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성장 동력 찾는 '하이트진로·신세계L&B', 실패 사업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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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 기자
2023-10-17 06:00:00
디아지오코리아 윈저 사진디아지오코리아
하이트진로가 글로벌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윈저글로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윈저글로벌] 

[이코노믹데일리] 하이트진로와 신세계L&B가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인수를 검토 중이며, 신세계L&B는 고도주를 필두로 소주 시장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공교로운 점은 두 기업 모두 과거 해당 사업에 진출했다 철수한 경험이 있다. 이들이 재도전에 나선 이유는 최근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사이에서 다양한 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Mixology)’ 문화가 음주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위스키 등 고도주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침체기를 맞은 하이트진로와 신세계L&B가 실패했던 경험을 거울 삼아 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윈저글로벌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윈저 글로벌은 주류 기업 디아지오코리아에서 분사한 윈저 사업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윈저 위스키 사업부를 떼 낸 독립법인인 윈저글로벌을 설립했다.
 
당시 윈저는 사모펀드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최종 불발돼 디아지오 산하 법인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최근 디아지오 측이 하이트진로에 윈저글로벌에 대한 인수를 제안하면서 검토에 나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윈저글로벌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윈저글로벌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윈저글로벌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자금 마련은 키움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으로 1000억원을 조달하고 700억원은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 하이트진로음료가, 나머지 300억원은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서영이앤티가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과거 위스키 전문 계열사 하이스코트를 통해 주력 제품 ‘딤플’을 판매했지만, 부진 끝에 디아지오로 매각한 바 있다. 2002년에는 딤플을 대체할 ‘랜슬롯’을 냈다가 접었고, 2007년 랜슬롯을 대체해 다시 시장에 낸 ‘킹덤’도 사라졌다.

윈저는 국내 스카치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약 35%)로 디아지오 내 위스키 사업부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의 핵심 브랜드였다. 하이트진로가 윈저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시장 장악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의 K-위스키라 불리는 일품진로에 더해 섞어 마시는 토닉워터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이트진로의 유흥 시장 영업망이 탄탄하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제주소주 ‘푸른밤’을 끝으로 소주 사업을 접었던 신세계L&B가 신제품을 들고 돌아왔다. 알코올 도수 24도인 ‘킹소주24’를 앞세워 저도수 소주 열풍 속에서 고도수라는 차별화를 둔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그룹이 새 소주를 출시하는 것은 2년 만이다. 이마트는 2016년 제주도에 기반을 둔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L&B를 통해 와인과 맥주 등을 수입 유통·판매하는 데 이어 소주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주류 시장에서 영역을 더 넓히겠다는 전략에서다.
 
그러나 제주소주는 2021년 신세계L&B에 흡수합병 되기까지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제주소주는 푸른밤을 출시하며 외형 성장에 나섰지만, 유통망이 좁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탓에 시장공략에 실패하며 영업손실이 매년 불어났다. 영업손실액은 인수 당시 19억원에서 2019년 141억원으로 늘었다. 결국 제주소주는 2021년 사업을 접고 신세계L&B에 흡수 합병됐다.
 
신세계L&B의 이번 킹소주24 출시는 제주공장을 재가동하고 소주를 비롯한 다양한 주종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밑그림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발포주 ‘레츠’를 선보이며 와인 수입·유통사를 넘어 종합 주류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준 제품은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L&B는 킹소주24의 시장의 반응을 살펴 희석식 소주는 물론 증류식 소주와 위스키 등 제주공장을 활용한 사업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LB가 40만병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킹소주24 사진신세계LB
신세계L&B가 40만병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킹소주24' [사진=신세계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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