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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같은 전략, 엇갈린 운명…사모펀드의 빛과 그림자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해외에서도 사모펀드(PE)가 유통기업을 인수한 뒤 오히려 망가진 사례들이 있다. 유통업은 매장 경험 개선, 브랜드 이미지 관리, 온라인 커머스 전환 등 장기적 투자가 핵심이지만, 사모펀드는 대개 5년 이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다보니 혁신을 추구하기 어려워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유통업은 마진(이익률)이 높지 않은 편이라 꾸준히 매출이 잘 나오는게 중요한데, 구조조정의 덫으로 경쟁력이 약화해 파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반면 ‘장기 투자·고객 중심’ 실천으로 유통기업을 더욱 성장시킨 사모펀드도 있어 이들의 경영방식의 차이점과 핵심을 짚어본다. ◆ 사모펀드 방만 경영, 글로벌 기업도 못 피해갔다 해외에서도 차입 매수(LBO) 방식으로 인수됐다가 파산 절차를 밟은 세계적 기업이 있다. 글로벌 장난감 판매회사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5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LBO 방식으로 66억 달러(약 8.8조원)에 인수됐으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린 뒤 2017년 파산했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해 인수한 뒤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으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인수합병(M&A) 전략 중 하나다. 토이저러스는 인수가 이뤄진 뒤 한동안 보유금의 절반을 이자 상환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인수가 66억 달러 중 약 53억 달러가 부채로 조달된 탓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토이저러스가 지불해야하는 연간 이자비용만 4~5억 달러에 달했다. 토이저러스의 영업이익은 2015년 -4억800만 달러에서 2017년 –2억4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억6500만 달러에서 –3억3500만원으로 41% 반등했으나 순이자 비용은 –2300만 달러에서 –3100만 달러로 35% 늘며 부담이 지속됐다. 토이저러스의 매출은 2015년 10억5900만 달러에서 2017년 5억5700만 달러로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은 -15%에서 -37.3%로 하향세를 나타냈다. 토이저러스는 2017년 파산 신청 후 다음해 약 1600개 매장 폐점 및 청산했다. 사모펀드 3사는 토이저러스 인수 후 파산되기까지 4억6400만 달러(약 6조2000억원)의 컨설팅 수수료와 이자를 챙겨갔으나 3만3000명의 직원은 퇴직금 없이 해고됐다. 토이저러스 파산 배경은 과다 부채와 투자 부족이 꼽힌다. 당시 미국 유통시장은 아마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이 힘을 잃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이를 대응할 만한 투자금이 부족했다. 또 매장 혁신을 못해 노후화가 지속되면서 타사 대비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했다. 일각에서는 토이저러스가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온라인 시장에 제대로 대응했을 가능성, 매장 리뉴얼 등 브랜드 혁신에 투자할 여유가 있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명품 백화점 니만 마커스도 사모펀드에 LBO 방식으로 인수된 후 2020년 파산보호 신청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2013년 10월 TPG·워버그 핀커스로부터 니만 마커스를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75%인 45억 달러가 고금리 차입금으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에 인수되기 전 2013년 니만 마커스의 매출액은 46억5000만 달러였다. 인수 후 2015년 매출액은 51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의 정점을 찍었으나 2017년에는 매출이 8% 하락한 4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4억4600만 달러에서 2016년 -2억6100만 달러, 2017년 -4억53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온라인 전환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도 지속적인 부채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니만 마커스의 EBITDA(세금, 이자 비용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큰 타격을 입었다. EBITDA는 2013년 6억3500만 달러에서 2016년 7600만 달러까지 급락했으며 2017년에는 -1억2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BITDA 비율은 2013년 13.7%에서 2017년 –2.6%로 내려갔다. 니만 마커스는 2020년 5월 파산 신청을 단행했고, 43개 매장 중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1만4000명의 직원은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구조조정 절차를 밟았다. 토이저러스와 니만 마커스의 공통점은 LBO 구조에서 따라붙는 과도한 부채로 정상적인 투자와 변화 여력이 차단됐다는 점이다. 이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이라도 장기적 성장 전략 없이는 살아남기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사모펀드 순기능 빛 발했다 사모펀드라고 기업을 몰락시킨 사례만 있는건 아니다.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해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키거나 IPO(상장)까지 간 경우도 있다. 미국 대표 저가 소매 업체인 달러 제너럴은 2007년 KKR에 약 77억 달러에 인수됐다. KKR은 달러 제너럴 인수 후 매장 리뉴얼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2009년 IPO에 성공했다. ‘미국판 다이소’라 불리는 달러 제너럴은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 소비자를 핵심 타겟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집중했다. 1달러 이하의 저가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당시 달러 제너럴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조차 공략 못 한 저소득층 시장을 정확히 찔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 이후 주가는 6배 이상 성장했고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할인 소매업체 모델로 자리 잡았다. 