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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요청' 근거 없이 설계 변경·예산 증액… 종로구청 관급공사 절차 논란
[이코노믹데일리]서울 종로구 옥인동 47-16번지 일대에서 추진 중인 ‘옥인동 주민복합시설 및 공영주차장’ 건립 사업을 둘러싸고 종로구청(구청장 정문헌)의 행정 판단과 절차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주민 편의시설로 계획됐던 공간이 골프장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설계 변경과 예산 증액이 이뤄졌고, 이후 공사 관리 과정에서도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다. 8일 본지가 입수한 종로구청 명의의 정보공개 회신과 공식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22년 최초 설계 당시 주차장 상부 2층 복합시설에 지역 주민을 위한 헬스장(GX)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이후 설계가 변경되면서 건물 층고를 1.36m 높여 스크린 골프장 5면과 파크스크린 골프장 5면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이 과정에서 2층 공사비는 약 5억8000만원가량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청은 설계 변경 사유로 ‘주민 요청 반영’을 들고 있다.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했고, 여기에 더해 옥인동 사업의 설계 변경과 관련해 교남동 2025년도 신년인사회에서 제기된 주민 의견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회의록이나 민원 기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수백억 원 규모의 관급 공사에서 설계 변경과 예산 증액이 이뤄졌음에도, 판단 과정을 확인할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할 공식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종로구청은 신년인사회 요청과 관련해 회의록이나 공청회 결과, 민원 접수 기록, 담당 공무원 정보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관급 공사에서 설계 변경과 예산 증액이 이뤄졌지만, 그 판단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다. 설계 변경 절차 역시 논란을 키운다. 종로구청은 2024년 9월 ‘스포츠센터 설계 변경 용역’을 발주했지만, 본지가 입수한 정보공개 자료에 포함된 변경 설계도면에는 이미 2024년 1월 해당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표기돼 있었다. 공식 용역 발주 이전에 설계 변경이 도면상 선반영된 셈이다. 구청과 설계사 측은 단순 오기재라고 해명했지만,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건축물 설계도면에서 변경 시점과 내용이 동시에 잘못 기재됐다는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사 현장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건설기술진흥법 제65조의2는 발주청이 발주한 공공 공사의 경우 원칙적으로 일요일 공사를 제한하고, 긴급 보수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발주청의 사전 승인을 받아 예외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종로구청 명의의 문건을 보면, 해당 현장에서는 일요일 공사가 모두 13차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를 승인한 발주청의 사전 승인이나 결재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청 주차관리과가 발송한 답변서에는 일요일 공사가 법령상 제한 대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공사가 계속 진행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답변서에는 일요일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요청이 여러 차례 전달됐지만 공사 일정이 유지됐고, 이 과정에서 “공사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이해를 구했다”는 설명이 함께 기재돼 있다. 법령에 따른 제한 규정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사전 승인 절차 없이 일요일 공사가 반복된 정황이 문서로 확인되면서, 현장 관리와 시정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행정 절차상의 공백은 추가로 확인된다. 본지가 입수한 도로점용허가 관련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2023년 12월 도로점용허가가 만료된 이후 약 8개월 동안 갱신 절차 없이 도로를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사 기간이 연장됐음에도 허가 공백이 발생한 셈으로, 공공 공사에서 기본적으로 관리돼야 할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특정공사 사전신고증명서 처리 과정도 석연치 않다. 정보공개로 확인된 자료를 보면, 해당 증명서는 2022년 6월 8일 최초 신청 당시 공사 종료일 역시 같은 날로 기재돼 있었다. 이후 공사 기간이 연장됐지만, 결재 문서번호와 결재일자는 최초 신청 시점과 동일한 상태에서 공사 기간만 수정된 형태로 남아 있다. 공사 기간이 바뀌었는데도 다시 결재를 거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설계 변경에 따른 변경 건축승인을 받기 전부터 변경된 설계가 현장에 적용됐다는 점도 논란이다. 