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8건
-
-
-
-
-
녹색펀드의 그린워싱… '지속가능' 옷 입은 화석연료 투자
[이코노믹데일리]최근 유럽 금융시장이 크게 뒤흔들렸습니다. ‘지속가능’, ‘친환경’, ‘그린’이란 이름을 내건 ESG 펀드 수백 개가 실제로는 화석연료 기업들의 든든한 투자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 흔들림이 비롯됐습니다. 투자자들은 녹색 미래를 향해 돈을 넣었지만, 그 돈 중 상당 부분이 석유·가스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흘러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는 이제 일부 기업의 마케팅 전략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의 신뢰와 정책의 정당성을 흔드는 구조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 속에서 등장한 수십 개의 녹색펀드 역시 실제 자산 구성에서 의문이 제기되며 ‘한국판 그린워싱’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고 하네요. ◆ 유럽을 뒤흔든 폭로…‘녹색 펀드’ 속 335억 달러의 화석연료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유럽언론협동조합(SCE)의 독립 미디어인 복스유럽(Voxeurop)과 영국의 가디언은 지난 5월 18일(이하 현지시간) 공동 조사 결과 유럽연합(EU)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의 ‘아티클(Article) 8·9’, 즉 ‘친환경 투자 전략을 가진 펀드’로 분류된 ESG 펀드들이 총 335억 달러(약 49조4125억원) 규모의 화석연료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 두 언론사의 공동 조사를 통해 화석연료 글로벌기업인 셀(Shell), BP,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엑슨모빌(ExxonMobil), 세브론(Chevron) 등이 ESG 펀드의 주요 보유 종목으로 노출됐다고 합니다. 조사에서 드러난 세부 내용을 보면 2025년 기준으로 영국의 금융그룹 리걸앤제너럴(L&G) 산하 자산운용 부문인 LGIM (Legal & General Investment Management)의 '클라이매이트 패스웨이(Climate Pathway)' ESG 펀드가 셀·BP·토탈에너지스에 약 8800만 달러(약 1296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네요. 또한 같은 조사에서 네덜란드 자산운용사인 로베코(Robeco)의 ‘지속가능 글로벌 스타(Sustainable Global Stars)’ 펀드가 토탈에너지스에 약 4000만 달러 투자(약 584억원)을 투자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자산운용사이자 글로벌 금융회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역시 2025년 5월 역추적 데이터 기준 ‘월드 ESG(World ESG)’ 펀드가 상위 탄소기업 5곳에 약 4300만 달러(약 628억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친환경’ 얼굴의 배신...몸통은 화석연료 ‘ESG’ 혹은 ‘친환경’, ‘기후경로’, ‘지속가능’ 등 이름을 단 펀드들이 실제 보유 종목은 정반대로 글로벌 화석연료 회사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니, 뭔가 뒤통수 맞은 기분이지요? ESG 펀드들이 화석연료 기업의 상당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2023~2024년 운용 보고서와 2025년 1~3월 분기 공개 자료를 분석하면서 확인된 내용입니다. 이들 운용사들은 “향후 오염 기업을 배제하는 대신 적극적 주주활동을 통해 기후 전환을 촉진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화석연료 기업은 아직 실질적인 탄소 감축 전략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이번 폭로 직후, 미국에 본사를 둔 로베코는 지난 5월 말 비판 여론을 반영해 일부 펀드에서 ‘지속가능(sustainable)’ 라벨을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규제 당국인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앞서 2024년 8월 ‘그린워싱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이 규정은 다행스럽게 2025년 5월 21일부터 공식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란 이름을 붙이기 위한 요건은 앞으로 더 까다로워질 전망입니다. ◆한국서도 논란… ESG 펀드가 고탄소기업 담다 한국 ETF·펀드 시장도 ESG 열풍을 타고 수십 개의 ‘녹색’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문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상품명과 실제 투자 전략 간의 괴리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지속가능ESG단기채권’ 펀드입니다. 그린포스트의 지난 3월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 펀드는 ‘지속가능’, ‘ESG’란 이름을 내걸고 있으나 실제 투자 내역에 포스코(철강)·한국서부발전(석탄·가스 발전) 등 고탄소 기업이 포함된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특히 전체 순자산 약 89억원 중 약 24%가 탄소 배출량이 높은 기업에 투자된 것으로 분석됐습다. 