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22개 생보사의 해약환급금(일반·특별계정)이 감소했다. 지난해 생보사의 해약환급금은 43조9186억원으로 전년(45조3343억원) 대비 3.12% 줄었다.
계약자의 보험 해지는 목돈 마련, 경기 악화로 인한 보험료 납입 부담 등이 주 원인이다. 지난해 보험연구원 설문 조사 결과 보험 해약·효력 상실 원인은 △목돈이 필요해서(31.3%)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서(30.4%) △기간이 너무 길어서(28%) △가입 시 의리상 어쩔 수 없이 가입해서(16.8%) 등으로 나타났다.
계정별 환급금의 경우 일반계정은 감소한 반면 특별계정은 증가하면서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생보사의 일반계정 해약환급금은 27조7929억원으로 전년(32조8872억원) 대비 15.49% 감소했다.
일반계정은 자산 운용 시 투자 성과와 관계없이 일정 보험금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보장성·저축성 보험 상품이 이에 해당한다.
가장 많은 해약환급금을 지급한 생보사는 삼성생명이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해약환급금은 6조7545억원으로 전년(7조2683억원)보다 7.07%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업계 중 최다 계약 건수를 보유 중으로 해약환급금 규모도 타 생보사 대비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해약환급금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생보사 중 제일 높은 감소율을 기록한 보험사는 NH농협생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NH농협생명의 해약환급금은 2조8683억원으로 전년(4조2203억원) 대비 32.03% 줄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2023년 기준금리 상승으로 계약자들이 고금리 금융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해약환급금이 증가했고 지난해 들어 금리가 인하 기조로 돌아서면서 환급금이 감소했다"며 "이는 업계 전반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특별계정은 목돈 수요 증가, 최근 높아진 수익성으로 인한 단기성 고객 이탈로 해약환급금이 증가했다. 지난해 생보사의 특별계정 해약환급금은 16조1257억원으로 전년(12조4480억원) 대비 29.54% 증가했다.
특별계정은 자산 운용을 통한 적극적인 수익 창출 성향의 상품으로 △연금저축 △퇴직연금 △변액보험 △자산연계형 등으로 구성된다. 계약자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기 때문에 자산 운용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될 수 있다.
특히 해약환급금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생보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해약환급금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특별계정 해약환급금은 2조7529억원으로 전년(1조5267억원)보다 80.31% 늘어났다.
이는 최근 보험계약자의 목돈 수요 증가 더불어 변액보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원금 이상의 수익을 실현한 계약자의 이탈이 늘어난 영향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특별계정은 변액보험의 비중이 크다"며 "지난해 변액보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편으로 목표 수익률을 실현하거나 목돈 수요로 인해 해약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해약환급금 증가가 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변액보험의 경우 고객을 많이 유치해야 펀드 운용 규모가 커져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이 증가해도 준비금을 충분히 쌓아뒀기 때문에 수익성 등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변액보험의 경우에는 적립 보험금을 많이 갖고 있어야 펀드 운용 규모가 커지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해약률 방어에도 힘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