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난징=신화통신) 마라톤 선수와 함께 달리고, 축구·격투 경기에 출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공상과학(SF) 소설 속 장면이 현실이 되고 있다.
'제1회 중국 체화지능 로봇 운동회'(이하 운동회)가 최근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서 열렸다. 베이징 역시 올해 말에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운동회 주최 측인 중국전자학회에 따르면 이번 경기에는 100개 이상의 연구팀과 기업이 참여했으며 150대가 넘는 다양한 로봇 선수가 참가했다.
"달리기나 기타 운동 과제를 통해 로봇의 구조적 안정성을 시험하고 인간과 유사한 기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궈다훙(郭大宏) 톈치(天奇)자동화공정회사 휴머노이드로봇사업부 부총경리는 로봇이 단조롭고 위험하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중국전자학회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제조, 홈서비스, 항공우주 등 약 20개 분야에서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궈 부총경리는 맞춤화 훈련이 가능한 공업 제조 시나리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장 먼저 도입될 것이며 더 큰 시장은 서비스 분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82억4천만 위안(약 1조6천232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로봇 시장 규모는 약 8천700억 위안(171조3천900억원)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이번 운동회의 격투 경기 책임자인 왕이타오(王奕濤)는 참가 기업의 목표는 우승 트로피가 아니라 최첨단 제품을 선보여 기업을 알리고 응용 분야를 확장시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기업은 비전 시스템에 특화돼 있고 어떤 기업은 핵심 부품이나 알고리즘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행사는 전체 공급망을 하나로 모아 협업의 장을 열어줍니다." 왕이타오는 중국 신에너지 산업이 강점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잘 갖춰진 산업사슬을 꼽았다.

중국의 과학기술 기업들은 로봇 산업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스마트 로봇 산업 기업 수는 45만1천700개로 지난 2020년보다 20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운동회 기간 우시시 후이산(惠山)구에 위치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단지에서는 지하철 보안 검사, 배터리 공장 운영 등에 휴머노이드를 도입하는 협력 프로젝트가 다수 체결됐다.
상하이시에 소재한 중국 국가지방공동건설휴머노이드혁신센터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2026년에 범용 제품으로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6년에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판매량이 10만 대를 돌파할 것이란 예측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가격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이번 운동회 현장에 전시된 한 가정용 서비스 생체모방 로봇은 바퀴가 달려 있는 이동 플랫폼으로 거동이 불편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가격은 무려 70만 위안(1억3천790만원)에 육박한다.
쉬징(徐靜) 칭화(淸華)대학 기계공학과 부교수는 "미래 전망이 밝다"며 "기술의 발전으로 비용이 낮아지고 적절한 응용 시나리오가 등장한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급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