운용사는 “탄소 집약 산업이라도 전환 가능성을 평가해 ESG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한다”고 해명했지만, ESG 투자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신한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2021년 4월부터 운용된 이 단기채권펀드를 ‘소규모 펀드’로 공시해 지난 6월 26일 임의해지 방식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더 광범위한 분석도 있습니다. 일부 ESG 펀드는 평균 10~20개 수준의 화석연료 관련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 리서치 기업으로 펀드, ETF, 주식 등 금융상품에 대한 분석과 평점을 제공하는 모닝스타(Morningstar, Inc.)가 2023년 1분기 분석에서 국내 ESG 펀드 상당수가 ‘화석연료 노출 0%’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몇 차례 ESG 펀드 마케팅·공시 실태 점검을 실시하며 그린워싱 가능성을 경고한뒤 2023년 10월 5일 ‘ESG 펀드에 대한 공시기준’을 마련, 펀드 명칭에 ‘ESG’가 포함돼 있거나 투자설명서상 ESG 관련 목적·전략이 기재된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증권신고서 사전공시, 자산운용보고서 사후공시 등을 통해 운용 전략·연관성 등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이 제도는 일정기간의 유예이간을 가진 뒤 2024년 2월부터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기기준은 공시 중심이라 펀드가 실제로 ESG 목표와 일치하는 투자 전략을 수행하는지 운용 과정에서 ESG 기준을 철저히 지키는지까지 강제할 수 없다는 등의 맹점이 있어 지금까지도 ESG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면서, 이를 악용한 모호한 상품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답니다. ◆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녹색 옷’을 입히는 시장의 구조 녹색 펀드의 그린워싱 문제는 결코 단순한 기업의 ‘꼼수’로 설명할 수 없다. 몇 가지 구조적 원인이 얽혀 있다. 첫째, ESG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가·평가기관마다 ESG 기준이 다르고, 탄소 배출 산정과 ‘친환경 기업’에 대한 판단도 통일돼 있지 않습니다. 동일 기업이라도 평가사에 따라 ‘ESG 우수 기업’과 ‘ESG 리스크 기업’으로 갈리는 경우가 흔하답니다. 둘째, EU의 SFDR 등 규제의 회색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EU SFDR의 Article 8·9 펀드는 ‘지속 가능한 투자 요소를 이행한다’고 명시하는 정도이지, 화석연료 기업을 반드시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회색지대 속에서 많은 펀드가 ‘친환경 이름+비(比)친환경 구성’이란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셋째, 투자자 기대와 운용사 관점의 차이로 인한 부분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ESG 펀드를 ‘친환경 투자’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운용사는 ESG를 ‘리스크 관리 프레임’으로 해석한다. 이 괴리가 그린워싱 논란을 확대하는 원인이 됩니다. 넷째, ‘전환(Transition) 투자’란 새로운 흐름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탄소집약 산업이라도 ‘전환 노력’을 반영해 ESG 펀드에 포함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장밋빛 전환 계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실제로는 기후 행동을 압박하지 못한 채 결국 ‘녹색 포장’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변하는 규제…녹색 펀드의 진짜 녹색을 위해 유럽에서는 이미 규제 대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ESMA의 가이드라인은 ESG 펀드가 용어·전략·보유 자산 간의 일관성을 명확히 보여주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금융당국이 ESG 공시 강화뿐 아니라 용어 사용 규제, 그린워싱 감독 가이드라인 등을 확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펀드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ESG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녹색 금융이 진정한 기후 전환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애매한 녹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린워싱’이란 단어는 이미 기업을 넘어 금융산업 전체의 신뢰 문제로 확장됐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지속 가능’이란 이름만 믿고 투자하지 않습니다. 펀드가 보유한 기업, 투자 전략, ESG 평가 기준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운용사들 역시 ESG를 마케팅 장치가 아닌, 실제 투자 철학으로 삼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금융은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본 배분 시스템이 돼야 합니다. 그린워싱을 벗겨내고 진짜 녹색을 찾아내는 과정은 그 출발점일 뿐입니다.
