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유업계, 사상 최대 수출액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심민현 기자
2022-10-28 09:13:18

3분기 실적 급감...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영향

연중 최저치 기록한 정제 마진도 악재로 작용

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유업계가 올해 3분기(7~9월) 사상 최대 수출 물량과 수출액을 기록했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3분기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인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올해 3분기 석유제품 수출량은 1억3300만 배럴, 수출액은 163억4300만 달러(약 22조원)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9.0%, 81.2%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수출량은 3억5433만 배럴, 수출액은 443억3600달러(약 56조원)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각각 15.2%, 91.4% 증가한 수치다.

수출실적 개선으로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가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호재에도 정유업계는 실적이 크게 떨어지며 울상을 짓고 있다. 전날 실적 발표를 한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5117억원, 702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에쓰오일은 6.9% 줄었고 현대오일뱅크는 305.6% 늘었지만 바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에쓰오일은 70.3%, 현대오일뱅크는 48.8% 감소했다.

업계는 다음달 초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는 SK에너지, GS칼텍스 3분기 실적도 2분기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에너지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을 7120억원으로 예상했다. 2분기 2조3292억원과 비교하면 69.4% 감소한 수치다. DB금융투자는 GS칼텍스 3분기 영업이익을 5491억원으로 내다봤다. GS칼텍스의 직전분기 영업이익은 2조1321억원이다.

실적이 급감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환차손'이다. 최근 급격한 경기 침체 속에 나타난 환율 급등이 환차손을 불러온 것이다. 여기에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제 마진과 국제 유가마저 하락하며 '삼중고'를 겪고 있다.

해외 원유 매입은 정유사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환율이 올라가면 정유업계 환차손이 높아진다. 정유사들은 원유 매입 자금을 일정 시차를 두고 현 시점 환율로 계산해 대금을 지급한다. 

이 기간 현금이 묶이기에 정유사들은 자금을 융통할 목적으로 유전스(usance)라는 채권을 발행한다. 환율이 급등하면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고 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영업외손실도 늘어나게 된다.

정유업계의 악재는 고환율 뿐만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 상반기 호실적을 이끈 정제 마진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정유업계 수익 지표로 사용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의 3분기 평균 가격은 배럴당 7.9달러로 나타났다. 배럴당 20.8달러였던 2분기와 비교하면 62% 감소한 수치다.

정제 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각종 원가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정제 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이다.

다만 정유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수출 제한으로 유럽 전역에서 겨울철 난방을 위해 경유, 등유 수요가 늘어나는 점, 글로벌 정유사들의 정제 설비 투자 중단으로 정제 설비 부족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 제품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고환율 등 현재의 어려움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일단 지켜봐야 한다. 다각도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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