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가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방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내 ‘찐 로컬’ 명소를 소개해주는 ‘비로컬(BE LOCAL)’ 캠페인을 확대하며 국내에서 길 찾기 등 핵심 기능이 제한된 ‘구글 지도’의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 단순한 지도 서비스를 넘어 한국 여행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슈퍼 앱’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7일부터 오는 12월 15일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비로컬’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지도 앱의 언어를 외국어로 설정한 이용자는 상단의 ‘비로컬’ 탭을 통해 광고가 아닌 실제 2030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저장한 음식점, 카페, 쇼핑 명소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돼 20대 초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이번 캠페인은 하반기에는 부산국제영화제와 경주 APEC 정상회의 등 국제 행사가 열리는 부산과 경주로 지역을 확대해 진행된다. 또한 캠페인에 소개된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과 고속버스·렌터카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며 실질적인 편의를 높였다.
네이버가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구글 지도의 빈자리’가 있다. 구글은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이 안보상의 이유로 허용되지 않아 한국에서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도보 길 찾기 등 핵심적인 지도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8월 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매년 1000만명 이상 외국인이 찾는 한국에서 해외 관광객들은 입국과 동시에 불편을 겪게 된다”며 지도 반출의 필요성을 재차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자사의 지도가 이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는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2018년 다국어 지도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에는 리뷰, 필터 등 주요 정보까지 다국어로 지원을 확대했다. 올해 6월에는 외국인 사용자들이 간편하게 본인 인증을 하고 네이버 예약·주문·결제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며 탐색-이동-예약-결제로 이어지는 ‘원스톱 여행 경험’을 완성했다.
최승락 네이버 플레이스 부문장은 “네이버지도는 국내 최대 수준의 장소 정보와 생생한 방문자 리뷰가 집약된 플랫폼”이라며 “앱 하나만으로 한국의 트렌디한 로컬 문화를 경험하면서 이동도 편리하게 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내 여행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네이버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양경수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리는 “네이버지도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방한 외국관광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도 앱”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국인이 실제 선호하는 관광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방한관광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네이버는 정부의 규제로 인해 발생한 ‘구글 지도의 공백’을 자사가 보유한 방대한 로컬 데이터와 고도화된 플랫폼 기술력으로 채워나가며 ‘방한 필수 앱’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비로컬’ 캠페인은 이러한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