2025-11-27 06:00:00
-
-
-
스마일게이트·NHN·요스타·엔씨, 'AGF 2025' 출격…서브컬처 대작 킨텍스 집결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최대 서브컬처 축제 'Anime X Game Festival 2025(이하 AGF 2025)'가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스마일게이트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가운데 NHN, 요스타,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하며 역대급 규모를 예고하고 있다. 지스타가 대중적인 게임 축제라면 AGF는 강력한 팬덤과 구매력을 갖춘 '코어 유저'들이 집결하는 서브컬처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게임사들이 연말 마케팅의 화력을 이곳에 집중하는 이유다. AGF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아우르는 종합 이벤트로 시작해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한 행사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원신', '블루 아카이브' 등 서브컬처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면서 게임사들에게 놓칠 수 없는 핵심 마케팅 장소로 급부상했다. 수만 명의 관람객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될 만큼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게임사들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성우 토크쇼, 디제잉, 코스프레 등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통형 콘텐츠'로 승부를 걸고 있다. ◆ 스마일게이트, 메인 스폰서의 품격…신작 '미래시'와 '프리패스' 혜택 이번 행사의 메인 스폰서로 나선 스마일게이트는 대표작 '에픽세븐'과 신작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이하 미래시)'를 전면에 내세운다. 에픽세븐은 3년 연속 AGF에 참가하며 유저들과의 끈끈한 유대감을 과시할 예정이다. 매번 게임 속 세계관을 현실로 옮겨온 듯한 고퀄리티 부스로 호평받았던 만큼 올해도 몰입도 높은 체험 공간을 통해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저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신작 '미래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 도쿄게임쇼 2025에서 최초 공개되어 호평받았던 이 게임은 이번 AGF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첫 눈도장을 찍는다. 스마일게이트는 부스 내에 시연존과 전시 공간을 마련해 서브컬처 팬들에게 자사의 차세대 IP 경쟁력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관람 편의를 위한 파격적인 혜택도 준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사전 이벤트를 통해 총 560명에게 '스페셜 초대권'을 증정한다. 이 초대권 소지자는 행사 당일 일반 대기열이 아닌 전용 입구를 통해 대기 없이 빠르게 입장할 수 있다. AGF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시간 대기 피로도를 해소하고 자사 부스로의 유입을 극대화하려는 영리한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 NHN, 일본 1위 찍은 '어비스디아'…본토 감성 그대로 NHN은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로 AGF 무대에 오른다. 지난 8월 일본 시장에 선출시되어 앱스토어 무료 인기 1위를 달성하며 게임성을 검증받은 작품이다. NHN은 이번 행사에서 '어비스디아 파장 속에서 우리가 만드는 하모니'라는 슬로건 아래 게임의 핵심 요소인 음악과 서사를 강조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부스를 운영한다. 부스 구성은 철저히 서브컬처 팬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매일 오프닝에는 게임의 OST를 활용한 '디제잉 스테이지'가 열리고 버추얼 유튜버(버튜버)가 등장하는 OST 공연도 진행된다. 인기 코스튬 플레이어들과 함께하는 팬 사인회와 게임 내 보스 데미지 대결인 '어비스 인베이더 랭킹 대전'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김상호 NHN 게임사업본부장은 "'어비스디아'는 음악과 고유의 팬덤이 뭉쳐 특별한 감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일본에서의 열기를 국내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글로벌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NHN은 이번 AGF 참가를 기점으로 국내 서브컬처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 요스타, '명일방주'부터 '스텔라 소라'까지…탄탄한 라인업 과시 글로벌 서브컬처 명가 요스타(YOSTAR)는 작년보다 한층 커진 규모로 참가한다. 대표작 '명일방주', '작혼: 리치 마작'과 함께 지난 10월 출시된 신작 액션 어드벤처 RPG '스텔라 소라' 등 3종의 타이틀을 선보인다. 특히 '스텔라 소라'는 출시 직후 빠르게 팬덤을 형성하고 있어 이번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그 인기를 더욱 확산시킨다는 목표다. 요스타 부스는 '체험'과 '몰입'에 방점을 뒀다. 각 게임의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한 포토존과 코스프레 모델을 배치해 관람객이 게임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미니게임존과 무대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풍성한 경품을 증정하며 축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굿즈 판매도 놓치지 않았다. 