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용·최태원 中 갔지만…반도체 족쇄 풀 열쇠 찾기 '난항'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고은서 수습기자
2023-03-28 16:53:12

이재용 이어 최태원 연달아 중국 방문

반도체 해법 모색할지 기대 모였지만

'美 반도체법, 中 설비 투자' 진퇴양난

삼성·SK, 미국과 중국 사이서 '골머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 공장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중국을 놓지도 잡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총수들이 딜레마에 빠지며 해법 찾기가 교착 상태로 보인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나흘간 중국 하이난 보아오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국제 행사인 '보아오 포럼'에 참여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4년 만의 참석이다. 

앞서 이재용 회장도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2023년 중국발전고위급포럼(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 이 회장은 국내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27일 신임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면담한 데 이어 최 회장도 오는 30일 보아오 포럼 개막식에서 회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창 총리가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하는 만큼 눈도장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과 SK 총수들이 연달아 중국을 방문하면서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 속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대와는 달리 이 회장은 중국에서 반도체 사업 관련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톈진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 라인을 점검할 뿐이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이 말을 아끼는 데에는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복잡한 심경이 담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풀어야 할 방정식이 매우 까다롭다. 미국 상무부가 지원금 지급 요건으로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대하지 못하게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매출 60%를 책임지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에 각각 반도체 공장을 둔 상태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를 담당한다. 우시 공장과 다롄 공장은 각각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50%, 낸드플래시 20%를 맡고 있다.

두 회사가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에 추가 투자를 할 수 없다.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공장 신·증설과 장비 교체 등이 제한돼서다.

그런 와중에 업황도 좋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급감했고 창고엔 재고가 쌓였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올해 1분기(1~3월)에 3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도 3조원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반도체 불황이 이어져 중국 공장 매출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는 대신 미국에서 보조금을 신청할 수도 있다. 미 상무부는 프로젝트당 최대 30억 달러(약 3조8979억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보조금 규모와 업황 반등 예상 시기인 3분기(7~9월)까지의 메모리 반도체 판매량 전망치를 비교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자 하는 기업은 오는 31일부터 신청서를 낼 수 있다. 삼성과 SK의 보조금 신청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손을 잡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모습이다.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포기하기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28일 미 상무부는 세부 지침을 명확하게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는 기업에게 예상 수익 계산법을 파일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무정보와 수율(양품의 비율), 가격까지 공개하라는 의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보조금 신청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미국 세부 지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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