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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형을 넘어 '시스템 조선'으로…HD현대 통합이 만든 새로운 조선 플랫폼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조선업의 두 심장'이 하나로 뛰기 시작했다. 지난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이 공식 통합하며 단일 법인 통합 'HD현대중공업'이 공식 출범했다. 두 회사는 모두 HD현대 산하의 조선 계열사로 표면적으로는 '같은 그룹 내 조선사 간 합병'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 조선소가 담당해온 역할과 시장 영역이 전혀 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를 기반으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드릴십·FPSO) 등 대형 선박과 해양 구조물 분야의 글로벌 리더였다. 대형 선형에 필요한 고도 설계·용접·시운전 기술을 보유해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 상징' 역할을 맡아왔다. 반면 HD현대미포조선은 중형 제품운반선(MR탱커), 중소형 LNG·LPG 운반선, 군수지원함·초계함 등 중형선 및 특수선 중심의 고효율 조선소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건조 척수가 많고 생산성이 높아 '세계 1위 중형선 조선소'로 불렸다. 특히 도크 회전율이 높고 표준화된 설계·시스템 생산공정에서 강점을 보여 '효율형 조선소의 대표 모델로 꼽혀왔다. 이처럼 HD현대중공업이 '기술 중심의 대형 조선소'라면 HD현대미포조선은 '생산성 중심의 중형 조선소'였다. 서로 다른 조선 DNA 기술력과 효율성이 이번 통합으로 하나의 체계에 묶이며 대형·중형·특수선 전 영역을 포괄하는 '완전한 조선 밸류체인'이 완성됐다. 이번 통합의 본질은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니다. 대형선에서 중형선까지 설계·생산·도크·인력을 하나로 엮는 '조선 밸류체인 전 구간 통합'을 통해 설계 변경·자재 조달·인력 배치·납기 조정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단일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원가 절감·품질 안정·납기 단축이라는 세 가지 실질적 이점을 확보했다. 특히 방산·특수선 부문은 통합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이 쌓아온 해군 전투함 플랫폼 설계 경험에 HD현대미포조선의 도크와 인력 등 생산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국방 조선 분야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두 회사가 각각 보유한 설계·R&D(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하면 대형 구축함부터 중형 초계함까지 전 계열 함정을 커버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완성된다. 또한 통합 법인은 디지털 설계·AI 도크·스마트십 기술을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묶어 '강철을 잇는 산업'에서 '데이터 설계 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실제로 HD현대는 선박 설계, 건조, 운영 전 과정을 디지털 트윈과 AI로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조선소 모델'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국들도 이미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에 속도를 내며 '조선 산업 구조전쟁'에 돌입했다. 중국에서는 국가 소유 초대형 조선그룹인 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와 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oration)이 올해 2월 임시 주주총회 승인에 이어 같은 해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최종 승인을 받으며 공식 통합을 마무리했다. 두 회사가 하나의 체계로 묶이면서 중국은 단일 조선그룹 중심의 '메가 플랫폼' 체계를 갖추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통합으로 CSSC가 상장 기준 세계 최대 자산 규모를 가진 조선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역시 조선업 재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Imabari Shipbuilding)은 올해 6월 26일 경쟁사 JMU(Japan Marine United) 지분을 기존 30%대에서 60%로 확대하며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했다. 법인 자체를 합병한 것은 아니지만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양사 설계·조달·건조 역량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이 원가 경쟁력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동시에 노린 전략적 재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처럼 중국·일본이 '규모와 체계의 통합'으로 조선 경쟁력을 재정비하는 가운데, HD현대의 통합 역시 단순한 국내 조직 개편을 넘어 한국 조선산업의 항로를 재설계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의미가 부각된다. HD현대중공업의 대형선 기술력과 HD현대미포조선의 중형선 생산 효율을 하나의 시스템 아래 묶어 '대형–중형–특수선–해양플랜트–방산'을 잇는 연속적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한국 조선업이 글로벌 재편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통합은 '덩치를 키운 합병'이 아니라 기술과 효율을 하나의 체계로 결합해 조선산업의 경쟁 체질을 재정의하며 글로벌 흐름에 발맞춘 '구조 혁신'이다. 조선은 더 이상 철판을 잇는 산업이 아니다. 설계·도크·생산이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통합되며 디지털과 AI가 강철보다 단단한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국 조선은 이제 바다 위 공장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5-12-0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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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조직개편·임원인사 단행…"무관용 원칙 아래 조직 재정비·강화"
