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다렸다는 듯 이재용 부회장 출소 날 삼성SDI 미 배터리공장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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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2021-08-13 16:07:01

로이터, 미 일리노이주와 협상 사실 공개

이재용 부회장 출소 후 서초사옥 찾아 "열심히 하겠다"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복귀 타진하며 주요 현안 챙겨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가석방 출소한 뒤 곧바로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공백을 깨고 경영 복귀를 앞둔 만큼 반도체 투자, 인수·합병(M&A) 가운데 삼성의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무엇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에서 반도체·가전사업 등 주요 사업 부문 경영진과 만나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회사를 먼저 찾은 만큼 경영 복귀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형법에 따르면 가석방 대상자는 가석방 이후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이 부회장도 부회장직으로는 경영 복귀가 어렵지만, 미등기 임원으로는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분위기 쇄신을 앞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집중할 부문이 무엇인지 주목된다. 글로벌 반도체 대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투자가 선행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애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에 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오스틴, 뉴욕주 등 구체적으로 대상 지역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 부회장의 수감으로 올스톱됐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사업 현장을 직접 챙길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공언했다. 총 171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시장을 선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3공장을 건설 중인 경기도 평택 지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딕 더빈(Dick Durbin) 미국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삼성SDI와 일리노이주 노멀 지역에 배터리 셀(cell·배터리의 기본 단위)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백신 확보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여론에 응답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 부회장은 뇌물 혐의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지난 1월부터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왔다.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로서 207일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13일 오전 10시께 출소했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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