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저축은행권, 중금리 경쟁에 실적악화까지 '이중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아현 기자
2022-06-08 09:47:36

제2금융권 "올해 예대마진 축소 불가피" 전망

인터넷은행과 중·저신용시장 둘러싼 경쟁 구도

[이코노믹데일리] 제2금융권 저축은행 업계가 중금리 시장을 둘러싼 인터넷 전문은행과의 경쟁에 쫓기고 올해 1분기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권 주력 분야인 중·저신용자 대출에서 인터넷 은행과 타깃이 겹치면서다. 비대면 모바일 플랫폼과 낮은 금리 혜택을 내세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이 세력 확장에 나서자 올해 저축은행권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새로운 경쟁자' 인터넷은행 등장에 중금리 시장 치열
 

[사진=토스뱅크]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20~30% 내외 수준이었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23년 말까지 30% 이상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인터넷은행들의 설립 목적 중 하나는 ‘중금리대출 활성화’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취급하는 비보증부 신용대출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에 신용도가 낮고, 고금리를 적용받기에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이 10% 내 금리의 대출을 취급했고, 저축은행이나 카드사들이 10%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취급을 해온 중금리 대출 시장에 인터넷은행이 뛰어든 것이다.
 
올해 들어 인터넷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비중 늘리기에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앞서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며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시장 진출 제한 등 금융당국의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지난달 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35.2%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케이뱅크(22.7%), 카카오뱅크(20.8%)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중금리 대출 목표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25%, 토스뱅크는 42%다.

현재 3사 모두 올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라 올해 초부터 중금리 대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이자 혜택을 제공하거나 자체 개발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금리를 낮추고 고객 확보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올해 5월 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개인사업자를 위한 ‘사장님 대출’을 선보였다.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연 3.42%의 동일한 금리와 첫 달 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 TSS(Toss Scorning System)를 기반으로 데이터가 없어 신용평가가 어려웠던 신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공격적인 행보에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저축은행 업계는 주 타겟층인 중·저신용자 고객 확보가 시급해진 상항이다. 인터넷은행에 고객을 빼앗길 수 없는 저축은행도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은 금리 상승기임에도 불구하고 대출 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조정해 고객 유치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저축은행 36곳이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4.51%로 집계됐다. 4월(14.81%)보다 0.3%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내놓는 등 영업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그런 부분이 금리에 조금씩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금리 시장은 저축은행, 인터넷은행, 상호신용금고 등 경쟁하는 금융사들이 있고, 각 사의 특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그렇지만 저축은행도 저축은행만의 영업 방식이나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들이 있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 호황 끝났나…대형저축은행 올 1분기 실적 주춤
 

자료사진 [사진=OK저축은행]

올해 들어 저축은행의 수익성 측면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은행권 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세우며 호황을 누리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거둬들였다.
 
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290억원) 25.3% 감소했다. SBI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지만, 이 외 OK·한국투자·페퍼·웰컴저축은행 등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K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26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776억원) 65.6% 줄었다. 5개 저축은행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페퍼저축은행이 1분기 101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33.6% 감소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13.6%, 웰컴저축은행 9.4% 순이익이 감소했다.
 
저축은행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린 영향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 안정적인 수신확보 및 여신 활동에 집중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며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저축은행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윤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22 저축은행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여러 차례에 걸쳐 한은의 기준금리 상승이 예고됐기 때문에 조달 비용 상승으로 예대 마진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부수적인 수입이 적고 전체 수익의 95% 이상이 예대 업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예대 마진의 축소는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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