[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그룹은 2026년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5일 밝혔다. 회사 측은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강도 높은 조직·인사 쇄신을 통해 글로벌 미래소재 기업 도약의 기반을 다져왔으며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과 중장기 사업전략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정기인사 일정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먼저 포스코그룹 조직개편은 ▲안전문화 재건을 위한 안전조직 정비 ▲글로벌 투자와 디지털 전환(DX) 추진 전담 조직 신설 ▲저수익 구조 탈피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밸류체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포스코그룹은 안전경영 체계 고도화를 위해 지난 9월 그룹 내 안전조직 강화·개편에 착수한 이래 안전전문 자회사인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고 포스코의 ‘안전보건환경본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안전기획실’을 각각 신설하는 등 전사차원으로 안전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조직체계로 정비했다. 포스코는 글로벌 투자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인도, 미국 등 해외 투자 사업을 담당하는 ‘전략투자본부’를 신설했다. ‘전략투자본부’는 해외철강 투자사업 실행, 철강 투자기획 및 투자엔지니어링 등 전반적인 투자 실행 기능을 담당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밸류체인 전 영역의 협업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부문’을 신설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무재해 건설사로 도약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경쟁력 확보 및 조직 운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플랜트사업본부’와 ‘인프라사업본부’를 통합하는 등 임원 단위 조직을 20% 축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시장 변화에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기존 에너지소재사업본부를 ‘에너지소재마케팅본부’와 ‘에너지소재생산본부’로 분리했다. 이와 함께 그룹 디지털 전환(DX)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조직도 재정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DX추진반과 디지털혁신실을 ‘DX전략실’로 통합하고 포스코퓨처엠은 ‘DX추진반’을 신설한다. 포스코DX는 기존 IT사업실을 확대, 개편한다. 이번 인사는 안전사고 무관용 원칙 적용과 외부 안전 전문가 영입, DX 및 R&D 분야 젊은 리더십, 해외 투자사업·사업관리 전문 인력 보강, 여성 대표 선임에 방점을 두었다. 또한 지난해 과감한 세대교체와 함께 전사 임원 규모를 축소한 데 이어 올해도 전체의 16%가 퇴임하는 등 임원 규모를 지속 축소했다. 먼저 포스코 안전기획실장은 글로벌 안전 컨설팅사, 현장 경험을 갖춘 우수한 외부 안전전문가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안전기획실장은 이동호 안전담당 사장보좌역이 맡는다. 이 실장은 올해 8월부터 포스코이앤씨의 안전 체계 및 시스템의 구조적 개편을 선도해 왔다. 포스코홀딩스 그룹DX전략실장에는 지난 10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업공학과 임치현 부교수를 영입했다. 임 실장은 교수직을 겸하며 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AI 신기술 도입, 네트워크 활용, 내부 도메인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그룹의 AI·디지털·로봇 전략 수립과 AI 기반 솔루션 개발을 이끌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장은 포스코DX 윤일용 AI기술센터장이 맡는다. 윤 소장은 현대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등을 거쳐 2021년 포스코DX에 합류했으며 그룹의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을 주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포스코 기술연구소장은 엄경근 강재연구소장이 승진해 맡는다. 글로벌 투자 사업 실행 및 사업구조 혁신을 주도할 인력도 전진 배치했다. 포스코홀딩스 천성래 사업시너지본부장이 P-India법인장으로 이동하고 포스코 정석모 산업가스사업부장이 사업시너지본부장으로 승진 보임한다. 포스코 전략투자본부장은 김광무 인도PJT추진반장이 맡는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조준수 가스사업본부장은 에너지부문장을 겸하며 승진했다. 포스코퓨처엠 노호섭 포항양극소재실장이 에너지소재생산본부장으로 양·음극재 생산체계 혁신을 이끌게 되며 윤태일 에너지소재사업부장이 에너지소재마케팅본부장을 맡아 글로벌 고객사 수주 확대에 집중한다. 한편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여성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업회사 여성 대표 2명이 새롭게 선임됐으며 전무 승진자 중 여성 비중도 확대됐다. 포스웰 이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사회공헌실장 최영 전무가 선임됐고 엔투비 대표는 포스코이앤씨 구매계약실장 안미선 상무가 맡는다. 또한 포스코홀딩스 한영아 IR실장, 포스코 오지은 기술전략실장, 포스코DX 김미영 IT사업실장이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이번 전무 승진자 중 여성 임원은 총 3명으로 전체 승진자의 14%를 차지했다.
