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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원 인사 '삐걱'…손태승 회장, 내부 알력에 휘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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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2022-02-25 09:30:00

이원덕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 후 후속인사 전무

그룹 사장직 신설 계획뿐 업무 분장도 '불투명'

서울 중구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 임원 인사가 수개월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룹 공식 서열 2위인 이원덕 수석부사장의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을 제외하고는 후속 인사가 전무하다. 완전 민영화를 달성한 우리금융 원년 인사를 둘러싼 내부 알력이 잡음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손태승 그룹 회장의 리더십 결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수석부사장이 차기 은행장에 내정된지 3주 가까이 지난 25일 현재 우리금융은 임원을 포함한 후속 인사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 내정자 인사와 함께 우리금융 설립 이래 최초로 신설될 2인 체제 사장직 구상 계획 외에는 이렇다 할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

차기 행장 내정이 발표된 지난 7일 당시 그룹 측은 "(손 회장 다음 직급인) 지주 사장직을 신설할 계획으로 임원 선임 절차 등을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내정자와 더불어 은행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에 올랐던 박화재 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과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이 지주사 사장으로의 승진 대상이다.

다음달 박 부행장과 전 부행장보 이동으로 우리은행 임원진도 새로 구성해야 하지만, 이에 앞서 사장직 신설과 맞물린 지주사 임원 인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손 회장 다음으로 수석부사장 1명, 부사장 5명, 전무 4명, 상무 1명 등 12명 임원이 포진해 있다.

2명의 사장 자리가 생기면서 업무 분장과 조직 개편, 나머지 임원 인사가 단행돼야 하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우리금융이 다른 경쟁 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통상 연말, 늦어도 연초에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사항을 발표한 것과 확연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1년 추가 연임이 예견됐던 권광석 현 우리은행장의 차기 인선 이탈이 이번 임원 인사 지연의 변수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권 행장이 코로나19 여파와 사모펀드 사태 등 우리은행은 물론 그룹 전사적 위기에도 역대급 실적 시현에 1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지만 처음부터 차기 행장 후보군에 들지 않은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결국 권 행장이 지주사 사장으로 이동하는 경우의 수마저 사라진 데다 그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사장직 아래 임원 인사를 놓고 내부 이견이 충돌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인사권자로서 임원 인사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손 회장 입김도 이번 만큼은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양상이다.

우리금융 측은 "담당 부서에서 인사 관련 내용을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라며 "현 행장 향후 거취는 확인되지 않았고, 다만 두 사장직 선임 일정은 지주사 임원 선임 이후에 잡힐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8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내정을 마무리했으며 다음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안건을 최종 의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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