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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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중·혐한의 장벽을 넘어서
한국과 중국 사이에 드리운 감정의 골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혐중’과 ‘혐한’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 양국의 언론을 오가며 교류를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지금의 상황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심각한 흐름이다. 한국 내 일부 극우 성향 인사들의 도를 넘는 대중(對中) 비난은 이미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고, 중국의 젊은 세대에서도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반한 감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감정의 불길은 서로를 향하고 있지만, 결국 그 불씨는 양국 모두에 상처만 남기고 있다. 한국에서는 김치, 한복, 문화 유산 논쟁이 반복되며 “차이나 아웃”이라는 구호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다. 하지만 우리는 이 구호 속에 감정의 과잉이 어느 정도인지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차이나 아웃’은 한국 사회 전체의 뜻이 아니다. 다양한 목소리가 동시에 존재하는 한국 특유의 여론 구조 속에서 일부 극단적 언행이 앞서 나가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중국 내에서 이런 목소리가 한국 전체의 정서로 오해된다는 점이다. 한편, 중국도 한국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미국 백 홈”이라는 표현이 있어 왔지만, 미국은 이를 양국 관계 전체의 적대 의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대국이 된다는 것은 말의 파고를 감당하는 그릇이 커진다는 뜻이다. 때로는 상대의 과장된 표현도 성숙하게 넘길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한 지금, 외부의 비판이나 과격한 표현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말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 역시 감정적 대응을 줄이고 논리와 사실 기반의 차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치적 긴장이나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감정이 앞서는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근거 없는 혐오로 발전시키는 방식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한국의 언론과 시민사회는 과잉된 감정을 경계해야 하고, 중국을 향한 비판이 정당하려면 더욱 이성적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웃한 두 나라가 감정의 언어가 아닌 협력의 언어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국과 중국은 단순한 인접국이 아니라, 경제·문화·교육·관광 등 수많은 분야에서 이미 깊이 결합 된 관계다. 갈등의 순간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교류의 토대는 분명 존재한다. 젊은 세대가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를 조롱하는 데 익숙해지는 현실은 그 토대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나는 한국어, 중국어 신문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양국의 시선이 만나는 지점을 매일 바라보고 살아간다. 그래서 더욱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협력할 때 더 크게 성장하지만, 등을 돌릴 때 함께 위축된다. 감정적 적대는 이익이 아니라 손실을 가져올 뿐이며, 상호 이해는 갈등을 줄이고 미래의 기회를 넓힌다. 이제 우리는 혐오의 시대를 넘어갈 결심을 해야 한다. 서로를 향한 불신이 아니라, 공존의 지혜를 모색할 시기다. 한중 관계의 내일은 감정의 파도 위가 아니라, 이성의 다리 위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양국의 언론과 시민, 그리고 정책 결정자들이 이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2025-11-22 10: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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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SECUTECH 2025: 한국 재난안전 산업의 글로벌 기회
지난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베트남 호치민 국제전시센터(SECC)에서 열린 SECUTECH 2025는 한국 재난안전 산업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베트남 공안부 주최, 메쎄프랑크푸르트 주관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17개국 48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K-콘텐츠 열풍, 젊은 인구층의 소비 잠재력이 결합된 이곳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기회의 땅 베트남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교역 성장률을 기록하며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 이어 한국이 베트남의 주요 수입국 2위를 차지할 만큼 양국 경제 협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SECUTECH가 열린 호치민은 베트남 내 통신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도시지만 전시회 인파로 인해 인터넷 속도는 아쉬웠다. 다만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 등 외국 사이트 접속은 자유로운 편이었다. 전시장 주변의 크레센트 공원과 쇼핑몰, 한국 상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점이 출장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했다. SECUTECH는 보안(Security)을 주제로 하면서 인공지능(AI)와 디지털 혁신을 더한 전시회로 주제별 구역이 구성돼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개막식에는 베트남 팜민찐 총리와 한국 연사를 포함한 외국 연사들이 참석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AI, 스마트 팩토리, 테크 스테이지 등 전시회와 함께 열린 세미나는 기술과 산업의 연결을 강조하며 베트남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전시 마케팅에서도 K-콘텐츠의 영향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과 K-팝, 한국 영화의 인기로 베트남 젊은층 사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페이스북, Zalo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밀레니얼 세대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한국 기업들이 K-콘텐츠와 뉴미디어를 접목한 마케팅을 추진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은 교육에 대한 높은 열망으로도 유명하다. 호치민 주석의 “기성세대는 나라를 되찾고 다음 세대는 재건하라”는 말처럼 전쟁 속에서도 청년 교육을 중시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재난안전 체험 등 학생 대상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마련되었다. 한-베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2023년 기준 양국 간 교류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한국 내 베트남인 34만명, 베트남 내 한국인 19만명, 다문화 가정 10만 가구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어 학과와 세종학당에서 공부한 베트남 통역사들은 전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들의 활약은 양국 간 문화적 이해와 존중을 높이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통합 한국관은 단연 주목받았다. 행정안전부, 경기도, 경남도, 전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청, 소방기술연구원 등 25개사, 12개 유관 기관이 참여해 해외 참가국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마침 같은 시기 베트남 공산당 또 럼 서기장의 한국 국빈 방문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있었고 팜민찐 총리가 SECUTECH 현장을 직접 찾아 한국관을 비롯한 주요 국가관을 둘러봤다. 이는 한국 재난안전 산업이 베트남에서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준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를 8.3~8.5%로 설정하며 2030년까지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사기 대응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건강한 경제 발전을 추구한다. 전 세계적인 무역 전쟁 속에서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에게 소중한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특히 재난안전 산업은 글로벌 수요가 커지는 분야로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베트남의 시장 잠재력이 결합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베트남의 젊은 인구, K-콘텐츠 열풍, 경제 성장세는 한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다. 이를 활용하려면 통합 한국관과 같은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K-콘텐츠와 뉴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양국 간 인적 교류와 교육 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무역 환경이 불확실한 지금 베트남 시장은 한국 재난안전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핵심 무대다. 빠른 실행과 깊은 성찰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 필자 주요 경력 2025년 대형한류문화축제 부감독 2024년 부산 MICE 앰배서더 2023년 이화여자대학 신산업융학학부 겸임교수 2022년~현재 창업진흥원 비상임 이사 2023년~현재 한국전시무역학회 부회장(국제협력 위원장) 2018년~현재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2017년~현재 IDG그룹, 엑셀러레이터 센터 한국지부장 2013년~현재 카타르 민간대사(중소기업 중앙회) 2013년~현재 (주)넥스나인 대표이사 2005년~현재 넥스페어 대표이사 ◆ 저서/기고 2023년 저서 <사우디는 지금> 2021년 경기일보 <세계는 지금> 필진 2019년 저서 <마이스는 살아있다> 2017년 아주경제 필진, 한국무역신문 필진
2025-08-20 15:30:00