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신화통신) 얼마 전 임바디드 로봇 '쉐바(學霸, 공부의 신)01'이 최초의 로봇 박사과정생으로 상하이희극학원에 입학했다.
키 175cm, 몸무게 32㎏에 파란색 반팔 셔츠를 입은 '쉐바01'은 앞으로 4년간 무대미술과에서 디지털 공연 디자인을 전공하게 된다.
상하이희극학원과 상하이이공대학이 공동 진행하는 해당 프로젝트는 멀티모달 상호작용, 예술적 표현, 인지적 성장 등 측면에서 차세대 임바디드 에이전트에 관한 실험적 훈련 방법 개발을 목표로 한다.
'쉐바01'은 4년간 중국 전통 희곡의 기본 동작, 루틴, 공연 기법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에서 상하이이공대학은 기술 훈련과 기초 지식 습득을, 상하이희극학원은 예술적 퍼포먼스를 담당한다.

프로젝트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리칭두(李清都) 상하이이공대학 기기지능연구원 교수는 '쉐바01'을 가리켜 올해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에서 3위를 차지한 싱저(行者) 2호의 최적화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경량 힘줄 기반 바이오닉 구조 및 인간과 유사한 얼굴 기술이 해당 로봇에 적용됐다. 이에 정교한 동작은 물론 100여 가지의 생생한 표정과 실시간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다.
리 교수는 로봇의 신장과 외형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고강도 조건에서도 6시간 이상 연속 공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객 반응에 따른 실시간 퍼포먼스 조정도 가능하며 거의 무한대로 다양한 스타일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쉐바01'은 예극(豫劇, 허난성 지방극), 호극(滬劇, 상하이 지방극), 경극 등을 부를 수 있는 단계지만 동작의 부드러움과 미적 매력이 부족해 전문 공연자에게 배우도록 했다"고 밝혔다. '쉐바01'은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인간 공연자의 동작, 표정, 제스처를 기록해 훈련 데이터 세트를 구축한다.
리 교수는 미래에는 로봇이 영상 자료를 가지고 직접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자료는 더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해 보다 자연스러운 퍼포먼스를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황창융(黃昌勇) 상하이희극학원 총장은 예술과 과학기술의 접점을 탐구하는 것이 해당 로봇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전통 예술을 인공지능(AI)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편 '쉐바01'의 공동 지도교수인 양칭칭(楊青青) 상하이희극학원 교수는 인문학적 측면에서 토론과 영감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쉐바01'에게 인물의 배경, 동기, 감정적 층위 등을 설명하면 언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의도를 해석하고 그에 상응하는 퍼포먼스를 제안하는 형식이다.
양 교수는 이러한 구상이 중국 예술 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학문 간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가 첨단 기술을 활용해 극 예술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승하고 혁신하고 있다며 중국 희곡과 같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홍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