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성상영의 뷰파인더] SK 당혹케 한 화웨이 반도체 '장 발장' 사건 전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9-16 06:00:00

화웨이 폰에서 나온 7나노 AP와 SK 칩

제조 방법과 입수 경로 궁금증 자아내

미국 추가 제재 땐 韓 기업 영향 불가피

중국에 있는 한 화웨이 제품 전시장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 있는 한 화웨이 제품 전시장[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중국 화웨이가 반도체 업계에 일으킨 파장은 실로 엄청났다.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에서 SK하이닉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칩이 발견되자 미국의 제재를 어떻게 뚫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이와 함께 나타난 SMIC 7나노미터(㎚·1㎚=10억분의1m)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충격을 안겼다.

16일 업계와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가 해당 기기를 분해한 결과 SMIC 7나노 공정 AP '기린 9000s'와 SK하이닉스 LPDDR5 12기가바이트(GB) D램과 512GB 낸드플래시가 탑재됐다.

여기서 의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미세 공정 칩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중국으로 들어갈 수 없는데 SMIC가 어떻게 7나노 AP를 만들었는지다. 두 번째는 미국은 2020년 9월 반도체 품목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발표했는데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생산된 SK하이닉스 메모리가 어떤 경로로 화웨이로 흘러 들어갔는지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MIC가 EUV 없이 레거시(성숙)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로 7나노까지 집적도를 높였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봤다. 그야말로 이가 없으니 잇몸을 썼다는 것이다. SMIC 7나노 AP 제조에 쓰인 것으로 추측되는 심자외선(DUV) 장비로는 EUV 장비보다 미세 공정 칩을 만드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SMIC는 적자를 감수하며 칩을 생산했고 중국 정부가 그 비용을 지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메모리 탑재는 더 의아하다. 이 회사는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미국 상무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화웨이가 우회 루트를 만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미국 제재 리스트에 없는 중간 판매상을 통해 일종의 '세탁'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물량 중 대부분이 삼성·SK 제품인 만큼 화웨이가 한국 메모리를 손에 넣기 어렵지 않았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세계 D램 점유율은 70%, 낸드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어찌 됐든 화웨이는 몰래 빵을 훔치다 걸린 장 발장 같은 처지가 됐다.

향후 중국 업체가 판매하는 정보기술(IT) 기기에 삼성·SK 메모리가 추가로 발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메이트 60 이외에 같은 회사 스마트폰인 'P60 프로'와 '메이트 X3'에서도 SK하이닉스 메모리가 발견됐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 국가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기준 35.3%다. 한때 50%에 육박한 사실에 비춰 보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중국은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倔起)를 막기 위해 제재를 더 촘촘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장비 중국 반입 규제 유예 기간은 1년 더 늘어나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의 추가 제재로 한국 기업이 받을 영향은 미지수지만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제재 수위를 높인다면 간접적인 여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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