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난징=신화통신) 장쑤(江蘇)성이 올여름 한국인들 사이에서 새롭게 각광받는 해외 여행지로 부상했다.
"옌청(鹽城)에 골프 치러 왔다가 '쑤차오(蘇超·장쑤성 도시 축구 리그)'에 빠져들었습니다." 한국 관광객 김진현 씨는 이달 중순 옌청 난양(南洋)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서양다오(射陽島)골프장으로 달려갔다.
김씨처럼 골프, 축구 관람, 정원 관광, 화이양(淮揚·중국 4대 요리 중 하나) 요리 관광, 무형문화유산 체험 등을 위해 장쑤성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었다.
장쑤출입경변방총검사소의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장쑤성 통상구를 통해 출입경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1~7월 장쑤성 전체의 외국인 관광객은 25만8천 명(연인원, 이하 동일)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늘었다. 그중 한국 관광객은 25.2% 증가하면서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한국은 장쑤성의 최대 관광객 원천국이 됐다.
중국에서 한국과의 무역 규모가 가장 크고 한국 기업의 투자가 가장 왕성한 성(省)인 장쑤성에 둥지를 튼 한국 기업은 6천500개가 넘는다. 장쑤성 내 항공 통상구는 총 9개의 항공 노선을 운항하며 한국의 여행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특히 우시(無錫), 옌청, 쑤저우(蘇州) 등 도시에 한국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깊이 있고 탄탄한 경제 협력이 인문 관광 교류 촉진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화려한 인문 역사, 수려한 자연풍경에서 특색 있는 무형문화유산, 민속 활동까지...장쑤성은 한국 관광객에게 계속해서 강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우수한 필드 컨디션과 완비된 부대 서비스 및 독특한 해변·습지 경관을 갖춘 옌청은 한국 골퍼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면서 중·한 크로스보더 스포츠·레저 관광 분야의 새로운 '총아'로 떠올랐다. 이에 서양다오골프클럽은 2개 국어가 가능한 캐디, 한식 요리사의 특색 요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올 상반기 8천300여 명의 한국 관광객을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항 노선 또한 옌청을 찾는 한국 관광객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한국 인천국제공항에서 옌청까지 직항으로 1시간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아울러 아시아나는 다음 달 4일부터 기존의 주 2회 운항에서 3회로 인천~옌청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언어 장벽도 낮아졌다. 난징(南京) 중산링(中山陵), 쑤저우 정원, 옌청 두루미 보호구 등 유명 관광지에는 한국어 안내판, 중·한 2개 국어 해설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한국 관광객 대상 편의가 높아졌다.
'정책 호재' 역시 인바운드 관광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한국에 대해 일방적 비자면제 정책을 시범 시행하면서 일반여권을 소지한 한국 공민은 30일 동안 무비자로 중국에 입경·체류할 수 있게 됐다. 정책이 나오자마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장쑤성의 무비자 인바운드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4배 늘어난 6만1천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쑨무(孫牧) 서양다오골프클럽 부사장은 "무비자 정책이 시행된 후 주말에 골프를 치러 오는 한국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피크 때는 하루에 한국 관광객이 140여 명에 달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골프를 치러 오면서 주변 지역의 쇼핑, 숙박 등의 소비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진현 씨는 "주말을 이용해 골프도 치고 '쑤차오' 경기를 관람하고도 월요일에 정시에 출근할 수 있을 만큼 국내 여행을 한 것처럼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한국 관광객이 장쑤의 아마추어 축구 리그인 '쑤차오'의 경기 관람을 이색적인 문화관광 활동으로 여긴다며 "분위기가 정말 좋고 야외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관람하는 관객도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한국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자 장쑤성 각지에서도 맞춤형 서비스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쑤저우공업원구(SIP)는 100개가 넘는 업체와 함께 쇼핑, 식음료, 숙박 등에서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특별 소비 촉진 이벤트를 진행했다. 아울러 결제 편리화, 출국 택스리펀 '구매 즉시 환급'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외국어 서비스 담당 인력을 추가 배치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쑤출입경총변방검사소는 옌청, 우시 공항 통상구에 2개의 패스트트랙 정보수집·등록소를 신설했다. 이곳에서 등록하면 외국인 입경 카드를 작성할 필요가 없어 평균 약 15초 만에 입출경 검사를 끝낼 수 있다. 또한 통상구 현장엔 한국어 안내판, 한국어에 정통한 경찰 상주 서비스부스를 설치해 한국 관광객의 편리한 출입경을 돕고 있다.
교통이 더욱 편리해지고 서비스가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한편 정책이 심화되면서 장쑤성과 한국 사이에 활기 넘치는 '크로스보더 레저 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과거 한국 관광객이 비즈니스 출장, 단기 관광 위주였다면 이제는 여유로운 일정으로 장쑤성의 문화 매력과 현대적인 활기를 몰입형으로 체험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 여행사가 맞이한 한국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0% 늘었습니다." 옌청 두루미 습지생태관광구의 가이드인 리완(李婉)은 많은 한국 관광객이 두루미, 사슴을 구경하고 현지 요리를 맛보거나 무형문화유산을 체험한다"면서 "한 번으로 부족하다며 다시 오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