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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요타 하이랜더, 뒤에 타니 잠이 '솔솔'…'아빠차의 정석'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7-31 11:28:08

승차감·연비·공간에 집중한 패밀리 SUV

2열 독립 시트로 짐 많은 4인 가족에 '딱'

'하이브리드'로 준대형 SUV 시장 정조준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5일 출시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랜더 외관사진성상영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5일 출시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랜더 외관[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순수' 전기차를 앞다퉈 내놓는 사이 일본 도요타가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였다. 도요타는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랜더'로 토종 브랜드가 꽉 잡은 국내 준대형·대형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라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삼은 하이랜더는 한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부활을 알릴 신호탄이 될지 기대된다.

나카하라 토시유키 한국토요타자동차(도요타코리아) 전무는 지난 27일 미디어 시승회에서 "하이랜더는 올해 2월 라브(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6월 크라운에 이어 소개하는 전동화 모델 제3탄"이라며 "편안한 승차감과 다양한 공간 활용, 리터당 13.8㎞의 높은 연비를 통해 아웃도어와 친환경을 동시에 원하는 고객들께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 파주시 문발동에서 인천 중구 영종도까지 왕복 220여㎞를 타보며 느낀 하이랜더는 '장거리 여행에 최적화된 패밀리카'였다. 이것 말고는 마땅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지만 그래서 소비자에게 잘 먹혀들 것 같았다. 하이랜더는 연비 좋고 편안한 '아빠차의 정석'이었다.
 
도요타 하이랜더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도요타 하이랜더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파격' 없지만 안정감 주는 외관, 큰 차체 체감 안 돼 운전 쉬워

하이랜더의 첫 인상은 파격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도요타 차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따르면서 SUV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볼륨, 역동적인 선, 안정적인 비율을 갖췄다. 강렬하고 여유로운(Powerful Suave) 외관이 콘셉트라는 설명이다. 'Suave'의 사전적 의미인 정중하고 점잖은 이미지에 좀 더 충실하다.

실내는 대시보드 중앙에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배치하면서 오래 된 느낌을 덜었다. 컵홀더가 있는 쪽과 도어 트림(문 내장)에 나뭇결 무늬 장식을 사용해 세그먼트(차급)에 걸맞은 고급스러움을 가미했다. 유심히 들여다 보면 딱딱하고 가벼운 플라스틱도 쓰였지만 손에 닿는 부분은 쿠션감 있는 인조가죽으로 마감했다.

하이랜더는 일반적인 7인승 SUV가 1~3열 좌석을 2-3-2로 배열한 것과 달리 2-2-3으로 뒀다. 2열에 좌우 독립형 시트를 배치해 가운데에 3열로 이동할 공간을 만들었다. 3열은 헤드룸(머리 공간)은 충분했지만 좌석이 마련됐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트의 편안함은 1·2열에 몰아준 듯했다. 4인 가구가 많은 짐을 싣고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딱 알맞았다.

도요타코리아는 하이랜더를 "여성도 운전하기 편한 차"라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보닛 앞쪽까지 거리와 차체 폭이 얼마나 될지 감을 잡기 쉬웠다. 전장(길이) 4965㎜, 전폭(너비) 1930㎜, 전고(높이) 1755㎜, 축거(휠베이스) 2850㎜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보다 약간 작은데 차체 크기로 느껴지는 난이도는 훨씬 낮았다.
 
도요타 하이랜더 2·3열 좌석사진성상영 기자
도요타 하이랜더 2·3열 좌석[사진=성상영 기자]

◆뛰어난 연비와 정속주행 실력, 장거리 몰아도 피로 적어

동력 성능은 큰 몸집과 2085㎏에 이르는 공차중량이 버겁지 않을 정도다. 운전자를 포함해 성인 남성 4명이 탔는데도 시속 130~140㎞까지 부드럽게 밀고 나갔다. 하이랜더는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합쳐 총 출력 246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도요타 차량에 많이 쓰이는 전자식 무단변속기(e-CVT)가 들어갔다. 파워트레인(구동계)을 공유하는 도요타 시에나와 비교하면 차체가 작고 가벼운 탓인지 가속이 좀 더 시원시원하다.

도요타 하이브리차는 시속 40㎞까지 모터로만 주행 가능한 'EV모드'를 지원하는데 이날 시승에서는 저속에서도 엔진이 작동하는 때가 많았다. 무더위에 에어컨을 세게 틀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엔진이 많이 돌수록 연비는 나빠진다. 그러나 주행을 지속하니 계기반에 표시된 연비는 15㎞/ℓ를 넘었다. 공인 연비를 맞춰 보려 반환점인 영종도에 다다라 엔진 회전수(RPM)를 높게 써봤지만 14㎞/ℓ 밑으로 떨어뜨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한 가지 놀란 점은 정속주행이 굉장히 편했다는 것이다. 크루즈컨트롤을 켜지 않고도 발에 부담 없이 속력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적절히 뗐다 밟기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 장거리를 달려도 피로가 적다. 수백㎞에서 1000㎞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북미 시장에서 연간 20만대 넘게 팔리는 이유 중 하나다.
 
도요타 하이랜더 적재 공간과 2열 우측 좌석을 접은 모습사진성상영 기자
도요타 하이랜더 적재 공간과 2열 우측 좌석을 접은 모습[사진=성상영 기자]

◆잠을 부르는 2열, 소음·승차감 모두 '만족'…가격은 6660만~7470만원

영종도에서 파주로 돌아오는 길에 앉아본 2열은 착좌감이나 승차감 모두 만족스러웠다. 독립형 시트를 적용한 덕분에 옆 사람과의 간섭 없이 널찍했고 3열을 적재 공간으로 쓴다면 앞좌석과 무릎 사이도 여유롭다. 승차감은 단단히 조였다기보다는 상하 바운스(bounce)에 관대하다. 쉽게 말해 요철을 지날 때와 지나고 난 뒤 위아래로 움직이는 폭이 크고 부드럽다.

컵홀더, 열선시트, USB 충전 단자, 공조장치 조작 버튼 등 2열 편의장비도 웬만큼 갖췄다. 조금만 욕심을 내 본다면 통풍 기능이 없다는 점, 파워아울렛(전력 공급 장치) 전압이 120볼트(V) 규격이어서 국내(220V)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나 고속 주행 때 바람 소리를 잘 잡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1·2열 어느 곳에 앉더라도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 때문에 거슬리지 않았다. 차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도 2열에 앉으면 나른해지기 십상일 듯했다.

가격은 비교 대상을 어디다 두는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지난 25일 국내에 출시된 하이랜더는 '리미티드'와 '플래티넘' 두 가지 트림(세부 모델)으로 판매 중이다. 개별소비세 5% 기준 리미티드는 6660만원, 여기에 △2열 열선시트 △디지털 룸미러 △파노라마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추가된 플래티넘은 74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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