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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처참했던 사고 현장..."환자 다수 코피, 복부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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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현 기자
2022-10-30 16:34:33

이태원 투입 의사 "환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환자들 공통적으로 코피, 복부팽창 증상 보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사망자 이송을 위해 구급대원 등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29일 밤 151명이 사망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 구조에 투입된 의사가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 구조에 참여했던 의사 A씨는 3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직접 투입된 시간은 밤 11시 10분쯤이었다"며 "(CPR이 필요한 환자가) 처음에는 2명부터 시작해 4명, 5명 점점 늘더니 숫자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환자들 얼굴이 말하기 힘들 정도로 창백했다. 맥이 안 잡히고 호흡이 없어서 CPR을 바로 진행했다"며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얼굴에 코피 같은 출혈이 있어서 기도 확장을 한 다음 구강 안에 있는 피도 뺐다"고 말했다.

A씨는 "CPR을 하면서도 (환자) 복부가 점점 팽창하는 걸 느꼈다"며 "복부 팽창은 가스가 찬 건지 아니면 (내부) 출혈이 생긴 건지는 (현장에서) 확인할 수 없어서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제가 돌봤던 환자 5~6명 정도가 모두 복부 팽창 증상을 보였고, 이미 사망한 이들도 복부 팽창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사망 원인이 압박에 의한 질식사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람들이 엉키고 넘어져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 도미노처럼 하중은 누적돼 쌓인다. 그 누적된 하중이 인체를 누르면 흉부를 압박한다"며 "흉부가 압도적인 압력으로 눌리면 숨을 쉬어도 흉강이 팽창하지 못한다. 압박에 의한 질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날 긴급성명을 바료하고 사고 현장 관련 사진·영상 유포 중단을 촉구했다.

학회는 성명을 통해 "(이태원 참사는) 인명피해가 큰 사고로 국민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과 없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압사참사로 현재 확인된 인명피해는 사망 151명, 부상 82명(중상 19명·경상 63명)이다. 부상자와 사망자는 59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사망자는 42개 장례식장에도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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