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유환의 에너지 이야기] 정유사의 외도, 이제는 비정유가 대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환 기자
2024-03-01 06:00:00

윤활유부터 SAF까지 사업 영역 확장

탄소 배출 주범 이미지 쇄신

대한항공과 GS칼텍스가 지난해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한 SAF 실증 운항 기념식 모습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GS칼텍스가 지난해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한 SAF 실증 운항 기념식 모습[사진=대한항공]
[이코노믹데일리] 정유(精油)사의 본업은 이름처럼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등유로 만들어 파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정유사는 본업보단 외도에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 정유사의 비(非)정유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정유업계가 오래전부터 해오던 부업으론 윤활유가 있다. GS칼텍스의 킥스(KIXX)나 SK이노베이션의 지크(ZIC), 에쓰오일 세븐처럼 소비자용 엔진오일로 잘 알려진 분야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윤활유 부문에서 매출 1조942억원, 영업이익 2170억원을 남기며 알짜 부업임을 보여줬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사례도 있다. 뜨거운 열을 발산하는 AI 데이터 센터를 수조 속에 빠뜨리는 '액침 냉각' 기술에 윤활유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액침 냉각유를 직접 생산하는 SK엔무브 이외에도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가 관련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최근에 떠오르는 비정유 분야로는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나 바이오 선박유, 플라스틱 열분해와 같은 친환경 영역이 있다. 2020년대 이후로 관심이 몰리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투자와 사업화가 이뤄진 분야다.

SAF는 옥수수, 사탕수수, 폐식용유를 재활용해 만든 바이오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하는데 유럽연합(EU)의 경우 2025년부터 모든 항공기에 SAF를 최소 2% 혼합하도록 규정했다.

바이오 선박유도 SAF와 비슷하다. 선박용 중유에 바이오 연료를 혼합하면 바이오 선박유가 된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선 대기 오염을 일으키고 탄소 배출량이 많은 중유·벙커C유의 성분을 규제하고 있는데 바이오 선박유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플라스틱 열분해는 '도시 유전'이라 불리며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플라스틱을 고온·고압에서 화학적으로 분해해 가스나 오일로 바꾸는 기술이다. 재활용과 동시에 연료까지 얻을 수 있어 정유업계를 넘어 석유화학업계까지 주목하고 있다.

정유사가 비정유에 매진하는 이유를 수익성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윤활유 사업을 제외한 친환경 분야에서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 없을뿐더러 정유 사업을 대체할 정도의 수익성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미지 쇄신을 위한 전략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탈탄소·친환경이 강조되는 시대에 정유업은 탄소 배출 주범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정유사의 외도는 탈탄소 바람과 함께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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