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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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석 류영모, 다섯 개의 창으로 보다
[이코노믹데일리] 한 사상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권의 전기로는 부족하다. 한 사람의 삶은 하나의 얼굴로만 남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다석 류영모처럼 말보다 삶으로 사유했고 제도보다 인간을 먼저 생각했던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석은 철학자이면서도 농부였고 종교인이면서도 교단 밖에 있었으며 스승이면서도 끝내 자신을 앞세우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석을 다룬 전기들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되기보다 자연스럽게 여러 갈래의 시선으로 갈라진다. 이 다섯 개의 전기적 주제는 다석을 입체적으로 비추는 다섯 개의 창이다. 첫째, 삶으로 사유한 사람으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의 전기들은 그의 사상을 먼저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잣나무 널판 위에서 무릎을 꿇고 지낸 생활, 검소함을 넘어선 절제, 말보다 침묵을 택한 태도는 철학 이전에 하나의 삶의 형식이었다. 다석에게 사유는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았다. 그것은 매일의 생활 속에서 닦이고 다듬어졌다. 이 삶의 창은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떤 자세로 하루를 살고 있는가. 둘째, 동서회통의 사상가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기독교·불교·유교·도교를 두루 공부했지만 어느 하나의 이름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종교를 신념의 울타리가 아니라 인간을 깨우는 언어로 이해했다. 이 전기적 시선에서 다석은 교리의 전달자가 아니라 질문의 제시자다. 서구의 신 개념과 동양의 하늘 사상을 넘나들며 끝내 ‘사람이 깨어 있는 상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 사상의 전기는 오늘처럼 세계관이 분절된 시대에 통합적 사유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셋째, 우리말과 글을 살린 사상가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언어를 단순한 표현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말은 곧 삶이었고 글은 곧 사유의 형식이었다. 백성을 ‘씨알’이라 부른 그의 언어 선택에는 인간을 존중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세종의 스물여덟자를 끝까지 아끼며 쓴 그의 글은 민족주의적 감상이 아니라 인간 사유의 뿌리를 언어에서 찾으려는 태도였다. 이 언어의 전기는 디지털 언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말의 무게와 책임을 다시 묻게 한다. 넷째, 제자와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 스승으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제도를 통해 제자를 길러내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박영호는 다석에게서 ‘마침보람’을 받은 유일한 제자다. 박영호가 쓴 전기는 스승을 신격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보낸 시간, 곁에서 본 생활, 들은 말과 침묵을 통해 다석을 인간으로 복원한다. 이 관계의 전기는 배움이란 무엇인가 스승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근본에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다섯째, 시대를 통과한 양심으로서의 다석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을 거치며 다석은 늘 시대의 한복판에 있었지만 어느 권력에도 기대지 않았다. 그는 이념의 언어보다 인간의 언어를 택했다. 이 전기는 다석을 행동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양심으로 그린다. 혼란의 시대일수록 중심을 잃지 않는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리고 그 어려움을 감내한 한 사람의 무게를 묵직하게 보여준다. 이 다섯 개의 전기적 창은 이제 전자책(e북)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묶여 오늘의 독자에게 다가간다. 이는 단순한 매체 변화가 아니다. 종이책을 차분히 읽기 어려운 시대, 다석의 사유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속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느리게 읽어야 할 한 사상가의 삶이 가장 빠른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는 역설 속에서 독자는 오히려 더 자주 다석을 만날 수 있다. 전자책으로 나온 다석 전기는 서가에 꽂힌 기념물이 아니라 이동 중에도 펼칠 수 있는 살아 있는 인문 자산이 된다. AI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과 청년들은 필요할 때 한 장면을 꺼내 읽고 한 문장을 붙잡고 머무를 수 있다. 이북은 다석의 정신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접근성을 넓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속도로 다석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아주 인문학적인 동방서평」이라는 제목이 그래서 어울린다. 다석은 서구 중심의 철학사가 놓친 동방의 깊이를 보여주었고 이 전기들은 그 깊이를 오늘의 언어로 번역한다. 전자책으로 다시 태어난 다석의 삶은, 빠른 시대 속에서 느림의 가치를 묻는 하나의 조용한 저항이다. 그리고 그 저항은 지금도 유효하다. 다석은 여전히 묻고 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026-01-18 15: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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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우 iM금융 회장 "금융은 이제 자율주행…우리는 금융 엔지니어가 돼야"
[이코노믹데일리]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과거의 금융이 수동운전이었다면, 이제 금융은 고객의 여정을 책임지는 자율주행"이라며 금융의 역할 재정의를 선언하고, 성공 스토리 축적과 그룹 시너지, 일하는 방식 혁신을 새해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기술패권 경쟁과 AI 대전환, 초개인화 금융 확산을 이미 현실이 된 변화로 규정하며 "iM금융이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자가 아닌 고객의 삶과 재무 여정을 책임지는 '금융 엔지니어'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막연한 시도보다 그룹의 역량에 맞는 실현 가능한 과제에 집중해 대표적인 성공 스토리를 빠르게 축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금융소비자 보호를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닌 성장 기회로 해석하며, 정부 정책과 파트너십을 활용한 신규 수익원 창출과 잠재 고객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은행·증권·캐피탈 등 11개 계열사가 개별 연주가 아닌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여, 고객 관점에서 금융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심리스 iM'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모든 전략의 출발점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꼽으며, iM의 핵심 업무 키워드로 '창의·성과·책임·협력·자율'을 제시했다.