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춘=신화통신) 중국의 문화관광 소비가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직업이 부상하고 있다.
이른 새벽 중국 타이산(泰山)의 관광객센터에서 26세 청년 왕양(王陽)이 부랴부랴 등산 가방에 짐을 챙긴다. 그의 직업은 '등산 가이드'로 일대일 또는 소규모 그룹을 맡는다. 최적의 등산 루트를 짜고 사진 촬영, 역사 설명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가 전통적인 가이드와 차별화되는 이유다.
'신중국 최초의 고산 스키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시 소재 완펑(萬峰)퉁화스키장에서 산악 운영 총감독으로 근무 중인 위웨이(於偉)는 스키장 안전요원 관련 국가 직업 기준 마련에 한창이다.

국가체육총국 통계에 따르면 2024~2025년 빙설 시즌에 스키장 방문객이 2억3천400만 명(연인원)에 달했다. 위웨이는 "현재 각 스키장에서 시급한 것은 바로 안전요원"이라고 강조한다. 고산, 점프대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생기면서 마니아층의 실력도 다양해 부상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그는 국가체육총국에 스카우트돼 스키장 순찰대원 국가 직업 표준 제정팀을 이끌고 있다.
옌볜에 사는 쑹즈창(宋智強)은 맛집 탐방 블로거다. 그가 1인 방송 계정을 10년간 운영하면서 업로드한 피드는 2천 개에 육박하며 누적 5억 뷰라는 기록을 세웠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抖音)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핫플레이스 탐방 인플루언서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이 얻는 수익은 1천333억 위안(약 25조7천269억원) 이상에 이른다. 중소상공인 약 144만 명이 인플루언서의 빛을 봤다. 이들이 중소도시 일자리 창출을 이끈 주력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다.
청두(成都)의 톈푸(天府)국제애니메이션타운엔 싼싱두이(三星堆) 문화콘텐츠 제품을 제작하는 90년대생 청저우(曾舟)가 있다. 그는 싼싱두이 청동 가면 모양의 블라인드 박스로 젊은 소비층에게 고촉(古蜀)문화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특히 지난해 싼싱두이 관련 문화콘텐츠 제품 판매액은 1억9천만 위안(367억원)을 기록했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직업군은 정책적 지원이 필수다. 2019~2024년 인사부는 여섯 차례에 걸쳐 총 93개의 새로운 직업을 발표해 직업 훈련과 산업 수요 매칭을 촉진했다. 한편 제9차 전국 근로자 집단 현황 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근로자 수는 약 4억2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신규 일자리 형태의 근로자가 8천400만 명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저우광수(週廣肅) 중국인민대학 노동인사학원 부교수는 "새로운 직업은 일자리 성장점일 뿐만 아니라 소비 업그레이드의 '온도계'"라고 강조하며 향후 새로운 산업 및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을 뒷받침해 신질생산력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