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건
-
-
70% 쓴다더니…SOC 예산, 절반도 못 써놓고 '정치 탓'만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지역경제와 건설경기 회복을 명분으로 상반기 중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70%를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대형 사업 현장 대부분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 발주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적은 저조하다. 30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올해 예산 집행 현황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예산은 9777억원 중 3143억원(32%)만 집행됐다. 핵심인 부지조성 공사는 착수조차 못 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단독 응찰로 수의계약을 추진했으나, 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면서 입찰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연내 착공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 사업은 국토부 소관 SOC 사업 중 최대 규모로, 총사업비가 13조원을 웃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도로, 철도 예산이 하나의 특별회계로 묶여 있는 탓에 가덕도에 집중되면 다른 SOC 예산이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사업에 책정된 예산 2655억원 중 현재까지 638억원(24%)만 집행됐다. 광명 구간에서 발생한 붕괴사고 여파로 공정이 멈췄고, 사고조사와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역시 집행률이 2%에 불과하다. 이 구간은 문화재 출토로 공정이 중단됐고, 개통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만금신공항은 942억원이 편성됐지만 집행률은 0%다. 시민단체가 기본계획 취소 소송을 제기해 하반기까지 결론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토부가 관리하는 상위 10대 SOC 건설공사의 평균 집행률은 39%에 머문다. 당초 정부가 내세운 70% 집행 목표와는 괴리가 크다. 올해 1분기 공공기관 발주 건설기성액도 6조893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감소한 수치로, 분기 기준 7조원을 밑돈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건설사들의 저조한 참여도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개찰 결과가 나온 300억원 이상 대형 공사 39건 중 13건이 입찰 실패 또는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조건을 변경하거나 재입찰을 진행해야 해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비용 대비 편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사업비를 억제하려고 하고, 발주처도 공사비 상승을 설계변경으로 반영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총사업비 산정은 단위·수량·공사 기간 중심으로 결정되며, 현장 난이도는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예산 현실과 현장 간 괴리가 지속되는 한, SOC 집행률 부진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025-05-30 08:21:06
-
-
지방 악성 미분양 11년 만에 최다... 건설경기 짓누르자 정부 '매입 카드'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1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방 경제 침체의 원인으로 꼽히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LH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기존 1주택자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1세대 1주택자로 간주해주는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미분양 해소에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LH는 세계 금융 위기 여파로 주택 시장이 침체한 2009년에도 미분양 주택 2163가구를 7045억원을 들여 사들인 바 있다. 2009년 당시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12만3297가구, 악성 미분양은 5만87가구에 달했다. LH가 15년 만에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건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이 1년 새 2배나 훌쩍 늘어나며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쌓여만 가는 악성 미분양이 지방 건설경기를 짓누르고 있는 데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지방 건설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정부는 지역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내놓았다. 건설경기 침체가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전년 대비로 2.7% 감소한 건설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을 0.4%포인트 떨어뜨리는 결과를 불러왔다. 한국은행은 올해도 건설투자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건설사들은 주택 사업장에서 분양대금이 들어올 때마다 공사 진행률에 맞춰 공사비를 받는다. 작년에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높은 시장금리로 공사 원가가 높아져 투입해야 하는 공사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분양까지 적체됐고, 공사비를 제때 회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이 속출했다. 특히 지방에서 다 짓고도 분양하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작년 말 기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은 1만7229가구인데, 이는 1년 전(8690가구)에 비해 2배 많은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수주까지 줄자 건설사들은 이미 착공한 사업장의 공사비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악순환을 맞게 됐다. 지방 부동산 시장 위축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신태양건설(부산 시공능력평가 7위)·대저건설(경남 2위) 등 지방 주요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제일건설은 부도를 맞았다. 정부는 올해 지방 미분양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가 5000가구가량을 매입하고, LH가 3000가구를 사들여 지방 미분양 8천가구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 조기 집행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 사회간접자본(SOC) 연간 예산의 70%인 12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환경 SOC 예산도 상반기 중 72%인 3조6000억원을 집행한다. 이를 통해 대도시 침수 방지 시설,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용수 기반을 조성한다. 신축매입임대 주택 착공 때는 정부가 매입 금액의 최대 10%를 지급해 빠른 착공을 유도한다. 총 1조2000억원(국비 4132억원)을 투입하는 뉴빌리지 선도사업 32곳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 보조금 80%를 교부한다. 뉴빌리지는 전면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단독주택과 빌라를 새 빌라, 타운하우스 등으로 다시 지을 때 정부가 주차장, 운동시설 등 주민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활력타운(10곳), 민관 상생투자협약(5곳) 등 지역 공모사업은 다음달 중 접수해 5월까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가 상반기 SOC 예산 집중 투입을 강조했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위축에 대응하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공공 SOC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커지고 있다. SOC 투자 위축이 경기 위축과 맞물려 건설산업의 위기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SOC 예산은 25조4000억원으로 전년(26조4000억원)보다 1조원가량 줄었다.
2025-02-25 10:0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