달러 제너럴의 매출은 2016년 203억 달러에서 작년까지 387억 달러로 9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26%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미국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 홀딩스(BJ’s Wholesale Club Holdings, BJ)도 사모펀드 손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BJ는 2011년 사모펀드인 레너드 그린&파트너스(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에 약 28억 달러로 차입매수 됐다. 인수 직후 BJ는 단기적으로 부채가 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재무적 압박을 겪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이는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6억9000만 달러의 신규 부채 발행과 공격적인 재무 정책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BJ는 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의 디지털 전환, 구조 조정 등 장기적 성장 전략으로 2018년 재상장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BJ는 2011년 인수합병 당시 190개 매장을 운영했다. 사모펀드의 투자와 사업 모델 혁신에 힘입어 매출액은 2016년 125억 달러에서 2024년 2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6년 1억8700만 달러에서 2024년 8억 달러로 4.27배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사상 최초로 EBITDA가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순이익은 2016년 2400만 달러에서 2024년 5억2400만 달러로 21배 증가했다. BJ는 사모펀드의 인수 초기 과도한 LBO로 인해 신용등급 하락과 이자 부담이 있었지만 BJ의 자본은 2018년 -10억3000만 달러에서 2021년 3억1900만 달러, 2024년 15억 달러까지 지속 상승했다. 또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나가며 사모펀드 인수의 좋은 사례로 남았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교수는 “평균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서 고용도 늘리고 실적도 올리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러한 선순환을 만드는 사모펀드와 그렇지 않은 사모펀드의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사모펀드들은 내부에 기업 가치 제고 역량이 강화돼있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을 경영진에 앉혀 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이라며 “한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킨 사모펀드가 다른 기업을 파산까지 도달하게 하는 것은 사모펀드 내부의 경영 전략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5-04-29 17: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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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는 여기로 넘어와"…銀, 퇴직연금 이벤트·서비스 경쟁
※ '금은보화'는 '금융'과 '은행', 드물고 귀한 가치가 있는 '보화'의 머리말을 합성한 것으로, 한 주간 주요 금융·은행권의 따끈따끈한 이슈, 혹은 이제 막 시장에 나온 신상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주말을 맞아 알뜰 생활 정보 챙겨 보세요!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도입 이후 고객들의 퇴직연금 환승이 편리해지면서 금융사간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은행들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제공 중이다. 2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228조9986억원으로 직전 분기(225조7684억원)보다 3조2302억원 늘었다. 이는 은행·증권·보험사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432조9813억원) 중 절반을 넘은 규모다. 지난해 10월 개시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로 인한 '머니 무브' 우려에도 은행들이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실물이전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계좌 내 운용 중이던 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다른 퇴직연금 사업자의 계좌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은행들은 기존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퇴직연금 상품 출시 및 이벤트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 자산관리 플랫폼을 확대 개편하는 등 가입자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신규로 가입한 고객, 타기관 연금계좌를 국민은행으로 변경한 고객 및 기존 개인형 IRP계좌에 추가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쿠폰 증정 이벤트를 실시한다. 대상 상품은 KB퇴직연금 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 전체와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상품(초저위험 제외)이다. '퇴직연금 개인형 IRP 신규 가입' 이벤트는 △개인형 IRP 신규 가입 △이벤트 대상 상품 30만원 이상 매수 △자동이체 등록 3가지 조건 충족 시 자동 응모되며, 응모된 고객에게 GS25 5000원권 모바일 쿠폰을 증정한다. '타기관 연금계좌 가져오기 및 개인형 IRP 추가 입금하기' 이벤트는 △100만원 이상 타기관 연금계좌 가져오기 또는 추가 입금 △이벤트 대상 상품 100만원 이상 매수 조건을 충족하면 GS25 1만원권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및 개인형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퇴직연금 이벤트를 시행한다. 먼저 이달 30일까지 DC형, 개인형 IRP 가입 고객 대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총 매수금액 △1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고객에 '스타벅스 부드러운 디저트세트(500명)' △500만원이상은 'BHC 후라이드치킨세트+콜라세트(500명)' 등 총 1000명에게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또 올해 말까진 DC형 고객 중 개인형 IRP를 신규 가입한 선착순 1만명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DC+IRP 신한과 함께라면 든든' 이벤트도 진행한다. 