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내수 시장도 좁다!...해외로 뻗어나가는 中 스포츠용품 기업

(중국 난창=신화통신) 중국국제스포츠용품박람회(이하 박람회)가 열린 장시(江西)성 난창(南昌) 그린랜드 인터내셔널 엑스포센터의 배드민턴 전시 구역. 러시아에서 온 빅토르가 셔틀콕 발사기 옆에서 관람객에게 설명하며 기계를 작동시키자 셔틀콕이 일정한 간격으로 정확하게 지정된 구역에 떨어졌다.

1990년대생 사장 완팅(萬婷)은 전시 구역의 반대편에서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큰 배드민턴장을 운영하는 빅토르는 수석 코치를 겸하고 있다. 그의 배드민턴장에서는 중국 쓰보아쓰(斯波阿斯∙SIBOASI) 브랜드의 셔틀콕 발사기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완팅의 아버지가 셔틀콕 발사기를 개발했을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해당 제품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전무했다. 완팅은 "당시 전문 코치들조차 기계가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봐 반감을 가졌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그들은 보급률이 더 높고 배드민턴 참여 인구가 더 많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완팅은 "당시 해외에는 이미 이런 제품이 있었고 배드민턴 인구도 많은 데다 훈련에 대한 해외 코치진의 인식이 비교적 앞서 있어서 장비를 활용한 보조 훈련을 매우 반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많은 해외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빅토르의 아버지는 이를 계기로 완팅의 아버지와 연을 쌓게 됐다.

완팅은 "빅토르가 어릴 때부터 해당 기계를 사용해 훈련했기 때문에 능숙하게 기계를 다룰 줄 안다"며 "빅토르가 어떻게 하면 발사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다양한 국가(지역)에서 온 관람객과 교류하고 싶어해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빅토르는 "박람회에 처음 참가했는데 이곳서 전시된 다양한 기술들, 특히 중국의 인공지능(AI) 발전에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완팅과 빅토르 두 집안의 오랜 협력 관계는 박람회 현장에서 만나 본 수많은 대외 무역 사례의 축소판이다.

박람회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전시 기간 총 5만 명의 바이어 및 관람객이 찾았고 그중 해외 바이어는 4천 명을 넘었다. 누적 방문객 수는 12만 명(연인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액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박람회 전체가 아닌 전시회 비즈니스 매칭 구역에서만 수집한 통계에 따르면 역외 VIP 바이어의 의향 구매 금액은 9천만 달러 이상에 달했다.

스페인에서 온 한 바이어는 "10여 년 전만 해도 많은 유럽과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 제품에 대해 '저렴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구미지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중국 제품의 인기가 매우 높다"며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제품 기술력이 높다"고 말했다.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가 부상하면서 새로운 해외 진출 방식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에 박람회에서는 특별히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교육 세션도 마련돼 이론 강의와 크로스보더 라이브 커머스 시뮬레이션 실습이 진행됐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다수의 해외 바이어와 유통업체들이 중국 제조사,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직접 교류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뤄제(羅傑) 중국체육용품업연합회 부주석은 "박람회가 과거에는 내수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최근 수년 사이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뤄 부주석은 "글로벌 산업사슬이 재편되는 상황 속에서 중국 스포츠 제조업이 완비된 산업 지원 체계와 효율적인 대응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입지를 계속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포츠가 문화관광, 의료, 교육 등 여러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심화하고 있는 데다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와 국제 물류 체계가 개선되면서 중국 스포츠용품 기업들이 해외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효율적인 토대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