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주총2023]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에 주총은 '아수라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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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서 수습기자
2023-03-17 11:16:00

17일, 포스코센터서 제55기 주주총회 열려

주총 앞서 출입구 막아선 노조·시민단체들

배당기준일 변경·사내이사 선임 안건 상정

'뜨거운 감자'였던 포항 본사 이전안도 통과

17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정문 출입구에서 경찰과 전국금속노동조합원들이 대치하고 있다.[사진=고은서 수습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소액주주 주총 참여 방해하는 포스코를 규탄한다!" "지주사 서울 설치 반대,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

17일 오전 8시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경북 포항 시민단체들이 이렇게 적힌 팻말을 들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정문과 후문 출입구를 모두 막아섰다. 포스코센터 일대는 9시 예정된 제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아침부터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경비는 삼엄했다. 직원들이 후문 입구로 들어가려 하자 한 노조 조합원은 "문을 개방할 거면 우리도 들여보내 달라"며 소리쳤다. 한 경찰이 "유혈 사태는 만들지 말라고 약속받자"라며 동료 경찰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이 주총장 밖에서 경계 태세를 벌인 이유는 이번 주총에서 '본사 포항 이전' 안건이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정했다. 그러나 포항 지역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상경 시위를 강행하며 포스코홀딩스 본점 주소지 포항 이전을 촉구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역사회와 공생하겠다며 정관 변경을 약속했지만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당수 이사들이 "그룹 비전과 맞지 않고 주주 가치 제고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냈다.
 

주총 의장을 맡은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17일 오전 제55기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고은서 수습기자]


이번 주총에서도 원활하게 합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포스코홀딩스 입장에서는 대외 홍보 등 업무에 필요한 필수 인력은 서울에 남겨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포스코홀딩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전날(16일) 오후 본점 소재지 포항 이전 안건에 대해 찬성키로 결정하면서 별다른 주주 이의제기 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곧바로 주소 이전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본사 이전 문제로 지난 1년 넘게 이어진 포스코홀딩스와 지역 단체간 갈등은 일단락됐다. 서류상 본점 소재지를 이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포스코 지주사 포함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함해 인력과 조직까지 포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주총 의장을 맡은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본점 소재지 변경안 이외에도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 폐지안 △배당 기준일 변경안 등 안건을 상정했다.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 폐지안이 통과되면서 포스코홀딩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주에게 보내는 종이 우편물을 감축해 환경 보호 등에 나설 방침이다. 배당 기준일 변경안 통과로 포스코홀딩스는 내년부터 '배당금 확정 후 배당주주 결정' 방식의 배당 절차를 도입하게 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사내이사는 모두 3명이었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부사장, 유병옥 부사장이 주주 동의를 얻어 각각 임기 1년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2년 포스코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니켈 사업에 투자하거나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을 가속화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2024년에는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과 환경, 인권 등 모든 영역에서 기업시민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글로벌 ESG 선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국세청은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기간은 3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4~5년 마다 시행되는 정기세무조사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주총 하루 앞두고 열린 세무조사가 사실상 최정우 회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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