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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상법 통과 수순에 중후장대 긴장…포스코·HD현대 '지배구조 변수' 부상
[이코노믹데일리]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철강·조선 등 대규모 설비투자 산업을 영위하는 지주사들의 경영권 방어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 이내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최종 확정될 경우 자사주를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해온 중후장대 기업들의 지배구조 운영 방식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간 자사주는 단순한 주주환원 수단을 넘어 경영권 방어 장치로 기능해왔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시 우호 지분 확보에 활용되거나 합병·분할 과정에서 지분 구조를 조정하는 데 쓰여왔다. 특히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나 배당 확대 요구가 잦아진 최근 경영 환경에서 자사주는 협상 카드로 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철강업계의 경우 대표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본업 외에도 2차전지 소재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철강 산업은 고로(용광로) 개수·전기로 전환·친환경 설비 도입 등 수조 원 단위 투자가 반복되는 대표적 장치산업이다. 업황 변동성이 큰 구조에서 경영권 안정성은 중장기 투자 결정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혀왔다. 재계에서는 자사주 보유가 완충 장치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업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HD현대를 정점으로 한 조선 계열은 LNG 운반선, 친환경 선박,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선종 중심으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은 수주에서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는 장기 산업으로 수주잔고 확보와 재무 안정성이 핵심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 급락을 겪은 경험이 있는 만큼,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산업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은 과거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 요구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직면한 사례가 있다. 자동차·조선·화학 등 대기업 그룹을 상대로 주주제안이 이뤄진 전례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자사주가 많을수록 지분 구조 재편 과정에서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은 시장에서도 공공연히 거론돼 왔다. 반면 여권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고 같은 이익을 낼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는 구조다. 이는 배당 확대나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일본 등에서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병행되며 기업가치 개선 논의가 확산된 사례도 근거로 제시된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자사주 처리 방식의 변화를 넘어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무게 중심을 '경영 안정'에서 '주주 가치'로 이동시키는 제도적 신호로 해석된다. 철강·조선처럼 장기 설비투자가 핵심인 산업일수록 그 파장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처리 여부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6-02-23 16: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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