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최근 중국에서 빵 재고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앱이 인기다.
퇴근길에 빵집에 들른 중국 직장인들이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스캔한 후 '빵 블라인드 박스'를 픽업한다. 전날이나 당일 재고라 식감이 조금은 떨어질진 몰라도 가격이 정가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 환경 보호와 가성비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가성비,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2년 전 마감 세일 앱 시스모파다이(惜食魔法袋)가 처음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에 등장했다. 이 앱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으로 구성된 블라인드 박스를 판매해 많은 자영업자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재고 블라인드 박스는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소비자는 빵집에서 전날이나 당일 만든 빵을 3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고, 매장 입장에서도 본전은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다.
빵 블라인드 박스의 유행은 젊은층의 소비 관념이 더 이상 비싸고 그럴듯한 것만 추구하지 않고 실용성과 가성비를 더욱 중요시 여기게 됐음을 의미한다.
직장인 아이예(艾葉∙24)는 매일 오후 시스모파다이 앱을 열어 집에서 가장 가까운 빵집의 블라인드 박스를 구입한다. 그리고 퇴근 후 산책 겸 빵 블라인드 박스를 픽업해 저렴한 가격에 저녁을 해결한다. 그는 "식품 재고 블라인드 박스는 직장인에게 딱이다"고 말했다.

베이커리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고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크게 변한다. 이로 인해 폐기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 매장의 손실은 5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낭비를 줄이기 위해 블라인드 박스를 구입한다는 아이예의 말처럼 저가의 재고 소모 방식은 식품 절약과 탄소 배출 감소에 좋은 대안이 분명하다.
◇뭐가 들었을까?...불확실성이 주는 설렘
블라인드 박스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를 기대감을 갖게 해 '식사'라는 평범한 의식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심지어 많은 젊은 소비자들이 SNS에 언박싱 피드를 올리고 절약 팁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피드엔 '매우 가치가 있다' '이 가게는 나도 가봤다' 등의 댓글이 달린다. 빵 블라인드 박스가 단순히 하나의 상품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셜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식품 재고 블라인드 박스는 비단 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난징(南京)도서관은 '책 블라인드 박스'를, 일부 카페는 '커피 블라인드 박스'를 출시해 소비자에게 작은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도 세계에서 낭비된 음식물이 10억5천만t(톤)에 달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했다.
빵 블라인드 박스 열풍은 상하기 쉬운 식품의 낭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과일, 채소 등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도 '빵 블라인드 박스'를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