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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의 '양손', 그리고 포스트 구자은의 시나리오
[이코노믹데일리] 과거 LS그룹은 늘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움직이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재계 서열에서는 늘 중상위권에 있었지만, 전기·전력·소재라는 산업적 기반 특성상 대중적 존재감은 다소 약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이 조용한 기업이 묵직함을 넘어 단단한 성장의 질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심에는 구자홍 초대회장, 구자열 2대 회장을 잇는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있다. 그가 내세운 ‘양손잡이 경영’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기존의 전통 산업군을 강화하는 ‘왼손’과, AI·데이터·수소·CFE 같은 미래 기술을 과감히 붙잡는 ‘오른손’을 동시에 사용해 조직의 속도를 높이고 사업의 결을 바꾸는 방식이다. 이 전략은 이제 LS를 3년 연속 1조 원대 영업이익, 4년 새 10조 원가량의 자산 증가, 그리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대형 플레이어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지점은 따로 있다. 구자은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성과는 자연스럽게 LS 3세 승계 구도까지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다. LS의 전략을 읽는다는 것은, 곧 LS의 미래 구도를 읽는 일이기도 하다. 구자은 회장은 LS家 특유의 ‘기술·제조 기반 경영 DNA’를 가장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후손이자, ‘작은 정부·큰 기술’을 외치던 LS가의 경영 전통 속에서 성장했다. 경영학보다 기술경영·산업현장의 언어에 익숙하고, 숫자의 흐름보다 미래 산업의 구조 변화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그가 강조하는 ‘양손잡이 경영’도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왼손은 전력·전선·소재·중전기 등 기존 LS의 뿌리 산업, 오른손은 AI·데이터센터·ESS·수소·CFE·배터리소재 등 미래 혁신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두 축을 겹쳐 시너지를 내는 방식이 LS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구회장의 AI에 대한 철학에서도 기술 경영자로서의 확신이 묻어난다. 구 회장은 CES 현장에서 임직원들에게 “AI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라 강조했고, 그룹 차원에서 ‘10년 뒤 LS의 기술’을 직접 그리도록 주문했을 정도다. 그의 리더십이 추상적인 경영철학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숫자’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LS그룹 영업이익은 2022년 1조2040억원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1조 원대를 달성하고 있다. 특히 공정자산은 2022년 26조2000억원에서 올해 35조9000억원까지 무려 10조원이나 증가했다. LS일렉트릭, LS전선, LS MnM 등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이 골고루 좋아졌다는 점도 단순한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의 신호다. LS전선의 미국 1조원대 해저케이블 공장 투자, LS일렉트릭의 북미 ‘배스트럽 캠퍼스’, LS MnM의 니켈·전구체·양극재 밸류체인 구축 등은 모두 양손잡이 전략이 현실로 옮겨진 결과다. 이쯤 되면 ‘양손잡이 경영’은 비유가 아니라 실적을 만든 전략적 프레임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구자은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공개한 '비전 2030'도 그의 경영철학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LS는 전세계 CFE(Carbon Free Electricity)의 큰 흐름 속에서 가장 큰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FE는 탄소 배출 없는 전력을 뜻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ESS, 수소 인프라, 송·배전 솔루션, AI 기반 전력 플랫폼까지 LS가 지난 20년간 구축해 온 사업 구조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LS그룹 전체를 '에너지 전환 인프라 그룹'으로 재정의하고 있으며 이는 20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구자은 회장이 "2030년, LS를 자산 50조 선도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것도 사업 구조적 자신감이 '밑바탕'이 된 셈이다. LS그룹은 오랫동안 형제 경영 전통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구자은 회장 체제 이후 그룹이 대규모 글로벌 산업 전환기에 들어서면서 차기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재계 안팎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3명이다. 먼저 구본혁 부회장은 1977년생으로 3세 중 가장 연장자다. 그는 과거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으로, LS전선 해외영업부터 그룹 경영기획,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까지 두루 거쳤고, 최근 예스코홀딩스를 투자형 지주회사로 전환시키며 첫 부회장 타이틀을 얻었다. 