수기에는 40만~60만 원대까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 비성수기 운임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일본 노선은 비행 시간이 1~2시간대에 머물러 평균 항공권 단가가 동남아 중거리 노선보다 낮다. 반면 공항 사용료, 정비비, 승무원 인건비, 기재 운용 비용은 일정 수준 이상 발생한다. 여기에 최근 환율 상승 국면에서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달러 결제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단거리 노선의 원가 압박은 더욱 커졌다.
이같은 환경 변화는 항공사들의 노선 전략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노선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평균 운임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거리 노선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동남아 노선은 일본보다 비행거리가 길어 항공권 단가가 높고, 일정 수준의 단가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체 선택지로 거론된다.
실제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중거리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토부 동계 스케줄 기준으로는 동남아 노선 운항 횟수가 하계 대비 3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올해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면서 총 18개 노선의 주간 운항을 늘렸다. 이 가운데 필리핀·태국·베트남 등 5개 이상의 동남아 노선 확대가 포함됐다. 진에어도 일본 노선 운항을 이어가면서 베트남, 태국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고 일부 노선에서는 기재를 대형화하는 방식으로 동남아 비중을 키우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동남아와 중거리 노선 확대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항공사로 분류된다. 일본 노선 운항을 유지하는 동시에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중대형 기재 도입을 통해 동남아 및 그 이후 구간까지 연결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일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동남아 노선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노선 구성을 다변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동남아 역시 무조건적인 수익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일본 노선과 마찬가지로 공급이 빠르게 늘 경우 운임 하락 압력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항공사 간 실적 격차는 노선 수 확대 여부보다 공급을 얼마나 정교하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좌석 확대 경쟁이 즉각적인 운임 하락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고착되면서, 항공사들은 증편 경쟁 대신 노선별 수익 기여도와 운항 효율을 기준으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재조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노선 확대는 외형 성장보다 수익을 방어하는 전략으로 의미가 이동하고 있다”며 “항공사 간 실적 격차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을 얼마나 일관되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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