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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반년 경영공백 종지부 찍는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2023-08-31 05:00:00
KT 김영섭 대표이사 약력 그래픽이코노믹데일리 그래픽팀
KT 김영섭 대표이사 약력 [그래픽=이코노믹데일리 그래픽팀]

[이코노믹데일리] 논란 속에 오랫동안 수장을 찾지 못하고 표류해온 KT가 김영섭 대표이사를 확정, 9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며 경영 공백의 종지부 찍었다.

KT는 지난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임시주총에서 제1호 의결사항인 대표이사 선임 건이 원안대로 의결했다.

김영섭 대표이사는 이번 주총에서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아 대표이사 선임이 확정됐다. 

KT관계자는 "김 대표는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과 오랜 기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몸 담으며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성장하게 만들 최적의 적임자로 꼽힌다"며 "또한 KT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고, 지속 성장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KT의 최대 주주(6월 말 기준 주식 7.99% 보유)인 국민연금이 김 대표 선임 건을 비롯한 4개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방향을 정한 점이 미친 영향이 제일 큰 부분이기도 했다. 주요 주주인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 등도 국민연금의 방침을 따라 이견이 없었다.

외국인 주주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도 앞서 이미 김 대표에 대해 일찌감치 찬성 입장을 정했다. KT 직원 1만6000여명이 가입한 KT노동조합도 일찍이 김 대표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였다.

자산 총액 50조원, 재계 서열 12위 기업집단인 KT는 9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며 경영 공백을 끝내게 됐다. 주력인 통신사업은 물론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전 세계가 초거대 AI전쟁 중인 가운데 반년이란 시간동안 미래 청사진조차 그리지 못한 채 허송세월한 셈이다. 신임 김 대표가 짊어져야 할 무거운 과제다.

지난해 11월 연임 도전에 나선 구현모 전 대표를 국민연금이 공개 반대하면서 시작된 KT 수장 논란은 여권의 공개 비판 속에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모두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공백 사태로 비화했다.

◆ LG그룹에 오랫동안 몸담은 'LG맨'이자 재무통

김영섭 대표는 1959년 4월 10일생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종교는 천주교다. 경북사대부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을 거쳐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 LG CNS 사장을 지낸 정통 'LG맨'이다. DX 기술 필요성을 강조하며 LG CNS의 사업 역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 받는다. 재무 전문가로 통하지만 정보기술(IT)기술 이해도도 높다.

특히 다른 통신업계 전문경영인 출신이란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014년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통신업계를 경험했고 2015년 말부터 7년간 친정인 LG CNS를 이끌어 ICT 분야에 능통하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 대표에 대해 "기업경영 경험과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운 KT의 경영 비전 아래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며 대내외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년간의 ICT 기업 CEO(최고경영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DX(디지털 전환)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문화 개선 의지가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재계 순위 12위의 '통신 공룡' KT에서 김 대표는 9개월간 이어진 대표 선임 논란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으며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새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 몰두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LG CNS 대표 시절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 평가 방식 개선, 재무구조 효율화 등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했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만큼 취임 이후 강력한 인적 쇄신 및 업무 효율화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 대표는 후보 시절부터 주로 광화문 본사로 출근하면서 임원들로부터 경영 현안들에 관한 보고를 받고 조직 현황을 파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대표들과 달리 따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지 않았지만 워낙 대기업 조직 경험이 풍부해 빠르게 업무를 파악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오는 9월 7∼8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통신 박람회인 '모바일 360 APAC'을 통해 공개 석상에 처음 신임 KT 대표이사로 공식 데뷔한다.

다가올 과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김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 정기 주총까지 약 2년 7개월이다. 산적한 과제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주요 주주,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또한 '텔코(Telco, 통신기업)→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에서 한 단계 진화한 새로운 기업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민영화 20년'을 넘긴 KT가 3년마다 찾아오는 'CEO 논란'을 끝낼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투명한 지배 구조를 확립하고 역량 있는 후계자를 육성하는 것도 김 대표의 과제다.

김 대표 본인도 최근 이사회와 체결한 경영계약서에서 '대표이사가 임기 중 직무와 관련된 부당한 요구 수용 또는 불법 행위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이에 따라 1심에서 벌금형 이상이 선고된 경우 연임에 응모하지 않을 것'이라는 권고사항을 수용, 솔선수범 의지를 보였다.

그룹 쇄신을 위한 인적 개편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전임 경영진의 배임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구현모 전 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이 다수 연루된 만큼 신임 대표로서 과거와의 고리를 끊기 위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김 대표가 KT의 '이권 카르텔'을 어떻게 혁파할지도 주목된다. 

또한 지난해 말 이후 중단된 임직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 등 어수선한 조직의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 김 대표는 조직 안정화와 기업 구조 개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았다.

업계는 김 대표가 우선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서서히 개혁 작업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검찰이 구 전 대표 등의 배임 의혹과 관련해 KT 본사와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압박이 있는 만큼 내부 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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