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이노, 이틀 일하고 이틀 쉬고…분규 없는 임금·휴식 '두 마리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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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2023-02-09 16:04:46

61년 만에 울산CLX 4조2교대 전환

하루 12시간, 2일 근무 후 2일 휴식

"휴식권 보장 차원"…임금 5.1% 인상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과 박율희 SK이노베이션노동조합 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2023년도 임금협약안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이코노믹데일리] SK이노베이션 노사가 국내 핵심 사업장 울산콤플렉스(CLX)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 2교대제를 도입한다. 61년 만에 근무제를 개편한 것으로 직원 휴식권을 증진해 교대제 폐해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2023년 임금교섭 조인식'을 개최했다. 노사는 이날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박율희 SK이노베이션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협약서에 서명한 뒤 이를 교환했다.

올해 교섭 결과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울산CLX는 기존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로 근무제를 변경했다. 4조 3교대제는 전체 생산직 인원을 4개 근무조로 편성한 뒤 하루 8시간씩 3개 조가 출근하고 1개 조는 쉬는 형태다. 4조 2교대는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이틀을 쉰다. 바뀐 근무제는 전날(8일)부터 적용됐다.

4조 2교대제는 석유 정제 설비를 24시간 돌려야 하는 사업 특성상 주·야간 교대 근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근로자 휴식권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 대안으로 도입됐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4시간 늘어나지만 휴무일이 기존 1일에서 2일로 늘어나면서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충분한 휴식이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해 2월부터 이달 7일까지 1년간 4조 2교대제를 시범 운영해 안전, 성과, 직원 행복도와 건강 등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업무 몰입도가 향상되고 생체 리듬 안정화를 통해 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다고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7년째 분규 없는 임금교섭 타결 기록도 남겼다. 임금 인상률을 직전 년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연동하는 원칙을 노사가 존중하면서 갈등 요인을 없앴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5.1%로 합의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2021년 대비 5.1%)과 같다.

근무제 개편과 임금인상안 등이 담긴 올해 임금협약안은 노조가 지난 7일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96.75%로 가결됐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임금은 사실상 오르지 않았으나 4조 2교대제가 전면 도입되며 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 고유가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급 지급이 예상돼 임금에 대한 불만을 잠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기본급 2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얘기도 돌았으나 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박율희 SK이노베이션노조 위원장은 "역대 최고 찬성률은 단순히 잠정 합의안에 대한 만족도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신뢰와 기대치가 함께 담긴 결과"라며 "4조 2교대제 도입으로 구성원 삶의 질 향상과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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