우리은행은 6월 말까지 개인형 IRP 고객에게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번 이벤트는 신규고객과 입금고객으로 구분해 동시에 진행되며, 추첨을 통해 △IRP 신규시 상품권 1만원(2000명) △IRP 입금시 1~3만원 상품권(2000명) 등 총 4000명에게 배달의 민족 상품권을 증정한다. 신규고객 이벤트는 개인형 IRP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자동이체를 등록해 응모할 수 있다. 입금고객 이벤트는 △퇴직금 입금액 △다른 금융기관 연금계좌에서 우리은행 IRP 계좌로 계약 이전된 금액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만기전환자금 등의 합산 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응모할 수 있다. 또한 IRP를 TDF로 운용 시 추가 금액을 인정해 준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말까지 개인형 IRP를 신규 가입하는 선착순 2000명에게 책갈피로도 활용할 수 있는 1만5000원의 신규 지원금 실물 쿠폰을 제공한다. 책갈피쿠폰은 기업은행 영업점에서 수령 가능하며 쿠폰 내 QR코드 스캔 후 모바일뱅킹 I-ONE Bank(개인)를 통해 사용 가능하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자산관리 플랫폼인 'IBK 연금Easy'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 베스트 상품 추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제공하는 'Easy솔루션', IRP 선물하기 등의 서비스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번 개편을 기념해 오는 6월 말까지 해당 서비스를 신규 등록한 선착순 3000명에게 현금쿠폰 5000원을 지급하고 26주 동안 입금을 완료한 500명에게 추첨을 통해 신세계상품권 1만원을 제공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혜택을 드리기 위한 맞춤형 퇴직연금 자산관리 서비스와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04-26 0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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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1분기 순이익 감소…BNK금융과 희비 엇갈리나
[이코노믹데일리]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올해 1분기 실적을 내놓은 JB금융의 실적이 감소함에 따라 BNK금융과 희비가 엇갈릴지 주목된다. 25일 JB금융의 경영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1628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수치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6%,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99%를 기록했다. 경영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이익경비율(CIR)은 탑라인(Top-Line) 확대와 지속적인 비용 관리 노력에 힘입어 전년 대비 0.6%p 개선된 36.7%를 실현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잠정)은 전년 말 대비 0.07%p 개선된 12.28%를 기록하며 12%대의 안정적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1사분기에 충당금 추가적립, 명예퇴직금 증가 등 일시적 특이요인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전북은행은 8.6% 감소한 515억원, 광주은행은 8.7% 감소한 670억원을 거뒀다. 반면 비(非)은행 계열사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JB우리캐피탈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585억원을 기록해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JB자산운용은 29억원, JB인베스트먼트는 1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은 전년 대비 44.0% 증가한 102억원을 시현했다. JB금융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정책 일환으로 보통주 1주당 현금 160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기반해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JB금융 실적 공개에 이어 오는 25일 BNK금융, 28일 iM금융이 각각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JB금융의 1분기 실적이 하락함에 따라 BNK금융은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20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지역경제 침체도 장기화하면서 지방금융사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분기 J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732억원, BNK금융은 249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25-04-25 06: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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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건설경기에도 CEO 연봉 '희비'…성과급 0원도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주요 건설사 CEO들의 연봉이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CEO 보수가 감소한 가운데 성과급이 ‘0원’인 경우도 있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 기준 상위 5대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봉이 가장 높은 CEO는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였다. 오 대표는 총 22억3600만원을 수령했으며, 이는 전년 19억7600만원 대비 13.15%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기본급 8억400만원, 상여 13억7900만원, 복리후생비 5300만원으로 구성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공급한 단지들이 모두 완판되면서 실적에 따른 상여금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는 5조원이며, 현재까지 2조5250억원의 수주액을 올렸다. 윤영준 전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해 연봉으로 20억11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21% 증가한 금액으로, 퇴직금 25억5800만원을 포함하면 총 보수는 45억6900만원에 이른다. 