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카카오 성장방정식]②카카오엔터-스포티파이,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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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2021-03-12 14:24:16

멜론 성장 한계, 콘텐츠 경쟁력 강화...“실(失)보다 득(得) 크다”

스포티파이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통하는 음원을 확보하면서 국내 서비스 부담을 덜었다. 반면 카카오엔터와 카카오는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카카오 입장에선 콘텐츠를 통한 성장에 주력하고 있어 잃는 것도 보단 얻는 것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가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통하는 음원을 다시 확보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가온차트 연간 400위권 음원 중 37.5%를 유통한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다.

지난달 28일 두 회사의 계약이 만료된 가운데 지난 2일 스포티파이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엔터가 유통하는 음원이 스포티파이 내에서 서비스 되지 않은 것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1%도 채 되지 상황에서 출발부터 벽에 부딪힌 것이다.

스포티파이 입장에선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다. 실제로 애플뮤직은 카카오엔터로부터 음원 공급을 받지 못했고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 배경에는 카카오엔터 모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멜론이 있다. 카카오엔터가 스포티파이에 음원을 제공하면 일부 시장점유율 잠식이 불가피한 탓이다.

양사는 이번 합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포티파이가 막강한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카카오엔터를 압박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여론 압박 등에 부담을 느껴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아티스트들은 음원 유통사 변경을 검토하고 나서기도 했다.

카카오엔터는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스포티파이 입장에서도 카카오엔터 음원이 제외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 실제로 스포티파이는 성장 초기 음원산업 레이블과 각종 저작권 분쟁을 겪었고 안정적 음원 공급이 필요했던 만큼 지분교환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높아진 K팝 위상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환영받기 어렵다.

카카오는 멜론, 카카오엔터는 음원유통 수익 등 저하가 우려된다. 특히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 다양한 형태(예: 유튜브 레드 등)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멜론이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도 의문이다.

각종 플랫폼 산업이 본격화된 초기에는 콘텐츠 산업 대비 우월한 입지를 자랑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반전됐다. 과거처럼 플랫폼에 기대 콘텐츠들이 성장하는 방식이 아닌 어떤 플랫폼이 어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콘텐츠의 가치가 높아지고 오히려 플랫폼은 경쟁심화로 그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OTT 시장에서도 콘텐츠에 따라 플랫폼 경쟁력도 같이 움직이고 있다.

멜론은 카카오의 캐시카우지만 단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만으로 승부를 보긴 어렵다.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면 단연 세계 최대 플랫폼과 함께 하는 것이 유리하다. 카카오엔터의 스포티파이 음원 공급 결정은 실보다는 득이 크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멜론은 카카오에게 수익 측면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의 난입으로 성장에 대한 고민도 크다”며 “플랫폼 경쟁력이 콘텐츠로부터 나오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모든 기업들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자체가 돈이 되는 시대고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할수록 여타 사업 확대에도 유리하다는 점에서 카카오엔터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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