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하까지 내려간 유가'…홀짝 게임' 된 원유 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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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2020-05-05 12:00:00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MLP 펀드 투자가 대안"

[사진=Pixabay 제공]

최근 국제유가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채권(ETN), 파생결합증권(DLS) 등이 막대한 손실을 내자 미국의 에너지 운송 인프라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MLP 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MLP 펀드는 에너지를 운송, 저장, 분리, 정제, 선적하는 에너지인프라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 대륙에 효율적인 에너지자원 수송을 위해 세워진 파이프라인으로 통칭되는 인프라자산을 말한다.

5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4월 원월물 유가 선물은 26% 하락한 반면 MLP 인덱스는 40% 상승했다. 한화자사운용의 ‘한화 MLP 펀드’는 4월 30% 이상 상승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수송량에 의한 수익구조로 돼 있어 원자재 가격 약세를 일부 상쇄할 수 있는 펀드로 평가된다.

10년 이상 장기계약을 통해 사전 설비용량 계약에 따른 고정운송료를 바탕으로 수송량이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구조로 수수료를 받는다. 직접 원유를 생산하는 업스트림 원유생산업체와는 달리 원유가격과 상관관계가 낮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높은 배당수익을 주며 장기안정성이 뛰어난 자산으로 꼽힌다.

박찬욱 한화자산운용 멀티에셋팀 차장은 “원유 선물이 마이너스까지 하락한 것은 선물 특성상 만기가 있는 만큼 팔지 않으면 현물을 인도받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만기 물 교체에 따른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면서 “반면 MLP 펀드는 원유의 흐름에 영향을 받아 유가 반등을 점치더라도 원유 선물보다 안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수요 위축과 원유 공급 과잉이 지속할 경우 MLP 펀드도 먹구름을 만날 수도 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지난달 낙폭이 매우 컸던 만큼 기술적 반등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최근의 주가 조정으로 인해 MLP 밸류에이션은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유가 약세 국면이 잠잠해 지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욱 차장은 “MLP 시장의 장기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원유 가격 상승에 베팅하되 원유 파생상품의 가격 괴리율, 롤오버 비용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유가와 관련이 깊은 미국 MLP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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