2025-12-05 17: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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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남양주시와 AI 데이터센터 건립 업무협약 체결
[이코노믹데일리] 신한은행이 신한금융그룹의 인공지능(AI) 금융전환을 이끌 핵심 인프라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남양주에 구축하기로 하고 남양주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한은행은 남양주시와 신한금융그룹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 10월 남양주시가 개최한 '2025년 제2회 기업유치·지원위원회'에서 신한은행의 제안이 심의·가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신한은행은 1999년 준공된 일산 재해복구센터를 대체하기 위한 제2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및 개념설계 컨설팅 프로젝트를 지난 4월부터 약 6개월간 진행해 왔다. 총 130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입지, 전력, 통신, 재난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남양주시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최적의 입지로 선정했다. 이번에 구축되는 신한금융그룹 AI 데이터센터는 운영동과 A, B 두개의 데이터센터 동으로 분리·운영되고 모듈러 방식의 설계를 적용해 단계적 증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확장과 최신 기술 도입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Active-Active 듀얼센터로 운영해 국내 최고 수준의 ICT(정보통신기술) 복원력과 안정성을 갖출 계획이다. 또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해 설비 분산 배치, 물분무 소화시스템, 원격제어장치 등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 운영체계를 개념설계에 반영했다. 남양주시에 들어설 AI 데이터센터는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AI 대전환 선도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2027년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AI 기반 금융 서비스, 디지털 영업,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 차세대 고객 응대 체계 등 그룹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이번 협약은 AI 기반 금융·행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기반이자 출발점"이라며 "남양주시의 디지털 밸리 조성과 일자리 창출 및 지역인재 육성에 신한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025-12-05 17: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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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 K-스틸법에 '고심'..."전기료 인하해야" 한목소리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지난달 27일 'K-스틸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이 고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사업 구조가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전기로 공정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전기료 변동이 곧바로 원가와 경쟁력에 직결된다. 그럼에도 이번 법안에서 전기료 인하 대책이 빠지면서 원가 부담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스틸법은 철강업계의 경쟁력 확보와 저탄소 전환을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저탄소철강 인증제 신설, 기업결합심사 기간 단축, 공동행위 예외 허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저탄소 전환을 위한 산업 기반 마련'이라고 설명했지만, 전기로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기료 인하 관련 내용이 빠지면서 정책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국내 철강의 저탄소 전략이 전기로(EAF)를 핵심 공정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료 인하가 빠진 이번 법안의 공백은 더욱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로는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와 달리 전력을 이용해 스크랩을 녹이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이 고로 대비 70~80% 낮다. 이미 철 형태인 스크랩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환원 과정의 대규모 탄소 배출도 발생하지 않는다. EU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글로벌 규제에서도 전기로 생산은 대표적 저탄소 공정으로 인정된다.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저탄소'를 넘어 '무탄소' 단계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업계는 전기로 확대를 저탄소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전기로는 말 그대로 '전기를 먹는 공정'으로 전기료가 원가·탄소·경쟁력의 3대 핵심 축으로 꼽힌다. 전기료가 1kWh당 1원만 올라도 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 등 전기로 업체의 연간 원가는 100~200억원 증가한다. 여기에 저탄소 철강 생산 비중이 늘어날수록 전력 투입량도 더 필요해지는 구조적 특성까지 겹쳐 탄소를 줄일수록 원가는 폭등하는 모순이 나타난다. EU CBAM과 미국의 저탄소 조달 기준 강화로 더 많은 스크랩을 녹이고 정제해야 할 뿐 아니라, 공장 내 집진·탈황·전해설비 등 탄소중립 설비도 대규모 전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규제들은 공정별 탄소배출량을 정량 산정해 제출하도록 요구하면서 정제·재가열 과정의 전력 투입을 더욱 늘리는 구조적 압박을 만든다. 