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도전적 조직 문화를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시작의 과감함이 곧 힘"이라며, 2026년을 iM금융만의 고유한 경쟁력을 증명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iM금융그룹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역동적인 에너지를 상징하는 붉은 말의 해인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노고 덕분에 그룹은 탄탄한 내실을 바탕으로 희망을 갖고 새해의 출발선에 서게 되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기술패권 경쟁의 심화, AI 대전환,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의 확산 등 빠르고 거친 경영환경의 변화는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실현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위기이다, 대비해야 한다'는 막연한 말은 지금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우리는 금융의 역할을 스스로 재정의 해보아야 합니다. 과거의 금융이 고객이 직접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이용하는 수동운전이었다면, 오늘의 금융은 고객을 금융여정의 목적지까지 알아서 모시는 자율주행입니다. 이제 우리는 과거와 같은 금융상품의 기획, 판매자가 아니라, 고객의 삶과 재무 여정을 책임지고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 엔지니어'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과제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그룹이 올해 앞으로 나아갈 길은 명확합니다. 우리 규모와 역량에 최적화된 과제를 발굴하여 '성공 스토리'를 빠르게 쌓아 나가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실현하고, 이러한 과제의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합니다. 먼저, 실현 가능한 과제에 집중하여 확실한 성공 스토리를 축적합시다. 무엇이든 해보자는 막연함 대신,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어 전략적으로 '이것 만큼은 반드시 해낸다'는 확실한 목표에 집중해야 합니다. 먼저 고객의 기대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우리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에 더해서 현재의 시대적 과제와 사회적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생산적 금융, 포용 금융, 금융소비자 보호 등은 사회적 요구와 합의의 결과물입니다. 단순히 외부 요인에 대응한다는 좁은 관점을 벗어나서 보면 생산적 금융은 정부 정책을 활용하여 기술기업, 지자체 등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포용금융은 정교한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잠재 고객층을 신규 시장으로 편입시켜 확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나 내부통제 또한 금융업의 본질인 신뢰라는 기초를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요구의 반영은 이해관계자 모두와의 동반성장으로 상생을 실현하는 선순환 구조의 기반이 됩니다. 따라서 보다 넓은 관점으로 고객의 기대와 사회적 요구를 정교하게 반영하여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실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확실한 타깃을 지닌 대표적인 상품을 론칭하여 iM만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iM만의 임팩트(iMpact)'를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 하나 하나가 모여서 조직 전체의 성공 DNA가 되고, 이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의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두번째, 그룹이 하나의 화음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되어야 합니다. iM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캐피탈 등 11개 계열사의 훌륭한 악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이미 개별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넘어 그룹 차원의 조화로운 합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계열사 간의 단순한 연계 영업을 넘어서 고객의 관점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가 매끄럽게 연결되는 '심리스(Seamless) iM'을 지향해야 합니다. 고객이 iM의 어떤 계열사, 어떤 채널로 유입되더라도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계열사 간, 기능 간의 장벽을 넘어 보다 넓은 관점의 협업과 시너지를 이루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부서, 본부, 회사 단위를 넘어 그룹을 둘러싼 이해관계자까지 관점을 넓게 보면 우리에게 더욱 큰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협업을 통해 우리 안의 다양성이 융합될 때, 비로소 덧셈이 아닌 곱셈의 시너지가 발현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공 스토리와 협업을 이루기 위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과제들의 출발점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입니다. 우리의 경쟁력은 곧 일하는 방식의 경쟁력입니다. 저는 금융을 새롭게 정의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iM의 업무 방식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로 '창의, 성과, 책임, 협력, 자율'을 제시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며, 성과 중심으로 기획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며, 협력을 통해 완성하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조직. 이 다섯가지 일하는 방식이 앞으로 iM의 표준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을 기점으로 그룹 차원으로 진행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서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과 성장의 즐거움이 가득한 역동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그리고 이것이 성과로 연결되어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갑시다. 임직원 여러분,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우리에게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시작하라. 그 과감함이 천재성이고 힘이며 마법이다." 오늘 우리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이야기하고 내딛는 첫 걸음은 그 자체로 큰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각자의 자리에서 내딛는 과감한 발걸음과 변화의 노력이 모여 마법 같은 성공 스토리로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저 역시 지주와 자회사가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iM금융그룹만의 고유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달려 나갑시다! 그룹 임직원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6-01-02 17: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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