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쿤밍=신화통신)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한 윈난(雲南)성 누장(怒江) 협곡. '커피 아저씨'로 불리는 리진허(李金合·53)가 토치를 켠 뒤 사이폰 커피포트의 불을 조절한다.
윈난성 바오산(保山)시 망콴(芒寬)향 탕시(燙習)촌 출신인 리진허는 14년째 누장을 가로지르는 솽훙(雙虹)교 인근에서 '길거리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가오리궁산(高黎貢山)의 산골 마을에서 자란 리진허는 어릴 때부터 늘 커피와 함께 지냈다.
"어릴 적에는 어른들을 도와 밭에서 커피나무를 돌봤고 젊어서는 산비탈을 일궈 호두와 커피를 섞어 심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자라 가오리궁산에 대한 애정이 깊죠. 계속해서 바오산의 아라비카 커피를 알리는 데 힘쓸 것입니다." 리진허의 말이다.
그는 산에서 막 내려왔을 당시 직접 물을 긷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커피를 무료로 나눠줬지만 이제는 이곳의 커피가 중국의 대표 상품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리진허는 중국 각지에서 명성을 듣고 찾아온 커피 상인과 바리스타들에게서 커피 재배, 감별 기술을 익혔다.
그는 원두 분쇄도 조절, 물과 커피의 비율 통제, 토치로 빠르게 추출하는 방식까지 시도하며 각기 다른 바리스타의 장점을 익혀 자신만의 커피를 만드는 데 힘썼다.

토치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으로 만들어 낸 커피 향이 멀리 퍼져나가는 것처럼 누장 협곡만의 이 독특한 커피 추출 방식인 '토치 커피'가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며 '커피 아저씨'의 명성도 퍼져나갔다.
이제 그의 커피숍을 찾는 관광객이 줄을 잇고 바리스타들도 그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다.
랴오닝(遼寧)성 번시(本溪)시에서 온 카페 운영자 궈솨이(郭帥)는 이곳에서 커피 기술을 배우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리 씨의 독창적인 커피 추출 방식을 본 뒤 직접 배워서 고향의 손님에게 새로운 맛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리진허는 "혼자만 알고 숨기면 안 된다"며 "가오리궁산의 커피 원두를 널리 알리기 위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진허의 '길거리 커피숍'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주말 오전이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온 한 관광객은 이번 윈난 여행 일정에 '길거리 커피숍' 방문을 꼭 넣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의 커피 맛이 정말 좋기도 하지만 이 커피숍을 통해 '커피는 도시 음료'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바오산 아라비카 커피'의 재배 면적은 약 9천660㏊, 생산량은 2만4천200t(톤), 종합 생산액은 90억6천800만 위안(약 1조8천770억원)에 달했다. 커피의 고급 품종 비율은 70%, 심가공률은 85%까지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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