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행보 성대규]첫 성적표 우수...신한라이프 '빅4' 굳히기

올해 3Q 순이익 4019억원으로 한화생명 뛰어넘어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 [사진=신한라이프]

"국내 톱 티어(Top-Tier)를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로 도약하자."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가 통합법인 출범 후 받은 첫 성적표, 매우 우수한 실적을 보이면서 국내 톱 티어(Top-tier) 생명보험사 굳히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4019억원을 거뒀다. 전년 3분기(누적순익 3846억원)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생명보험사 '빅3' 중 하나인 한화생명의 실적보다 높다.

신한라이프의 자산규모는 70조2914억원으로 한화생명(127조5300억)에 비해 두 배가량 적은데, (한화생명보다) 더 큰 순이익을 거둔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은 3.40%로 전년 동기(3.34%)보다 0.06%p 증가했다.

다만 성 대표의 일성대로 신한라이프 톱 티어를 넘어 국제표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빅3와 차별성을 둬야 한다. 신한라이프는 중견 생명보험사 두 곳이 합쳐져 초대형 생명보험사로 거듭났지만, 기존의 3강 생명보험사와 격차가 크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8012억원으로 신한라이프 실적의 2배 수준이다. 3위인 교보생명의 누적순익(5464억원)과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총 자산 규모 역시 틈이 크다. 자산규모는 삼성생명 305조7756억, 한화생명 127조9534억, 교보생명 116조9118억원으로 신한라이프(70조2914억) 보다 크게는 4배 가까이 차이난다.

신한라이프의 롤모델은 카카오뱅크가 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5대 은행'에 비해 자산규모와 순익 모두 떨어진다. 그러나 오히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21일 시가총액기준 29조원으로 업계 1위인 KB국민은행 23조원에 비해 높다. 혁신성을 무기로 차별화 전략을 실행했고, 제도권 은행과 어깨를 견주게 됐다.

신한라이프가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구성원의 화학 결합을 이뤄야 한다고 업계는 말한다. 두 회사의 완벽한 결합으로 각각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높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생명은 TM조직의 경쟁력이 높아 신계약 모집에, 오렌지라이프는 전속설계사들의 대면영업 경쟁력이 강점이다. 대면조직의 경우 신한생명은 30대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40~50대 여성이 주력이다. 영업방식과 세대차이로 양 대면채널 조직이 분리돼 있지만,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위해서는 결합이 필요하다. 성 대표 역시 각각의 장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인지, 통합에 힘을 쏟고 있다.

모집채널 외에도 물리적 통합도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재무통합시스템을 비롯해 정보기술(IT)시스템 등은 통합법인 출범인인 올해 7월 1일 'Day(데이)1' 오픈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물리적 통합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신한라이프는 각 사 시스템에 관한 토론을 진행하고 우수한 시스템 또는 제3의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내년 1분기 중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대규 대표의 말처럼 톱 티어 생명보험사를 넘어 국제표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3강과 차별화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면서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을 완벽히 하지 못한 상태로 이런 부분들이 일정 부분 해결돼야 목표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석범 기자 csb211@economi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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