종로구청의 공식 회신과 내용증명 답변서를 종합하면, 변경 건축승인이 이뤄지기 이전 시점부터 변경된 설계에 따라 공사가 진행됐다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은 3월 12일부터 착공에 들어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실제 공사가 언제 어떤 승인 절차를 거쳐 시작됐는지를 놓고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 주민들은 약 4년간 소음과 분진을 감내하며 공사에 협조해 왔지만, 설계 변경 과정이나 시설 구성 변경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주민 편의를 명분으로 추진된 공공 사업이 정작 주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종로구청은 설계 변경과 공사 진행 과정 전반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공공 재원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의사결정 과정과 관리 실태를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행정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의 신뢰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의 투명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종로구청의 보다 구체적인 설명과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026-01-08 15: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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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곁을 떠나지 못한 종교, 통일교는 어디로 가는가"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서 통일교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종교 비판의 차원을 넘어 종교와 정치, 권력과 신앙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종교는 시대마다 사회에 다양한 기여를 해왔고 통일교 역시 전후 혼란기와 냉전 질서 속에서 반공, 가정윤리, 국제교류 등의 영역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의 공로가 오늘의 문제를 덮어줄 수는 없다. 종교가 본연의 자리를 벗어나 정치 권력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순간 신앙은 도구가 되고 영성은 소모품이 되며 사회적 신뢰는 급속히 무너진다. 지금 통일교가 직면한 위기는 외부의 공격 때문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 온 방향의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엄중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통일교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단순한 해명이나 방어가 아니라 근본적인 전환, 말 그대로 ‘달라짐’이 요구된다. 첫째, 통일교는 창시자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의 사상에는 논란과 평가를 떠나 낮은 곳에서 출발해 인간 내면의 변화를 중시한다는 종교적 문제의식이 분명히 존재했다. 초기 통일교가 강조했던 것은 권력과의 결합이 아니라 개인의 수양, 가정의 윤리, 인간 완성이라는 영성 중심의 목표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사상을 신격화하거나 교리로 경직시키는 일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다시 영성의 중심으로 복원하는 작업이다. 교세 확대나 영향력 과시가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 인간의 고통과 질문에 응답하는 종교로 돌아갈 때 통일교는 비로소 사회적 설득력을 회복할 수 있다. 둘째, 통일교는 그동안 가장 큰 상처를 남긴 영역인 ‘가정’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책임져야 한다. 종교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아니라 불화를 화합으로 전환하는 공동체적 지혜여야 한다. 그럼에도 통일교는 가정 내 갈등, 헌금 문제, 신앙을 이유로 한 단절과 대립으로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교리 해석의 문제이자 운영 방식의 문제이며 무엇보다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다뤄온 구조적 오류의 결과다. 이제 통일교는 가정 불화 논란을 외면하거나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교리와 실천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성찰하고 가정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방향으로 명확한 개혁 조치를 제시해야 한다. 가정이 무너지면 어떤 이상도 설득력을 가질 수 없으며 종교가 인간 삶의 최소 단위조차 품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셋째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와의 결별을 명확히 선언하는 것이다. 종교가 사회적 발언을 할 수는 있으나 특정 권력과 유착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의 일부로 기능하는 순간 종교는 스스로의 도덕적 기반을 허문다. 통일교는 지금이라도 과거의 정치 유착 행태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고 다시는 그러한 길을 가지 않겠다는 ‘제2의 창교 선언’을 통해 스스로를 재건해야 한다. 이는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되며 조직 운영 방식, 재정 투명성, 지도부의 윤리 기준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하는 실질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현재 통일교를 이끌고 있는 한학자 총재의 결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은 방어와 침묵의 시간이 아니라, 책임과 전환의 시간이다. 종교는 권력 위에 설 때가 아니라 진실과 인간 존엄의 곁에 설 때 비로소 종교다워진다. 통일교가 과거의 그림자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해체하듯 혁신하며 새로운 종교적 길을 열 것인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영성 중심으로의 복원, 가정 화합을 향한 실천, 정치 유착과의 단절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껴안는다면 통일교는 비판의 대상에서 성찰의 사례로 논란의 종교에서 변화의 종교로 다시 사회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다.
2025-12-31 16: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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