공식 굿즈샵에서는 기존 인기 상품뿐만 아니라 이번 행사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신규 굿즈들도 판매된다. 요스타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전달하겠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 엔씨소프트: '리니지' 벗고 '서브컬처' 입다…신작 '브레이커스' 출격 엔씨소프트는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자사가 퍼블리싱하는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이하 브레이커스)'로 젊은 층 공략에 나선다. '브레이커스'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고품질 그래픽과 액션성을 강조한 RPG로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가 AGF에 부스를 마련한 것은 회사의 체질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다. 엔씨는 '브레이커스' 부스에서 미니게임과 코스프레 포토 이벤트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유저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한다. 이미 도쿄게임쇼, 파리 게임 위크 등 글로벌 게임쇼를 순회하며 인지도를 쌓아온 만큼 국내 팬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유저들과 소통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왔다"며 "이번 AGF 참여를 통해 국내 서브컬처 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엔씨의 새로운 도전이 까다로운 서브컬처 유저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11-23 14:07:18
-
-
식품가 오너 3·4세, 핵심 보직 전면으로…글로벌 승부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오너 3·4세를 미래 전략과 글로벌 사업의 핵심 보직에 전면 배치했다. 내수 정체와 공급망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사업과 해외 확장 축을 차세대 경영진에 맡기며 전략 실행 구조를 재정비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각 기업의 성장 방향과 직결된 조직을 책임지는 만큼, 오너 일가의 경영 역할도 단순한 승계 단계를 넘어 실질적 성과 검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지주사 내 신설 조직인 ‘미래기획그룹’을 이끌게 됐다. 미래기획그룹은 중장기 전략, 디지털 전환, 신수종 발굴을 통합한 컨트롤타워로, 기존 미래기획실·DT추진실을 하나로 묶어 그룹의 성장 전략을 일원화한 조직이다. 이 그룹장은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등 계열사 전략 보직을 거치며 식품·글로벌 사업과 연계된 경영 경험을 쌓아왔다. 이번 인사에서 직급 승진은 없었지만,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조직을 직접 지휘하게 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콘텐츠·물류 경쟁 심화 속에서 포트폴리오 재편, 신사업 진입과 디지털 전환 속도를 어떻게 잡느냐가 이 그룹장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에서는 오너 3세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년여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전 전무는 지난 2019년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고, 입사 4년 만인 2023년 10월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그는 불닭 브랜드 글로벌 프로젝트와 해외사업 확장을 총괄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왔다. 특히 중국 자싱 공장 설립을 주도해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해외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510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81%까지 확대됐다. 다만 해외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관세·환율·물류비 변동성과 신흥국 경쟁 심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됐다. 불닭 중심의 단일 브랜드 구조를 넘어 신제품 개발과 신규 거점 확보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PC그룹은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형제 경영진이 동시에 한 단계씩 직급을 올리며 오너 3세 중심 체제를 본격화한 것이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맡아 파리바게뜨의 북미·동남아 확장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동시에 그룹 쇄신기구인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을 이끌며 안전·준법·노무 과제도 총괄해 왔다. 이번 승진으로 해외 거점 확장과 조직 신뢰 회복이라는 두 축을 모두 책임지는 위치에 섰다는 분석이다. 허희수 사장은 비알코리아 최고비전책임자(CVO)로 배스킨라빈스·던킨 브랜드 혁신과 글로벌 브랜드 도입,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왔다. 미국 멕시칸 브랜드 ‘치폴레’의 한국·싱가포르 도입을 성사시키며 외식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끌었다. 앞으로는 신규 브랜드 안착과 해외 시장 확장의 실적이 승계 구도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보직에 오너 자녀를 넣었다기보다 ‘이제 경영진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신호로 봐야한다”며 “해외사업·브랜드 전략·신사업은 실패하면 바로 손실로 잡히기 때문에 실적을 직접 증명하라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2025-11-20 16:11:31
