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법건축 이행강제금 75% 감면…이태원특별법과 엇박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4-05-06 15:29:18

내달말 개정법 시행…선의 피해 방어 취지

참사원인 지목된 불법개조 부추길 가능성

서울시내 한 다세대주택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서울시내 한 다세대주택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불법 건축물에 부과하는 이행강제금을 최대 75%까지 깎아줄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태원 참사'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건축에 관한 지적이 끊이질 않지만, 이행강제금을 완화하는 법안 시행이 임박하면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위반건축물에 관한 이행강제금의 감경 비율을 최대 50%에서 75%로 확대하는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다음 달 27일부터 위반 건축물 소유주의 이행강제금 부담을 완화한 개정 건축법이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행강제금은 건축법을 위반해 허가권자인 지자체의 시정 명령을 받았는데도 주어진 기간 내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건물 소유주에게 부과하는 벌금이다. 무단으로 일부를 불법 개조하거나 용도 변경한 건물이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다.
 
일조나 사선 제한으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베란다나 옥상을 불법 증축하거나 필로티 주차장 또는 1층 외부 공간을 확장해 주택을 만들어 임차하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대표적이다.
 
저층부에는 근린생활 시설을, 상층부에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복합 용도로 배치한 뒤 근린생활시설을 주거용으로 불법 임대하는 '근생빌라', 내부에 벽을 세우는 '방 쪼개기'로 세대 수를 늘린 주택도 불법 건축물에 해당한다.
 
개정 건축법은 위반 행위 이후 소유권이 변경됐거나 임차인이 있어 임대 기간 중 위반 행위 시정이 어렵고, 사용 승인 이후 실태 조사 과정에서 위법이 확인되는 등 위반 사항을 즉시 시정하기 어려울 경우 이행강제금 감경 폭을 최대 50%에서 75%로 높였다.
 
위반 건축물인 줄 모르고 건물을 샀다가 이행강제금을 물게 된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다.
 
정부는 이행강제금 감경 폭 확대를 반대했으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 4.10 총선 전 막판 법안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건축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이런 가운데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한 불법 증개축이 만연하고,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이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행강제금을 완화하면 불법 건축물이 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태원 참사 직후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이행강제금을 상향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미풍'에 그쳤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은 본관 뒤편 테라스에서 주점을 운영하며 불법 증축을 했다. 해밀턴호텔 대표 이모 씨는 위반 건축물을 철거하라는 시정명령을 두 차례 받고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받았지만 시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행강제금보다 불법 건축물을 통한 수익이 더 많다 보니 건물주들은 이행강제금을 내고 불법 건축물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이행강제금 감면 폭 확대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자는 취지라고는 하나 논란은 이어질 듯 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면에서는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처리되는데 다른 쪽에서는 불법 건축물에 대한 벌금이 완화되는 엇박자가 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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