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부친+차남 vs 장남+장녀…본격화된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8-25 15:50:57

조현식 부회장 “집안의 장남” 강조…성년후견심판절차 참여 예정

지분상 차남과 경쟁 안돼…법원, 조 회장 건강 문제 시 증여 무효

사진 왼쪽부터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시간문제로 관측돼 온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이 본격화됐다. 누나에 이어 장남이 경영권 분쟁에 가세하면서 아버지·차남 대 장녀·장남 구도가 만들어졌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제기한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건강 이상설에 힘을 보탰다.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는 객관적 판단 결과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조 부회장은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며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누나인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달 “아버지의 객관적 판단이 의심된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중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를 접수했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이나 노령 등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해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한정후견은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 일부분 후견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다.

조 회장은 6월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그룹 지분 전량인 23.59%를 넘겼다. 이에 장녀는 주식을 공익재단에 환원하려던 아버지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며 제동을 걸었다. 조 회장도 입장문을 내고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건강 이상설에 반박했다. 지난15년 간 경영 능력을 살핀 결과 차남을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조현식 부회장은 자신이 장자인 점을 내세워 반기를 들었다. 그는 “집안의 장남으로서 가족 간의 문제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주 및 임직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형제 간 서열을 강조했다.

지분율로 볼 때 조현범(42.9%) 사장에 맞설 수 있는 형제는 없다. 조현식(19.32%) 부회장과 조 회장의 두 딸 조희경(0.83%)·희원(10.82%)씨 지분을 모두 합쳐도 30.97%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공단(6.24%) 지분을 합쳐도 37.21%다. 하지만 6월 주식 증여 당시 조 회장의 객관적 판단이 어려웠다는 결론이 날 경우 이 증여는 무효가 될 수 있다.
 

[자료 =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남매간 다툼은 비공개로 진행 될 재판에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구인인 조희경 이사장 외에 다른 남매들도 이해관계인으로서 법정과 서면에서 자기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차녀 조희원씨는 입장을 정하지 않았지만 가족 간 대화는 계속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입장문을 낸 조현식 부회장은 사건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해관계자로서 사건 당사자에 준해 참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순 이해관계자에 머물지 않고 참가하게 되면 청구인과 마찬가지로 재판 기일을 통보받고 출석 의무도 진다. 변호인을 통해 의견서도 제시할 수 있다.

그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조씨 형제 경영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조 부회장이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면서 형제 경영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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