그의 강점은 디지털과 투자, 사업 재편 능력이다. LS가 전통 사업과 신사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에 집중할지’를 판단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규 사장은 1979년생으로, LS전선과 LS엠트론을 거쳐 현재 LS전선을 이끄는 실력자다. 3년 연속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킨 전력이 있다. 그는 미국·유럽 중심의 해저 케이블, 초고압 케이블 시장에서 LS를 글로벌 공급망에 안착시키며, 제조와 해외사업, 인프라 산업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실행력을 증명해 왔다. 만약 LS가 송배전·전력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지키고 강화할 것이라면, 그는 가장 유력한 선택지다. 구동휘 부사장은 1982년생으로, 3세 중에서도 가장 젊지만 LS MnM을 통해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주도하며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그는 LS가 내건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전략의 핵심 축인 소재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만약 LS의 미래가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화, 배터리 시장 확대에 맞춰져 있다면, 구동휘가 가장 자연스러운 승계 후보다. 세 인물은 각자 LS 그룹의 중추적 사업별 '얼굴'을 대표한다. 구본혁은 투자형 지주·신사업 플랫폼, 구본규는 전통 기반의 전력 인프라, 구동휘는 미래 성장 동력인 배터리·소재 사업이다. 결국 LS의 3세 승계 경쟁은 누가 혈통에서 우선하느냐 보다 어떤 사업을 LS의 차세대 '엔진'으로 만들 것 인가를 두고 성립된 구도로 읽힌다. 구자은 회장이 뿌려놓은 ‘양손잡이’의 씨앗은 이제 수확을 기다린다. 그 씨앗을 누가 누구의 손으로 거둘지가 LS의 다음 10년의 가늠자다. LS그룹 내 '9년 임기 전통'을 감안하면 구자은 회장의 임기는 2030년까지가 된다. 2030년이 가까워질수록 재계와 시장은 더 예민하게 LS의 3세 구도를 주시할 것이다. LS의 미래,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전력·에너지·전기화 시대의 향방이 이들 3세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25-12-15 16: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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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e편한세상 내포 에듀플라츠' 28일 주택전시관 개관… 727가구 분양 돌입
[이코노믹데일리] DL이앤씨는 충청남도 내포신도시에 선보이는 'e편한세상 내포 에듀플라츠'의 주택전시관을 개관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단지는 충청남도 홍성군 홍북읍 내포신도시 RH14블록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5층, 9개 동, 전용면적 84·119㎡, 총 727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내포신도시에서는 3년여 만에 공급되는 아파트로 민간참여 공공분양(전용 84㎡ 605가구)과 일반분양(전용 119㎡ 122가구)이 동시에 진행된다. 청약은 민간참여 공공분양 일정과 일반분양 일정이 동일하다. 다음 달 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9일 1순위, 10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일은 16일이다. 정당계약은 내년 2월 9일부터 11일까지다. 공급 대상과 청약 요건은 차이가 있다. 공공분양은 청약통장에 가입한 무주택 가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공급 유형에 따라 청약통장 가입 기간과 납입 기간, 소득, 자산 기준은 충족해야 한다. 일반분양은 청약통장 가입 기간 6개월 이상이고 지역·면적별 예치금액 이상을 납입했다면 1순위 가능하다.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재당첨제한은 10년, 전매제한은 1년이다. 거주 의무기간은 없다. 단지에는 DL이앤씨가 적용해 온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 ‘D-사일런트 플로어’와 저소음 ‘D-사일런트 후드’, 주방·욕실 직배기 시스템 등이 도입된다.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C2 하우스’ 설계와 인테리어 옵션 ‘D 셀렉션’도 적용했다. 4베이 판상형 위주 평면, 팬트리·드레스룸 등 수납 확대한 구조도 특징이다. 커뮤니티 시설도 주목할 만하다. 건식 사우나, ‘드포엠카페’ 등 특화시설 외에도 게스트하우스, 피트니스센터, 실내골프연습장, GX룸 등이 마련된다. e편한세상 특화 조경인 ‘드포엠파크’ ‘드포엠플레이’ ‘미스티포레’ 등을 적용해 쾌적성을 높였다. 단지 앞에는 내년 개교 예정인 홍주초가 들어서고 내포중·홍성고도 반경 500m 이내에 있다. 중심상업지구가 인접해 병·의원·은행 등 생활 인프라 접근성도 우수하다. 신경 시내버스 노선 접근성이 높고 고속·시외버스정류장 역시 가까이 있다. 도청대로·충남대로 등을 통해 서해안고속도로·수원광명고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서해선·장항선 복선전철 홍성역이 인접해 광역 접근성도 갖췄다. 오는 2027년 개통 예정인 서해선 내포역도 교통 호재로 꼽힌다. 단지 주변에서는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내포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며 미래차·수소·2차전지 등 미래 신산업 국가산단도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내포신도시는 산업, 교육, 의료, 교통 등 전 분야의 개발을 통해 충남권을 대표하는 미래중심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며 “e편한세상만의 혁신설계를 통해 랜드마크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주택전시관은 충남 홍성군 홍북읍 신경리 일원에 있다.
