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느긋한 삶' 찾아 남쪽으로...中 윈난, 맞춤형 서비스로 '실버 관광객' 적극 유치

(중국 쿤밍=신화통신) 날씨가 쌀쌀해지자 따뜻한 윈난(雲南)성에서 느긋하게 현지 생활을 체험하려는 '철새형 실버족'이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윈난성은 고령자 친화적 농산물 시장, 성(省) 간 의료보험 결산, 장기 체류형 주거, 무료 관광지 혜택 등 장기 체류 '실버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했다.

쿤밍에 위치한 농산물 시장인 우리둬(五里多)농업엑스포광장은 새벽이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고르는 노인들로 붐빈다. 노인들은 힘들면 고령자 친화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목이 마르면 근처에 마련된 휴게소에서 따뜻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우리둬농업엑스포광장 고령자 친화적 개조 책임자는 이곳의 1일 평균 인구 유동량이 3만여 명(연인원)에 달하며 노년층 고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고령자 친화적 개조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휴식 구역을 확대하고 모든 구역에 팔걸이가 있는 의자를 구비했다. 안전 표지판은 대형 반사 소재로 교체하고 계단에는 장바구니를 올릴 수 있는 손잡이를 추가 설치했다.

이 밖에도 일부 매장은 경로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머리를 손질하거나 옷을 수선할 수 있고, 70세 이상 노인은 사진 인화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의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노인들은 장을 보다가 중간에 혈압 측정, 원격 진료 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개인 건강 기록 파일을 만들 수도 있다.

나이가 있는 만큼 '철새형 실버족'에겐 의료 보장이 필수다. 다리(大理)바이(白)족자치주는 올해 다리주인민의원 외래진료소에 다중언어 서비스 창구를 신설했고 의료보험 창구에선 '성(省) 간 결산 녹색통로'를 개통해 '철새형 실버족'이 안정적으로 의료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화 서비스는 그들의 장기 체류 라이프 수준을 끌어올렸다. 시솽반나(西雙版納)에선 차이나모바일 윈난회사가 언제든 가입·탈퇴가 가능한 장기 체류자용 광대역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장기 체류를 하면서 수입을 올리는 '실버족'도 늘고 있다.

구이양(貴陽)에서 온 한 62세 여성은 "매일 두 시간씩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는 동시에 생활비를 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윈난성의 다른 지역도 노인들의 장기 체류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쿤밍시 스린(石林)현은 거주 기간 1년을 채운 장기 체류자에게 관광지 연간 이용권이나 입장료 면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한편 현지 주민과 똑같이 노인 대학 등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취징(曲靖)시의 일부 지역사회는 '철새형 식당' 등 서비스를 도입해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장기 체류자 증가로 거주 인구가 늘면서 현지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1~8월 윈난성 전체의 장기 체류자 규모는 380만1천 명에 달했다. 8월 기준 장기 체류 산업에 뛰어든 윈난성의 자연촌은 633개로 지난해보다 12.5배 늘었다. 덕분에 '재사용'되고 있는 유휴 주택은 1만543채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