-
-
-
지금 세계는 '기후 목표 후퇴기'…기후 리더십 균열 시작인가
[이코노믹데일리] 기후 위기의 파고 속에서 세계 각국은 올해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 새 탄소중립 목표를 제출했습니다. UNFCCC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5년마다 목표를 ‘상향’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날이 심화하는 기후 위기는 선언보다 실천을 요구하고 있으나 하지만 일부 국가는 이전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하거나, 목표 달성 시점을 미루는 등 후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계의 강한 반발, 전환 비용 부담, 그리고 지도자의 정치적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는 국제 기후 거버넌스의 신뢰를 훼손할 뿐 아니라, ‘누가 먼저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책임의식을 약화시킵니다. 기후정책의 신뢰는 숫자보다 실행에서 나옵니다. 지금 세계는 ‘기후 리더십의 경쟁’에서 ‘실행 리더십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복원된 목표’ 속 숨은 후퇴 남미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브라질은 한때 파리협약의 상징적 성공 사례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환경 단체와 국제기구로부터 “실질적으로는 목표가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브라질이 UNFCCC에 제출한 새로운 국가결정기여(NDC)에 따르면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48.4% 감축, 2030년까지 53.1% 감축’을 제시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높아 보이지만 기준연도를 재조정하면서 실제 감축 폭은 이전보다 낮아졌습니다. 올해 11월에는 2035년 목표를 2005년 대비 59~67% 감축으로 설정했지만 전문가들은 “계산상 수치만 높아졌을 뿐 실질적인 야심은 줄었다”고 지적합니다. 브라질 정부가 다시금 아마존 벌목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계의 석유개발 요구를 수용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석유 의존의 그림자 올해 말 유엔기후총회(COP29)의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은 정작 자국의 감축 목표에서 후퇴했습니다.아제르바이잔은 2023년 제출한 NDC에서 기존 2030년 대비 감축 수치를 삭제하고, 에너지 부문 감축 계획도 구체화하지 않았습니다. 석유·가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가 특성상으로 인해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공식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기후감시기관인 ‘클라이메이트 액션 트랙커’는 아제르바이잔을 “매우 부족(Critically Insufficient)” 단계로 평가했습니다. COP29 개최국으로서의 위상과 달리, 실질적 기후행동은 되레 뒷걸음질한 셈입니다. ◆ 유럽연합(EU), 내부 조율 속 ‘물타기 목표’ 기후정책의 선두주자로 불렸던 유럽연합(EU)도 최근에는 내부 조율에 발목이 잡히고 있습니다. EU는 지난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66~72% 감축, 2040년까지 90% 감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유엔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산업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반발했습니다. EU 환경장관 회의에서는 “실질 국내 감축분은 85%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해외 탄소크레딧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결국 EU의 목표는 겉으로는 상향됐을뿐 ‘숫자는 높고 실행은 약한’ 기후 리더십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미국, '정치적 진자'에 흔들리는 기후 정책 미국의 기후정책은 정권에 따라 출렁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61~66% 감축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산업계 저항과 의회 내 정치 갈등으로 구체적 실행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치적 불안정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기후기금 출연 중단이나 화석연료 규제 완화 등 ‘후퇴 정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개발도상국 기후보상기금 출연에서 철수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목표를 낮추진 않았지만, 신뢰는 낮춘 국가”로 불립니다. ◆ 일본, 산업계 부담에 ‘온건한 목표’ 일본은 2025년 2월 개정된 NDC에서 “2035년까지 2013년 대비 60% 감축, 2040년까지 