2025-11-28 14: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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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銀 이어 기업은행까지 '폴란드'로…유럽 영토 확장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은행인 우리·하나·IBK기업은행이 잇따라 폴란드에 지점 및 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금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이차전지·원전 등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이 집중된 지역인 만큼, 현지 금융 지원과 기업 고객 관리 강화를 위한 '전초기지'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이 지난 19일 폴란드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수도 바르샤바 현지법인 영업인가를 취득하면서 폴란드 내 첫 한국계 은행 현지법인 설립을 공식화했다. 기업은행은 폴란드법인을 통해 유럽의 주요 생산 기지인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 진출 중소기업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폴란드는 서유럽과 중동부유럽을 잇는 교역 중심지로, 유럽연합(EU) 내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강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LG·삼성·SK 등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방위산업, 배터리, 원전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동반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교두보로도 부상하고 있다. 앞서 올해 4월엔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점을 설립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폴란드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설치해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과 중계 금융을 지원해 왔는데, 8년 만에 수도에 지점까지 연 것이다. 바르샤바는 폴란드의 수도로서 정치와 경제·금융의 중심지인 만큼 우리나라 대표 방산기업들과 기업 현지 법인들이 진출해 있어 효율적으로 폴란드 전역의 고객 기반 확보가 가능하단 설명이다. 이어 하나은행은 지난 9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한국계 은행 최초의 지점을 열었다. 하나은행이 브로츠와프를 선택한 이유엔 풍부한 인프라와 현지 금융수요가 꼽힌다. 폴란드 브로츠와프는 남부 최대 공업도시로 2차전지 관련 한국 기업이 대거 들어가 있다. 또 체코·독일 국경과 가깝고 카토비체 인근 자동차 부품 생산 기지와 수도인 바르샤바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영업망 구축에 유리하단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폴란드에선 우리·신한·기업은행만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지점을 연 곳은 없었다. 그러다 올해 4월 우리은행의 지점 설립을 시작으로 타 은행들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사무소는 영업을 하지 않고 해외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위한 시장 조사나 업무 연락 등 비영업 기능만 가능하기 때문에 글로벌 수익 활동을 위해선 현지 금융당국의 영업인가를 통한 지점이나 법인 설립이 필요하다. 이런 추세에 따라 2014년부터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운영 중인 신한은행과, 폴란드 사무소는 없지만 지난해 3월 폴란드 페카오은행과 손잡고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한 뒤 현지 통화 대출과 무역 금융 서비스를 제공 중인 KB국민은행도 폴란드 지점 설립 관련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올해 9월 영국 런던에 첫 유럽 지점을 열어 유럽 진출을 시작했다.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역시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EU 지역 내 은행 인허가 절차 간소화, 현지 금융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 금융·산업 연계 지원 방안 등을 꾸준히 논의 중이다. 지난해엔 한국·폴란드의 수교 35주년을 맞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폴란드 금융감독청은 은행감독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들이 폴란드를 비롯해 인근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EU 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수출 지원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폴란드는 유럽 내 한국 기업의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서 금융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지역으로 보고 있다"며 "현지 금융 인프라 확충과 네트워크 강화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은행의 해외 경쟁력 제고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26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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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북극항로 선박시장 주목…"조선업 새 성장축 될 것"
[이코노믹데일리] 북극항로를 둘러싼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회가 한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북극항로 선박시장'을 주목하고 나섰다. 쇄빙선·친환경 추진선·자율운항선 등 고난도 선박 기술 확보가 향후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북극항로 전략 시리즈 제2차 세미나 조선'에는 정부, 국회, 조선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한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개회사에서 "기후 변화로 열리는 북극항로가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라며 "AI 기반 쇄빙선과 LNG선 기술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이 새로운 북극항로 선박 개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포항은 철강, 2차전지, 에너지 산업에 이어 북극항로 시대의 거점항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며 "관련 연구기관과 연계한 기술·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쇄빙선은 조선산업의 최고난도 기술로, 북극항로 개척이 본격화되면 한국 조선업이 다시 세계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포항을 비롯한 국내 항만도 북극항로 물류허브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내년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상업 운항으로 연결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정영두 KOBC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은 "운항은 결국 영업이익을 내는 행위"라며 "선사 입장에서는 원가 절감과 운임·화물 확보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실증은 신조보다 용선(빌려 쓰기) 중심으로 진행하며, 중장기적으로 신조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관건은 화물 확보다. 철광석, LNG, 원유 등 대량화물은 기존 장기계약으로 묶여 전환 유인이 낮다. KOBC는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 등 국내 대표 화주와 협력해 '북극 경로 전용 물량'을 확보하고 도입단가를 비교할 계획이다. 정 단장은 "호주에서 포항으로 운송되는 철광석처럼 최적화된 루트는 대체가 어렵지만, 브라질발 장거리 루트나 유럽행 루트는 시간·비용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원·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논리도 부각됐다. 중동 위기 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한국의 원유·가스 조달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북극권으로 조달 루트를 다변화해야 자원안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KOBC는 외화채 발행을 통한 공공 투자로 선박, 항만, 연료 인프라를 동시에 지원할 계획이다. 정 단장은 "내빙선은 범용성이 낮아 민간 단독 투자 난도가 높기 때문에 공공금융의 마중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KOBC와 영국 해운·선박가치 평가 전문기관 베슬즈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극지용 쇄빙선 아크(ARC)7급 선가는 일반선 대비 약 50% 높아 원가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남해·동해와 해외 거점항만 투자는 수요 기반 단계 투자가 원칙이며,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저탄소 연료 벙커링은 울산·광양 중심으로 선제 투자가 진행 중이다. 정 단장은 "한국 남부권이 북극행 '마지막 주유소' 역할을 하면 연료 공급뿐 아니라 선용품, 승선, 교육 등 연계 산업이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정부 보조에 의존하는 '행사성 항해'가 아닌, 민간이 스스로 뛰어드는 상업 운항 모델을 만들어야 북극항로 시대가 열린다"고 말했다.
2025-10-30 18: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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