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오픈AI가 최근 발생한 대규모 챗GPT 서비스 장애에 대해 한국 이용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보상 절차에 착수한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한 이례적인 조치로 서울 지사 설립 등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앞두고 소비자 여론을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오픈AI는 지난 13일 국내 유료 구독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대한민국 표준 시간 기준 6월 10일 오후 3시 36분부터 11일 오전 7시까지 챗GPT와 API 서비스에서 오류 증가 현상이 확인됐다"며 "응답 속도 지연 또는 간헐적 오류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장애 원인으로는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다수 서버와의 연결이 일시적으로 끊어져 가용 처리 용량이 감소한 점을 꼽았다.
주목할 점은 보상 대상이다. 오픈AI는 "유료 이용자의 경우 7월 초까지 보상과 관련한 추가적인 안내를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 관계자는 이번 보상이 전 세계 일괄 적용이 아닌 한국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챗GPT 출시 이후 첫 공식 사과 및 보상 사례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한국 시장의 높은 위상이 자리한다. 한국의 챗GPT 유료 구독자 수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규모다. 지난해 국내 유료 구독자는 전년 대비 299%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오픈AI로서는 핵심 시장인 한국의 소비자 민심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최근 한국 법인 설립과 서울 사무소 인력 채용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장애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 10일 오전 2시경부터 시작돼 7시간 이상 지속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동시 요청이 너무 많다(Too many concurrent requests)'는 메시지를 받거나 질문에 응답을 받지 못했다. 장애는 챗GPT뿐만 아니라 API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미쳐 역대 가장 장기간 이어진 중단 사태 중 하나로 기록됐다.
오픈AI는 최근 음성 대화 기능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으나 당시에는 서비스 장애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접속 장애를 일으키는 등 안정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오픈AI가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와 함께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