기준이 엄격해질수록 전기로 업체의 비용 구조는 전기료에 더 집중될 수밖에 없어 에너지 가격 안정 없이는 저탄소 전략 자체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전기로 업체들은 공정 특성상 전기요금이 오르면 원가 부담이 크게 뛸 수밖에 없다"며 "관세 부담과 통상 압박, 경기 둔화까지 겹친 상황에서 전기료 인상은 업계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기요금 문제는 철강만의 이슈가 아니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전반이 겪는 구조적 부담으로, 산업별 개별법에서 다루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누적되는 비용을 고려할 때 정부 차원의 에너지 가격 안정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의 경우 고로 중심 구조로 전체 전력 수요 중 약 85%를 자가발전으로 충당해 전기료 인상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반면 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 같은 전기로 기반 업체들은 필요한 대부분의 전력을 한국전력공사에서 구매하고 있어 전기료 변동을 그대로 비용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올해 전기료 부담 완화를 위해 발전사와의 직접전력구매(PPA)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아제강 역시 전기요금 급등으로 전기로 가동 효율이 크게 떨어지자 공정 조정과 비용 절감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출범할 철강특위에서 전기요금·관세 부담 완화 등 저탄소 철강 지원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논의되길 기대한다"며 "제조기업 전반에서는 ESS 구축, 태양광 설비 도입, REC·EPA 형태의 신재생 전력 구매 등 다양한 에너지 비용 절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기반 업체들은 전기요금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인상 흐름이 원가와 경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 특성상 에너지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 생산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요금 인하 필요성에 대한 업계 공감대는 크지만, 정부가 특정 산업만 요금을 낮추기 어려운 만큼 현실적 제약이 있다"며 "상황에서는 저탄소 전환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요금 문제는 철강업종 개별법의 범위를 넘는 상위 정책 사안으로, K-스틸법에서 직접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전기로 업체뿐 아니라 다른 제조업 전반이 같은 부담을 겪고 있어 특정 업종만 요금을 인하하는 방식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처럼 배출권거래제 수익을 활용한 전기요금 환급 등 별도의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탄소중립 산업 관련 상위 법률에서 다뤄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2025-12-05 17: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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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논문 쓰면 학회비 전액 지원"…차세대 AI 인재 양성 나선다
[이코노믹데일리] 크래프톤이 미래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크래프톤 AI 펠로우십(KRAFTON AI Fellowship Program)’ 4기 장학생을 모집한다. 선발된 인원에게는 연구 장학금 1000만원과 정직원 수준의 급여가 보장되는 인턴십 기회가 제공된다. 크래프톤은 오는 22일까지 국내외 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AI 펠로우십 4기 지원자를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크래프톤 AI 펠로우십은 2022년부터 운영해온 크래프톤의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정상급 AI 전문가 육성을 목표로 한다. 선발 절차는 서류 접수를 시작으로 1차 온라인 시험, 2차 오프라인 시험 및 설명회, 3차 구술 대면 면접 등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각 전형은 AI 기초 이론부터 심화 응용 기술까지 아우르는 최상급 난이도의 문제로 구성돼 지원자의 역량을 심층적으로 평가한다. 크래프톤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최종 5명 내외의 소수 정예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최종 선발된 장학생들은 2026년 6월부터 8월까지 약 2개월간 크래프톤 AI 조직에서 진행되는 ‘리서치 인턴십’에 참여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장학생들은 국내외 유수 대학의 교수진과 크래프톤 AI 소속 현업 연구원들의 1:1 멘토링을 받으며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작성한다. 파격적인 혜택도 마련됐다. 장학생 전원에게는 연구 장학금 1000만원이 지급되며 인턴십 기간에는 정직원 수준의 급여와 복지가 제공된다. 또한 작성한 논문이 머신러닝 분야 주요 국제 학회에 제출되어 1저자(공동 1저자 포함)로 채택될 경우 학회 참가비와 제반 경비 전액을 지원받는다. 