다만 현대건설이 지난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과 해외 사업 손실로 1조220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20억대 연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사임한 백정완 전 대우건설 대표는 연봉으로 6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기본급은 5.2% 감소한 3억9800만원이었고, 상여금은 2억50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00만원이 추가됐다. 후임인 김보현 신임 대표는 총 5억1200만원을 받았으며, 이는 전년 3억3500만원 대비 52% 증가한 수준이다. 급여는 3억7300만원, 상여는 1억3700만원, 기타 근로소득은 200만원이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대표이사가 두 차례 교체됐다. 마창민 전 대표는 3월 재선임됐으나 8일 만에 사임했고, 서영재 전 대표가 5월 취임했으나 7월 물러났다. 이후 박상신 대표가 8월 새로 취임했으나, 보수가 공시 대상 기준인 5억원에 미치지 않아 공개되지 않았다. 마 전 대표는 지난해 기본급으로 3억9500만원을 수령했다. GS건설 대표이자 GS 오너가 4세 경영자인 허윤홍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10억84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26.46% 감소한 수치로, 상여금 없이 전액 기본급으로 지급됐다. 한편 임원까지 범위를 넓히면 임병용 GS건설 고문이 퇴직금 48억7800만원을 포함해 총 50억8000만원을 수령하며 5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보수를 기록했다. 전 직원 평균 연봉은 삼성물산이 1억34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현대건설 1억900만원, 대우건설 1억100만원, DL이앤씨와 GS건설이 각각 93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25-04-0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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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감소 속 외형성장 '선방'…신세계, 백화점 매출 '역대 최대'
[이코노믹데일리] 신세계가 지난해 내수 침체 속에서도 매출 증가로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일회성 비용과 면세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액은 11조4974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작년 12월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에 따른 추정 부담금, 면세점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이 일시적으로 반영되고 인천공항 임대료 회계 처리 때문이다. 이에 당기순이익은 1762억원으로 43.52% 줄었다 다만 지난해 백화점 사업 부문 총매출은 전년 대비 2.8% 상승한 7조243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별도 법인인 광주·대구·대전 신세계백화점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백화점 영업이익은 4055억원으로 7.8% 감소했다. 통상임금 추정 부담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강남점 스위트파크를 시작으로 하우스 오브 신세계, 대구점 스위트파크, 본점 신세계스퀘어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간을 선보였다. 강남점은 거래액이 2년 연속 3조원을 넘었고 부산 센텀시티점은 지방 점포 최초로 전국 백화점 순위 3위에 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도 강남점 식품관 새 단장을 비롯해 본점 헤리티지 건물 신규 오픈, 각 점포 리뉴얼(재단장)을 통해 상권별로 맞춤 브랜드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세계디에프(면세점)는 매출은 2조60억원으로 4.7% 늘었지만,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면세점 영업손실은 환율급등에 따른 공항 매출 부진과 임차료 부담 증가, 부산점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 등을 반영한 결과다. 신세계디에프는 인천국제공항 내 럭셔리 브랜드를 추가 오픈해 경쟁력을 높이고, 부산점 폐점을 비롯한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3086억원,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45%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고강도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자체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추진해 본업경쟁력을 확보하며 내실 다지기에 힘쓸 방침이다. 센트럴시티와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센트럴시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53억원, 857억원으로 7.3%, 7.9% 늘었다. 신세계까사는 매출은 2695억원으로 14.6% 늘었고,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경영 환경 악화에도 꾸준한 상품 개발과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의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83억원, 177억원으로 15.6%, 34.1% 증가했다. 이는 라이브쇼핑이 2022년 3분기 신세계에 편입된 이래 최대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업황에도 백화점을 비롯한 대부분 연결 자회사가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며 “올해도 사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05 18: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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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상의, "기업 임금체계 개편 불가피"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해 수당·퇴직금 등의 기준이 되는 통상 임금 범위가 크게 확대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임금 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법무법인 세종과 함께 '통상 임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의미와 대응 방안 웨비나'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정립된 통상 임금 요건이 지난 19일 판결을 통해 폐기됨에 따라 기업의 산업 현장 혼란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하게 마련됐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은 재직 여부, 근로 일수와 같은 고정성 항목에 관계없이 통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통상 임금은 실제 근무 일수와 지급한 임금에 상관없이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기본급과 이에 준해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의 1일 평균치로 휴업 수당, 퇴직금 등의 계산 기준으로 활용돼 노사 간 갈등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사안이다. 