73% 감축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철강·시멘트·자동차 업종 등 주요 산업계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본의 산업구조는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이 높고, 원전 재가동 문제 역시 정치적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일본 정부의 목표가 “1.5도 시나리오와 거리가 멀다”며 실효성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감축 목표는 산업계 현실을 고려한 ‘타협형 목표’로 요약됩니다. ◆ 중국, 세계 최대 배출국의 느린 전환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지난 9월, 2035년까지 배출 정점 대비 7~10% 감축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비화석에너지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고,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을 2020년 대비 6배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목표 역시 국제사회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EU는 중국의 계획을 “상징적 제스처에 가깝다”고 평가했고, 전문가들은 “절대량 감축이 아니라 증가폭 억제에 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여전히 성장과 탈탄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 한국, 기후 리더십의 기로에 서다 우리 정부 역시 앞서 올해 9월 말 UNFCCC에 제출할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초안을 확정했습니다. 초안에서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48.6% 감축을 제시했습니다. 초안의 핵심은 산업 부문에서의 완화 조정입니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력 산업군의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산업계의 요구가 반영되며, 산업 부문 감축 목표는 2030년 11.4%에서 2035년 8.9%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전환(에너지 생산)·건물 부문은 다소 상향 조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 단체들은 “전체 목표는 유지했지만 구조상 산업계 중심 완화가 이뤄져 결과적으로는 후퇴한 셈”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기후솔루션·녹색연합 등 시민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한국이 1.5도 시나리오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반영해 11월 10일,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는 새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했습니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그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새 감축안을 의결해 전력 부문은 최대 75% 이상 감축, 산업 부문은 24~31% 감축을 제시했습니다. 2018년 배출량 742.3Mt 기준으로 최소 348.9Mt까지 배출을 줄이는 계산이지요. 정부는 확정안에 대해 “기술 가능성과 부문별 부담을 종합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목표는 기존 초안에서 제시됐던 50~60% 또는 53~60%보다 상향된 것으로, 상한을 61%까지 높인 점이 특징입니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742.3Mt을 기준으로 할 때, 감축 목표치는 최소 348.9Mt(53%), 최대 289.5Mt(61%) 수준입니다. 특히 전력 부문은 최대 75.3%까지 감축한다는 강도 높은 계획을 담았습니다. 반면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를 고려해 산업 부문 목표는 24.3~31.0% 감축으로 상대적으로 완화됐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2030년대 중반에도 석탄·LNG 비중이 여전히 50%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환경계획(UNEP)은 한국의 새 목표에 대해 “기존보다 진전된 부분은 있으나 온실가스 절대량 감축 경로가 1.5도 한도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기술 중심 감축 전략’으로 기후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 NDC 개정은 그 전략이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시점으로 분석됩니다. 탄소가격제, RE100 참여율, 기업별 감축 인센티브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전문가들도 산업 구조와 책임 사이의 균형이 향후 정책의 핵심 변수라고 지적합니다. 국내 에너지·기후 싱크탱크 연구원은 “감축 목표의 높고 낮음을 떠나 실제 이행력이 핵심”이라며 “현재가 산업과 기후 사이의 갈림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한국의 기후 리더십은 ‘감축 수치의 높이’보다 ‘실행 의지의 깊이’로 평가받을 시점에 다다랐습니다. 과학적 목표를 세우되, 산업 전환과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설계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25-11-20 06:0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