크래프톤 AI 펠로우십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1기부터 3기 장학생들은 3년 동안 총 9편의 논문을 작성했으며, 이 중 6편이 세계적인 권위의 AI 학회인 ICML(국제머신러닝학회)과 ICLR(표현학습국제학회)에 게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2기 장학생이 1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ICLR에서 상위 5%에 해당하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논문으로 선정되며 연구의 혁신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크래프톤 AI 조직 자체의 연구 경쟁력도 이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2년 설립된 크래프톤 AI는 게임의 재미와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언어 모델(LM), 멀티모달, 강화학습(RL), 생성형 AI, 데이터 기반 AI 등 5대 핵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만 세계 3대 AI 학회로 꼽히는 뉴립스(NeurIPS), ICML, ICLR에 총 15편의 논문을 등재하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강욱 크래프톤 AI 본부장은 “크래프톤은 AI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통해 장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멘토링, 현장 실무 경험 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AI 분야에서 정상급 인재로 커리어를 키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2025-12-05 09: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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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통' 이호성 하나은행장, 기업금융 드라이브…리딩뱅크 탈환 정조준
[이코노믹데일리]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의 전통 수익원이 압박받는 가운데 올해 취임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며 내년 '리딩뱅크'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 잔액이 177조19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6% 증가하면서 영업 지표 개선을 견인했다. 주요 시중은행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유일하게 0.2%p 증가했다.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큰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기업여신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대출 영업 확대에도 건전성 지표인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전년 동기(16.11%)보다 0.43%p 늘어난 16.54%를 기록하며 타 은행보다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같은 실적은 이호성 행장의 현장 중심 리더십과 맞닿아 있다. 영업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이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주요 기업 고객을 직접 만나고 전국 현장을 방문하며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해 왔다. 아울러 주요 업종·중견·중소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 지원을 강화하면서 기업여신 영업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엔 미국 상호관세 여파로 직·간접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직접 방문해 경영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관세 대응 및 금융지원 상담창구'를 전국 영업점에 신설해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본부부서 전문가가 직접 기업을 찾아가 상담을 지원하는 '현장 컨설팅'도 동시에 운영하도록 지시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영업지원그룹 내 '손님관리시스템부'를 통해 고객 관리 프로세스를 지속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면서 전행적 영업문화 개선과 내실있는 고객 관리를 하고 있다. 또 본점 조직을 슬림화해 영업 현장 지원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기업고객을 위한 고객 중심 서비스도 확대했다. 이 행장 취임 직후 내놓은 '외화지급보증서 비대면 발급 서비스'는 수출입금융 '3無(무방문, 무인, 무서류)화'를 목표로 고객 거래 편의성은 높이고 영업점 업무는 줄였다. 금융권 최초의 '비대면 인공지능(AI) 수출환어음매입 심사' 도입으로 해외 진출 초기 수출 기업이 쉽게 수출 서류의 하자 여부를 보완할 수 있게 했다. 또 특화 브랜드 '하나더소호'를 통해 소상공인 고객 대상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이 행장은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후 지점장, 영업본부장, 영업그룹장 겸 부행장 등을 거치면서 영업 일선에서 활약해 왔다. 은행 그룹장 시절엔 행원부터 지점장까지 직원들에게 본인의 영업노하우와 리더십에 관한 강의를 여러 차례 진행한 '영업통'으로 불린다. 이후 2023년 하나카드 대표 시절 해외여행 특화 카드 '트래블로그'를 흥행시키며 고객 중심 상품기획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올해부터 하나은행장 자리에 오른 이 행장의 이런 경험과 성과가 은행에서도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만들기 위한 고객 중심 사업모델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22~2023년 연속 리딩뱅크를 차지했던 하나은행이 지난해부터 신한은행에 왕좌 자리를 내줬지만, 이 행장의 기업금융 강화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내년 선두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연간 당기순이익 3조6954억원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고, 하나은행은 3조3564억원으로 2위에 그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이 직접 현장으로 뛰어드는 솔선수범으로 고객이 먼저 찾는 대표 은행을 만들겠다는 이 행장의 의지에 맞춰 전 직원이 고객 중심 영업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며 "영업 중심의 조직 전환과 기업 문화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1등 은행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2025-12-05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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