통상 임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 달 이상 기간을 두고 일정한 간격으로 지급되는 '정기성',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일률성', 재직이나 근로일수 같은 조건에 상관없이 지급되는 '고정성'을 만족해야 하지만 이번 판결로 고정성이 빠지게 됐다. 이날 설명회에는 법무법인 세종의 김동욱 변호사, 김종수 변호사, 윤혜영 변호사가 참석해 바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와 쟁점, 기업들에 미칠 파급 효과와 대응 방안에 대해 강연을 하고 실시간 질의를 가졌다. 윤혜영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고정성을 없애기 위해 재직 등 조건부를 달았던 임금 항목들의 통상 임금 포함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고정성의 폐지로 정기 상여금과 같은 정기적이고 일률적인 임금은 재직 여부, 근로일수 달성 등 실제 근로 조건을 충족 여부에 따라 지급되는 경우라도 모두 통상 임금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윤 변호사는 "재직, 근로일수 달성 등 지급 기준은 통상 임금 판단 요건으로써 폐지된 것이지 정기 상여금 지급 기준 자체가 무효가 된 것은 아니다"며 "이번 판결로 지급하지 않았던 정기 상여금 지급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김종수 변호사는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임금 항목에 대한 통상 임금 재검토 △임금 체계 개편 방향 △노조와의 임금 교섭 전략 수립 등 단계별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이번 판결로 현금 흐름이 어려운 기업들의 재정적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신규 일자리 감소 등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임금 항목을 축소하고 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임금 체계 개편이 궁극적 대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24-12-27 16: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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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기회' 게임 업계…2025년 검증대 오른 리더들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게임 업계는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며 2025년 새해를 앞두고 신작 출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3N1K'를 비롯해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초 핵심 경영진을 교체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런 만큼 신년 인사에서 리더십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게임사들은 올해를 불황 탈출의 시발점으로 삼고 실적 개선에 힘써 왔다. 한국신용평가가 합산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더블유게임즈, 네오위즈, 펄어비스, 위메이드, 컴투스 등 10개사의 영업이익은 2020년 3조80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졌다. 올해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선전했지만 다른 게임사들은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게임 업계에서 올해 새롭게 사령탑에 오른 경영자들의 책임감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개발자·비개발자가 역할 분담한 넥슨 게임 업계 맏형인 넥슨은 넥슨코리아에 공동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새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지난 3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강대현 대표, 홍보·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한 김정욱 대표를 선임했다. 넥슨코리아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직전까지 넥슨코리아를 이끈 이정헌 대표는 모회사인 일본 넥슨 대표로 올라섰다. 당시 넥슨은 최고경영자의 역할 분담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진성 개발자로 평가받는 강 대표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라이브 게임 개발·운영을 했다. 김 대표는 기자 출신으로 대내·외 소통과 사회적 책임 강화에 힘써 왔다. 이 대표는 2003년 넥슨코리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게임 기획과 마케팅에서 성과를 보이며 승진 가도를 밟았다. 넥슨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개발자와 비개발자 출신을 전면에 배치해 다음 30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태세다. 이들 대표는 변화를 최우선으로 강조해 왔다. 세계적으로 게임 산업 판도가 바뀌고 있어서다. 넥슨은 국내 대형 게임사의 한계로 지목되는 장르·플랫폼 획일화와 대작 위주 개발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대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바람의나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서비스를 내놓는 프랜차이즈 전략을 추진하고 대규모·고비용 게임과 소규모·저비용 게임 출시를 병행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 게임 업계 불황 원인 중 하나인 확률형 아이템 중심 과금 구조(BM)의 변화 가능성도 엿보인다. 넥슨은 2021년 2월 메이플스토리’의 ‘환생의 불꽃’ 사태와 ‘보보보’ 사태까지 아이템 확률 조작 문제에 시달려 왔다. 패키지 게임과 달리 무료 온라인 게임이 압도적 우위를 가진 국내 게임 산업에서 사행성 짙은 뽑기식 BM은 매출을 일으키기 손쉬운 수단이었고, 여기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넥슨은 소정 금액을 결제하면 많은 보상을 확정적으로 지급하는 구독형 BM을 선보이고 있다. ◆넷마블도 '투 톱' 체제…'사업' 권영식, '전략' 김병규 넷마블은 방준혁 의장의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병규 대표가 권영식 대표와 함께 역할을 나눠 맡아오고 있다. 복수 대표이사가 경영을 하고 있어 넥슨코리아와 비슷하지만 한 대표가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각자대표이사 체제다. 넷마블은 대표 2명이 모두 비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권 대표는 넷마블이 CJ E&M에서 분사한 2014년 이전부터 이 회사에 몸담은 게임 퍼블리싱(배급) 전문가다. 그는 방준혁 의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마구마구', '서든어택', '그랜드체이스'를 흥행시켰다. 올해는 웹 소설 기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지난 10월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권 대표가 게임 사업에 특화된 경영자라면 김 대표는 전략기획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삼성물산 법무팀을 거쳐 2015년부터 넷마블에서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업무를 해왔다. 2022년 세무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로 잠시 자리를 옮겼으나 방 의장의 러브콜을 받고 넷마블로 복귀, 올해 3월 말 공동대표에 취임했다. 넷마블은 내년 출시 예정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필두로 IP 게임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권 대표는 나 혼자만 레벨업으로 입증한 외부 IP 기반 게임 개발 역량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다만 외부 IP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줄이기 위해 자체 IP를 발굴하는 데에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몬스터 길들이기' 후속작인 '몬길: 스타 다이브'의 성패에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친족 경영' 버리고 'M&A 전문가' 등용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엔씨소프트도 위기를 돌파할 방책으로 '투 톱' 체제를 꺼내 들었다.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에 더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병무 대표가 올해 3월 취임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수석 입학, 같은 대학 법대 수석 졸업,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이라는 진기록을 보유한 인물로 김 대표와는 고교·대학 동문이다. 그는 오랜 기간 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김 대표가 박 대표를 영입한 데에는 이러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자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 10월 게임 개발 자회사 3곳과 인공지능(AI) 기술 자회사 1곳 등 총 4개 회사를 분사한 데 이어 이달에는 450명에 이르는 직원을 내보내기로 했다. 박 대표는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신규 IP 개발은 독립된 스튜디오에서 맡을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감원과 신규 충원, 조직 개편 등을 지속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동생인 김택헌 전 수석부사장이 2009년 회사에 합류한 지 15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점도 엔씨소프트 리더십의 큰 변화다. 김 전 수석부사장은 엔씨소프트 입사 이전까지 학력과 경력이 베일에 가렸는데 회사가 '리니지'에 과도하게 의존해 위기를 불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세평에도 그는 올해 상반기 퇴직금을 포함해 68억원을 보수로 받아 화제가 됐다. ◆컴투스는 '재무통', 위메이드는 '창업자 등판' 올해 수장이 교체된 곳은 3N이 다가 아니었다. 컴투스와 위메이드 같은 게임사들도 대표이사를 교체하거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겪었다. 컴투스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벤처스 등 카카오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남재관 대표가 지난 3월 지휘봉을 잡았고 같은 기간 위메이드에선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남 대표는 지난해 7월 컴투스로 자리를 옮겨 경영 기획과 인사·재무를 해왔다. 대표 취임 1년을 맞는 내년 1분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컴투스는 '프로야구 라이징', '더 스타라이트'를 비롯해 신작 6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컴투스는 2000년대 초중반 '피처폰' 시절부터 야구 게임을 만들어 온 터여서 차기작에 관심이 모인다. 남 대표로서는 재무 관리 경험을 살려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과제다. 위메이드의 리더십 변화는 다른 게임사들과 결이 달라 이목을 끌었다. 창업자가 1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이다. 박 대표는 '미르의 전설' 개발을 주도하며 회사를 키웠다. 2012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게임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2014년 장현국 전 대표가 취임한 이후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등 재무 실적이 불안해지면서 직접 등판했다. 박 대표와 장 전 대표 간 경영 방향에 관한 생각이 달랐던 점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표의 위메이드가 가장 관심을 받는 대목은 블록체인과 연계한 일명 P2E(Play-to-Earn, 게임으로 돈을 버는 방식) 실험이다. 이른바 '쌀먹'으로 불리는 행위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사가 공식적인 BM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위메이드는 게임 내 재화와 실제 현금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가상화폐 '위믹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유통량 조작 사태로 신뢰가 추락한 위믹스를 되살리는 한편 블록체인 전략을 성공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4-12-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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